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야권 공조는 어쩌고, 저의 의심"… 민주당 "다른 야당도 필요하면 만나라"
  •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영수회담'을 놓고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이 또다시 마찰을 빚고 있다.

    야권은 그간 공조를 통해 정부·여당을 향한 압박수위를 높여왔지만, 주말 촛불집회를 계기로 정국의 변화가 감지되면서 본격적인 주도권 싸움에 들어갔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은 14일 민주당 추미애 대표가 박근혜 대통령에게 영수회담을 전격 제안한 것과 관련 "저의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날 선 비판을 했다. 

    박지원 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에서 "야3당 대표 회담이 이번 주에 예상되는데 추미애 대표가 한광옥 대통령 비서실장을 통해 대통령과 양자회담으로 결판내자 하는 것을 제안했다고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야권 공조는 어떻게 하고 국민이 염려하는대로 야권의 통일된 안이 없는데 어떻게 할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이같은 국민의당의 반발에 "영수회담은 3당이 만나는 방식도 있고 제1야당이 만나는 방식도 있다"며 야권공조를 깨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윤관석 수석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다른 야당도 필요하면 청와대와 회동하면 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일단 우리가 양자 영수회담에 대한 연락을 먼저 확인하는 게 중요하다. 그 뒤에 야당들하고도 얼마든지 논의할 것"이라고 말하면서 영수회담에서 민주당이 주도권을 쥐고 갈 것을 시사했다. 

    민주당 추미애 대표와 민주당은 그동안 박 대통령의 국정 2선 후퇴라는 선결조건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영수회담에도 응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이날 전격적으로 영수회담을 제안하면서 입장을 바꿨다. 

    추미애 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에서도 "오늘 이른 아침에 제1당 대표로서 이 난국을 헤쳐 나가기 위한 만남이 필요하다고 보고 청와대에 긴급회담을 요청했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이에 청와대는 추미애 대표의 영수회담 제안을 수용하고 15일 개최하기로 결정했다. 

    박지원 위원장은 영수회담이 성사된 것에 대해 "대단히 유감스럽고 잘못된 결정"이라고 거듭 질타했다. 

    박지원 위원장은 회의가 끝나고 기자들과 만나 "(영수회담을) 제안한 추미애 대표나 이를 덜컥받은 박 대통령이나 과연 정국을 풀 수 있는 방법을, 국민 염원이 이것인가를 잘못 파악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만남 자체가 문제"라며 "국민 염원대로 질서있는 대통령의 퇴진을 위해 야권공조가 계속 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정치권에서는 지난 12일 광화문 촛불집회가 '대통령 퇴진' 정국을 가늠할 분수령이 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됐다. 

    하지만 야3당 공조에서 민주당이 먼저 이탈하고 국민의당이 이를 비난하는 형세가 전개되면서 , 정작 야권이 자중지란(自中之亂)에 빠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편 앞서 민주당과 국민의당은 지난달 31일에도 영수회담을 놓고 한 차례 신경전을 펼친 바 있다. 

    당시 박지원 위원장은 "3당 대표와 대통령께 영수회담을 제안한다"며 "대통령은 먼저 대통령이 탈당하고 이 자리에서 거국내각과 개헌 등 현재의 모든 정치현안을 허심탄회하게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박지원 위원장은 이어 "오늘 아침 우상호 원내대표와 잘 이야기를 했다. 민주당도 저희와 똑같은 생각을 갖고 있다"면서 "우리는 철저한 야권공조로 앞으로의 정국 여러 가지 문제를 대처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에 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는 "때가 되면 봐야겠지만 지금은 아닌 것 같다. 우리와 이야기된 것은 없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