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정은이 서해5도를 노리고 있다

    철저한 대비 필요. NLL과 서해5도 방어를 위해 전력을 증강 배치해야.
    서해5도 전투준비태세를 확인하고 북한에게 강력 경고해야 한다

    김성만(코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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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 김정은(32)이 서해5도 인근의 북한 기지 3곳을 잇달아 방문하고 있어 예사롭지 않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11일 김정은이 서부전선에 위치한 마합도 방어대를 방문하고 포 배치와 전투동원 준비상태를 구체적으로 시찰했다고 밝혔다. 통신은 김정은이 소형 선박과 고무보트로 이동하는 장면, 부대원들이 반기는 장면, 포사격 현지지도 장면, 해안포 발사장면, 해상표적에 명중하는 장면, 해안포 동굴진지 방문 장면, 서해5도를 관측하는 장면, 단체사진 촬영 등을 방영했다.
     마합도는 황해남도 옹진반도 끝부분에 있는 섬으로, 백령도에서 동쪽으로 18km가량 떨어져 있다. 김정은이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접 최전방까지 내려와 포사격 훈련을 참관하면서 언제든지 서해5도를 타격할 수도 있다는 위협을 가한 것으로 보인다. 통신은 김정은이 “싸움이 터지면 마합도 방어대 군인들이 한몫 단단히 해야 한다”며 “이곳 방어대와 같이 적들과 직접 대치하고 있는 최전방의 군인들은 그 누구보다 혁명적 신념이 투철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북한이 마합도 방어대라는 부대 이름을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시찰에는 황병서 인민군 총정치국장과 리명수 인민군 총참모장, 리영길 제1부총참모장 겸 작전총국장, 리성국 인민군 제4군단장 등이 동행했다고 중앙통신은 밝혔다. 지난 1995년 우리 해군 고속정이 NLL 부근을 항해중인 미확인 선박을 식별하기 위해 NLL 쪽으로 접근했을 때 북한은 마합도에서 해안포 사격을 한 바 있다.

     북한 중앙통신은 또 김정은이 연평도 인근 서해 최전방에 있는 갈리도(갈도) 전초기지와 장재도 방어대를 잇달아 시찰했다고 13일 보도했다. 갈리도는 연평도에서 북쪽으로 불과 4.5km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무인도이며, 장재도는 연평도에서 북동쪽으로 7km 지점에 위치해 있다.

     중앙통신은 갈리도 전초기지가 김정은에 의해 새로 세워진 것이라면서 “적들이 조금이라도 허튼짓을 한다면 즉시 멸적의 포화를 들씌울 수 있게 전변된(바뀐) 강위력한 화력타격기지”라고 소개했다. 갈리도에는 2015년 7월 군사시설이 완공되고 122mm 방사포가 배치됐다. 김정은은 식당 등 군 시설을 둘러본 뒤 감시소에 올라 연평도를 바라보면서 우리 군과 갈리도 전초기지 설비들의 배치상태, 제4군단 산하 부대들의 전선해상경계근무상태 등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이어 박정천 포병국장에게서 갈리도 전초기지를 포함한 서남전선 포병부대들의 연평도 대상물 타격임무 분담내용을 보고받은 다음 ‘새로 재조직한 연평도 화력타격계획 전투문건’을 승인했다.

     김정은은 이어 기지에서 돌아오던 길에 인근의 장재도 방어대도 방문해 시설들을 둘러봤다. 이날 시찰은 황병서 인민군 총정치국장과 리영길 총참모부 제1부총참모장 겸 작전총국장, 박정천 포병국장, 리성국 제4군단장, 리영철 군단정치위원 등이 수행했다. 앞서 김정은은 지난 2012년과 2013년에도 모두 세 차례에 걸쳐 이 방어대를 찾은 바 있다.

     우리 군은 북한의 도발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13일 대비태세를 강화했다. 합동참모본부는 “최근 김정은이 백령도에 근접한 마합도와, 연평도에서 가장 가까운 갈도, 장재도 등 서북도서 전초기지를 이례적으로 연속 방문했다”면서 “과거에도 김정은 등 적 수뇌부가 군부대를 방문한 이후 대남도발을 자행한 전례에 유의해 군은 감시 및 대비태세를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은 연평도 포격도발(2010.11.23) 직전에도 김격식 당시 4군단장이 도발을 주도한 해안포 기지를 방문하고, 김정일도 당시 후계자였던 김정은과 함께 관련 부대를 시찰했다는 관측이 있다. 군은 특히 연평도 포격도발 6주기를 10여 일 앞둔 시점에 김정은이 최근들어 포병전력을 증강 배치하고 요새화시킨 최남단 도서를 방문한 점에 주목하고 있다. 합참은 “북한이 연평도 화력타격계획 전투문건 승인을 운운하는 등 도발위협과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면서 “만약 적이 도발한다면 뼈저리게 후회하도록 강력하게 응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 이것으로 충분한가. 그렇지 않다. 김정은이 소형선박과 고무보트를 타고 서해5도 근접 도서를 겁(怯) 없이 방문한 것은 특이한 징후다. 어수선한 국내사정을 틈타 김정은이 서해5도를 노리고 있음이 분명하다. 지금 한국은 ‘최순실 국정농단’으로 무정부 상태로 빠져들고 있다. 12일에는 국민 100만 여명이 광화문 광장에 모여 ‘대통령 하야’를 요구했다. 국군통수권이 약화되고 있다. 북한은 연일 소요사태를 방송하면서 남남갈등을 부추기고 있다.

     그리고 북한은 과거부터 북한군 동계훈련이 시작되는 11월부터 익년 4월말까지 대형 도발을 해오고 있다. 따라서 이에 대해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NLL과 서해5도 방어를 위해 전력을 증강 배치해야 한다. 국무총리나 국방부장관은 서해5도 전투준비태세를 확인하고 북한에게 강력 경고해야 할 것 이다. 이 기간에 미군 훈련부대(주일 美해병대)를 서해5도에 임시 배치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다. (konas)

    김성만 / 예, 해군중장(재향군인회자문위원․안보칼럼니스트, 前 해군작전사령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