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주재 대사의 지휘·감독 책임은? 외교부 "좀 더 신중한 검토 뒤 판단할 것"
  • 외교부는 미성년자 성추행 혐의를 받고 있는 '박○학' 참사관과 관련해 중징계 의결을 요구하기로 했다. 사진은 칠레 민영방송사 '카날 13'의 시사고발 프로그램인 '엔 수 프로피아 트람파' 박 모 참사관 관련 보도 일부.ⓒ'En Su Propia Trampa'영상 캡쳐
    ▲ 외교부는 미성년자 성추행 혐의를 받고 있는 '박○학' 참사관과 관련해 중징계 의결을 요구하기로 했다. 사진은 칠레 민영방송사 '카날 13'의 시사고발 프로그램인 '엔 수 프로피아 트람파' 박 모 참사관 관련 보도 일부.ⓒ'En Su Propia Trampa'영상 캡쳐

    외교부는 미성년자 성추행 혐의를 받고 있는 '박○학' 참사관과 관련해 '중징계 의결 요구' 및 '형사고발'을 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외교부는 20일 칠레 현지에서 국내로 소환된 박 모 참사관에 대한 조사를 사실상 마무리하고 이 같은 방침을 정했다고 한다.

    박 모 참사관은 외교부 자체 조사에서 칠레 현지에서의 2건의 성추행 사건에 대해서는 사실 관계를 인정했다고 한다. 이에 따라 박 모 참사관은 중징계가 불가피해 보인다.

    외교부가 박 모 참사관에 대한 징계 의결을 요구하면, 이를 박 모 참사관에게 통지한 날로부터 사흘 이내에 징계위를 열 수 있다고 한다. 징계 여부 및 수위 결정을 위한 징계위는 다음 주 열릴 것이라고 알려졌다.

    참고로 중징계의 종류에는 파면, 해임, 강등, 정직 등이 있다. 이중 가장 무거운 징계인 파면 조치를 받게 경우 공무원 자격 상실과 함께 퇴직급여·수당이 절반으로 깎인다. 

    외교부는 징계 의결 요구와 함께 박 모 참사관에 대해 직위해제 조치도 내리기로 했다. 또한 징계 절차와 별도로 형사고발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고 한다.

    칠레 민영방송사 '카날 13'의 시사고발 프로그램인 '엔 수 프로피아 트람파(En Su Propia Trampa·자신의 덫에 빠지다)' 팀은 박 모 참사관 미성년자 성추행 관련 제보를 받고 취재를 했다.

    방송팀은 취재 과정에서 박 모 참사관이 10대 여성을 강제로 끌어안고 키스를 시도하는 성추행 장면을 고스란히 영상에 담았다. 또한 방송이 된다는 사실을 알리자 '포르 파보르(Pov favor·제발 부탁한다)'라고 읍소하는 박 모 참사관의 비굴한 모습도 방영했다.

    18일(현지시간) 본 방송이 나가자 칠레 국민들은 물론 현지 교민들까지 박 참사관에 대한 분노에 치를 떨었다고 한다. 일부 칠레 국민들은 '동양인' 전체를 싸잡아 맹비난하기도 했다고 한다. 

    칠레에서 산 지 12년 된 교민 윤서호씨는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방송이 끝나자 말자 (칠레 소재 대학교에 다니는)아들한테 문자 및 SNS로 들어오는 게 영어로 'Korean fuck X'이다"고 말해 현지 분위기를 짐작케 했다.

    방송 하루 뒤인 19일(현지시간) 유지은 駐칠레 한국 대사는 칠레 국민과 교민사회를 향해 공식사과를 했다. 유지은 대사는 사과문을 통해 "동포 여러분께 많은 심려를 끼쳐드리고 동포사회에 큰 부담을 드리게 된 데 대해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한편 외교부는 이번 성추행 사건과 관련해 칠레 주재 대사에게 지휘·감독 책임을 물을지 여부는 좀 더 검토를 한 뒤 판단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