펠릭스 알렉사 연출… 12월 18일까지 백성희장민호극장서 공연
  • 국립극단이 '북유럽의 셰익스피어' 아우구스트 스트린드베리의 대표작 '미스 줄리(Miss Julie)'를 오는 25일부터 백성희장민호극장에서 공연한다. 

    스트린드베리는 입센, 체호프를 잇는 근대 연극의 아버지로 불리는 천재 작가이지만 생전 그의 조국인 스웨덴에서는 논란과 비난의 대상이었다. 

    국내에서도 '미스 줄리'를 제외하고 그의 희곡이 거의 공연되지 않다가 2012년 스트린드베리 서거 100주년을 기념한 페스티벌을 통해 여러 작품이 소개된 바 있다.

    '미스 줄리'는 1888년 발표된 희곡으로, 백작의 딸과 남자 하인의 관계를 통해 계급, 성별 등 사회 이슈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당시 기존 사회질서에 대한 도전으로 여겨져 경찰에 의해 공연을 저지당했으며, 이후 스웨덴에서는 16년 간 상연을 금지했다.

    이번 공연은 '리차드 2세', '갈매기'로 한국 관객에게 강렬한 이미지를 선사한 루마니아의 펠릭스 알렉사 연출을 맡았다. 그는 다시 한 번 시적이며 심리적인 소통의 무대미학으로 극적인 인물들 사이의 관계를 절절하게 표현할 예정이다.

    펠릭스 알렉사 연출의 '미스 줄리'는 2012년 3월 루마니아에서 초연됐으며, 관객과 평단의 호평으로 올해 루마니아 클루지에 있는 헝가리안 극장에서 재공연 됐다. 프랑스, 영국 투어를 거치며 세계적으로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루마니아에서 '미스 줄리'를 보고 한국공연을 결정한 김윤철 국립극단 예술감독은 "하인과 하녀, 아가씨가 엮어내는 삼각관계에 인간의 원초적 욕망, 신분 상승욕구를 강하게 충돌시키면서 욕망과 야심의 강렬한 수채화로 그려냈다. 심리 묘사가 흥미로웠고, 무대 디자인이 매우 인상적이었다"고 전했다.

    연약하면서도 강하고 예민하면서도 잔인한, 모순을 가진 주인공 '미스 줄리'는 국립극단 시즌단원 황선화가 열연한다. 줄리를 파멸에 이르게 하는 '하인 장'은 연희단거리패 간판 배우 윤정섭이, 장의 약혼녀이자 줄리의 하녀 '크리스틴'은 국립극단 시즌단원 김정은이 맡았다.

    펠릭스 알렉사 연출은 "배우들이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여줘서 행복하게 연습하고 있다"며 "원작의 대사 하나하나가 시적이면서도 전체적인 내용이 폭력적인데 작품 속에서 시적인 폭력성을 잘 표현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자연주의 극의 최고 경지에 오른 작품'으로 평가받는 '미스 줄리'는 12월 18일까지 백성희장민호극장에서 공연되며, 티켓 가격은 전석 3만원이다.

    [사진=국립극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