검인정 한국사 집필 교사 “北 도발 자세히 설명한 게 국정교과서 문제점”
  •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28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서 열린 역사교사와 토론회에서 역사교과서 국정화와 관련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뉴시스
    ▲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28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서 열린 역사교사와 토론회에서 역사교과서 국정화와 관련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뉴시스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노골적 반감을 드러내고 있는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교육부의 국·검정 혼용 방침을 '꼼수'라고 비난했다. 

    조희연 교육감은 시도교육감에게 주어진 연구학교 지정권한을 적극 행사해, 교육부의 계획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뜻도 동시에 밝혔다. 

    조 교육감은 28일 오후 서울교육청에서 열린 '서울 역사교사 대토론회'에 참석해 "교육부가 국정역사 교과서 현장 적용을 1년 유예시킨 것은 '나쁜 꼼수'에 불과하다"며, "욕을 먹더라도 서울교육청은 연구학교를 지정하지 않겠다"고 했다. 

    조 교육감은 "어차피 연구학교 지정 권한은 교육감에게 있다"며, 시도교육감의 권한을 적극 행사해 국정교과서 사용을 막겠다고 강조했다. 

    조 교육감은 한발 더 나아가 "국정교과서를 사용하면 교육현장과 아이들이 혼란에 빠진다"는 엉뚱한 주장을 펴기도 했다. 

    "다른 교육청은 모르겠어요, 아이들을 혼란과 갈등에 노출시키라고 하세요. 서울은 1년 동안 기다리는 게 좋겠습니다. 국정화 금지법이 통과될 수도 있고 (박근혜) 정부의 행방도 모르고, 다음 대통령이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 바뀔 거 아니에요, 그럴 바에는 1년 보류하자는 겁니다."

       - 조희연 교육감

    조희연 교육감의 발언에 대해 교원·학부모단체는 즉각 반발했다. 

    "교육부가 한발 물러서 국·검정 혼용을 통해 학교 선택권까지 넓혀준 상황에서, 교육감이 연구학교 지정까지 막겠다는 것은 권력 남용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조희연 교육감이 국정교과서를 철저하게 죽이겠다고 선동하고 있다.”

       - 이경자 공교육살리기학부모연합 대표

    "막강한 인사권과 재정권을 가진 교육감이 연구학교를 지정하지 못하도록 한다면 대부분 학교는 연구학교 신청을 하고 싶어도 하지 못할 것."

       - 김동석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대변인

    교육부는 "연구학교 지정 권한이 교육감에게 있는 것은 맞지만, 특별한 사유 없이 부당하게 거부해서는 안 된다"며, 조희연 교육감이 연구학교 지정을 거부하는 경우, 교육부 장관이 시정요구를 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국정교과서’ 정말 문제 있나?

  • 조희연 교육감은 이날 토론회에서 국정교과서에 대한 반감을 넘어 적대감을 드러내면서도 정작 국정교과서를 반대하는 이유에 대해선 뚜렷하게 밝히지 않는 등 균형감을 상실한 태도를 보였다. 

    토론회 패널로 나선 조희연 교육감과 대일고 교사이자 현행 고교 한국사교과서(미래엔) 집필진 중 한명인 조왕호 교사, 독산고에서 세계사를 가르치는 김육훈 교사는 1시간30분이 넘는 토론시간의 대부분을, '국정 역사교과서 헐뜯기'에 할애했다. 

    이들은 교육부가 공개한 국정 한국사교과서 현장검토본이 기존 검인정교과서의 '친북-좌편향적'서술태도를 개선하고, 일본의 역사왜곡에 대응해 위안부 및 독도 관련 서술을 대폭 강화한 사실은 일체 언급하지 않았다.

    조 교육감과 토론자들은, 기존 검인정교과서의 '북한 미화' 서술 경향에 대해서도 침묵했다. 

    전국사립학교교장회를 비롯한 교사들, '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모임', '공교육살리기 학부모연합' 등의 교육시민단체가, 국정 한국사교과서 현장검토본에 대해, "기존 검인정교과서의 편향성을 극복했다"며 긍정적 평가를 내린 사실도 이날 토론회에서는 의제로 다뤄지지 않았다.

    오히려 한 토론자는 "'북한의 도발 사실'을 자세하게 설명한 것을 '국정교과서의 문제점'으로 지적하면서, 친북적 역사인식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제가 기억하는 북한 도발이 1.21사태인데, 그 이후부터 최근까지 기억하고 있는 (도발은) 하나도 빠지지 않고 기술했다. 남북관계가 좋았던 때는 다 빠져있다. 북한을 악마화 하고, 북한을 평화 통일적 관점이 아닌 적개심으로 바라보도록 했다."

       - 조왕호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