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경북도, 함경남도 검열 마치고 양강도 들이닥칠 차례…노동당 간부들 긴장
  • ▲ 최근 북한에서는 국가안전보위성 소속 '620상무'의 행패가 도를 넘고 있다고 한다. '620상무'는 김정은의 지시에 따라 북한보위대학 학생 300여 명으로 구성돼 있다고 알려져 있다. 사진은 북한보위대학 학생들의 모습.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최근 북한에서는 국가안전보위성 소속 '620상무'의 행패가 도를 넘고 있다고 한다. '620상무'는 김정은의 지시에 따라 북한보위대학 학생 300여 명으로 구성돼 있다고 알려져 있다. 사진은 북한보위대학 학생들의 모습.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북한 국가안전보위성이 조직한 ‘620상무’가 최근 검열 수위를 높여 노동당 간부의 가택수색까지 함부로 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지난 23일 북한 소식통들을 인용, “北국가안전보위성이 ‘620상무’를 시켜 뚜렷한 근거도 없이 지방 당 간부들의 집까지 압수수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함경북도 소식통은 “지난 10월 초 620상무가 함경북도 청진시 수남구역 노동당 간부들의 집과 동사무소 비서들의 집을 기습적으로 수색했다”면서 “도시에서 구역 당은 지방의 군 당위원회와 맞먹는 조직”이라고 설명했다고 한다. 

    이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에서는 1980년대 초반 사법기관들에게 노동당 중앙의 승인이 없으면 당 간부들의 집을 임의로 수색하지 못하도록 조치했었는데, 이번에 이 같은 조치가 깨졌다는 설명이었다. 이 소식통은 보위성 ‘620상무’의 당 간부 가택수색이 지난 9월 중순 몽둥이에 맞아 사망한 추목동 당 비서 사건과 관련이 있다는 설도 있다고 덧붙였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양강도 소식통은 “함경북도 검열을 마친 ‘620상무’가 이제는 함경남도를 검열하고 있는데, 함흥시 당 간부들의 집까지 수색했다는 소식에 양강도 당 간부들도 바짝 긴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양강도 소식통은 “고위급 당 간부가 아니기는 해도 ‘620상무’가 이렇게 당 간부들 가택수색을 임의로 한다는 것은 김정은이 ‘620상무’에게 그만큼 막강한 힘을 실어주었다는 의미이자 지방 당 간부들을 신뢰하지 않는다는 증거”라고 주장했다고 한다.

    그는 “지방 당 간부들의 지나친 수탈로 주민들의 원성이 김정은을 향하고 있다는 점도 이번 검열의 원인일 것”이라고 덧붙였다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은 “현재 ‘620상무’ 소속으로 노동당 간부들의 가택을 압수수색하는 이들은 국가안전보위성 산하 보위대학 학생들”이라는 소식통들의 이야기도 전했다.

    소식통들은 “함경북도와 함경남도 검열을 지켜본 노동당 간부들은 이미 재산을 빼돌렸기 때문에 ‘620상무’는 검열에서 큰 성과를 올리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보기도 했다고 한다.

    참고로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소식통들이 말한 ‘620상무’는 당초 중국과 북한 접경지대를 통해 한국 영상물이나 외부정보가 유입되는 것을 막기 위해 만들었던 태스크포스 조직이다. 하지만 그동안의 검열과 잔인한 처벌로 김정은의 신임을 얻었는지 그 역할이 지방의 노동당 간부까지도 검열하는 ‘실세조직’이 된 것이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소식통들의 주장을 한국 상황에 비유하자면, 경찰대 학생들이 범죄수사를 직접 하면서, 일선 행정 관료들을 쥐 잡듯이 잡는 것과 같다. 이는 북한 체제가 정상적인 규율과 제도로 다스려지지 않는 것은 물론 김정은은 그의 부친이나 조부가 했던 것과 달리 충동적이고 무계획적으로 주민들을 억압하고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