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정국서 '야권공조'에 함몰했던 朴, '親文 2중대' 이미지 벗어내나
  •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 ⓒ뉴데일리 DB
    ▲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 ⓒ뉴데일리 DB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의 개별회동 제안을 국민의당이 수용한 반면 민주당은 거절했다.

    지난 9일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 가결 이후 "혼란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던 민주당이 막상 황교안 대행과의 대화조차 거부하면서 국정공백을 방치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15일 "황교안 대행이 제안한 각 당과의 개별 대화는 응하겠다"고 밝혔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다만 "황교안 대행에게 제안했던 여·야·정협의체 구성과 관련, 만약 친박 지도부가 또다시 구성된다면 야당은 새로운 새누리당 지도부와의 대화는 불가하다는 입장은 변하지 않는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손금주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박 대통령이 탄핵당하기까지 근 50여 일 동안 방치된 경제현안, 민생현안들이 너무도 많다"며 "역대 최악의 국정공백이 역대 최악의 민생공백으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고 황교안 대행의 제안을 수용하겠다고 전했다. 

    손금주 대변인은 "황교안 대행은 새누리당 지도부의 내홍 등을 이유로 각 정당 대표와의 개별 면담을 역제안하고 있다"라며 "굳이 야당 대표들과의 회담을 거절하고, 개별 면담을 제안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같은 황교안 대행의 역제안이 부적절하다면서도 "더 이상 현 상황을 방치할 수 없으므로 황 대행과의 회동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황교안 대행은 각 정당 대표와의 개별 면담이 단순히 의례적인 예방이 아니라 대행체제의 권한범위, 국정현안, 민생현안을 실질적으로 논의하고 수습책을 마련하는 자리가 되어야 함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황교안 대행 측은 이날 야3당 대표의 회동 제안에 대한 입장문 발표를 통해 "현재의 정치적상황으로 여·야·정이 함께 만나는데 시간이 소요된다면 조속히 만날 수 있는 각 정당별로 회동해 의견을 나누는 방안도 가능하다"고 야3당 대표와의 공동회동 대신 각 정당 대표들을 별도로 만나겠다고 했다.

    또한 "국정의 안정방안을 협의하기 위해서는 여·야·정이 함께 참여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생각한다"며 새누리당을 배제한 공동회동에 응할 수 없다는 견해를 우회적으로 표명했다.

    민주당은 "초유의 대통령 탄핵에 따른 과도국정 권한대행 체제에서 국회-정부 정책협의체의 구성 등 제반 논의는 각 당을 따로 면담하듯 만날 사안이 아니다"라고 거부의사를 밝혔다. 

    윤관석 수석대변인은 이날 현안브리핑에서 "우리 당은 황교안 권한대행의 개별회동 역제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야3당 대표들을 굳이 쪼개서 만나자고 역제안할 것이 아니라 애초에 3당 대표들이 회동에서 제안한대로 원안을 수용할 것을 거듭 촉구한다"고 황교안 대행을 압박했다. 

    박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 국민의당은 야권공조에 함몰된 나머지 민주당과의 발맞추기에만 급급한 모습을 보이며 '친문(親文) 2중대'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대통령의 총리 국회추천 제안도, 자신의 거취를 국회에 맡기겠다는 3차 담화문에도 '공작정치'라며 비난만 하는 등 '대안정당'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것이다. '선(先) 총리 추천, 후 탄핵'이라는 방침도 '야권이 분열하는 모습을 보여선 안 된다'며 접었다. 

    그러나 이날 국민의당이 황교안 대행의 제안을 수용한 것을 놓고 더이상 야권공조에만 매달리지는 않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국정공백 수습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며 수권정당의 모습을 보이겠다는 것이다. 

    앞서 박지원 원내대표는 지난달 영수회담 개최와 당시 김병준 총리 내정자 인준 문제를 놓고 여야 당대표와 만나기 위해 국회를 방문한 한광옥 대통령 비서실장과도 만났다. 이 자리에서 박 원내대표는 정부에 협조할 수 없다는 입장을 강조했지만 적어도 대화의 문을 완전히 닫지는 않았다. 

    반면 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한광옥 실장과의 면담조차 거절하는 등 대화의 장에조차 나서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