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 이상 일반인 시위대의 ‘평화적 태도’ 빼고 내자동 교차로 일대 충돌 부각 의도
  • ▲ 지난 12일 경찰의 교통통제 이후 서울 중구 태평로에 모인 '박근혜 퇴진 시위대'의 모습. ⓒ뉴데일리 DB
    ▲ 지난 12일 경찰의 교통통제 이후 서울 중구 태평로에 모인 '박근혜 퇴진 시위대'의 모습. ⓒ뉴데일리 DB


    지난 12일 광화문과 종로 일대에서 벌어진 ‘박근혜 대통령 퇴진 촛불집회’에는 수십만 명의 인파가 몰렸다. 그런데 북한 김정은 집단도 이를 ‘실시간’으로 지켜보았던 것으로 보인다. 대남선전에 이용하기 좋은 호재로 생각한 듯하다.

    北선전매체 ‘조선중앙방송’은 13일 ‘박근혜 대통령 퇴진 촛불집회’에 110만여 명이 참여했다면서, 당시 참석자들의 발언을 소개하는 등 상세하게 보도해 눈길을 끌었다.

    北‘조선중앙방송’은 “12일 남조선 전 지역에서 청와대 악녀 박근혜 역도를 기어이 권력의 자리에서 끌어내리기 위한 제3차 범국민 투쟁이 대규모로 전개됐다”고 주장했다.

    北‘조선중앙방송’은 이날 촛불집회에 나온 전명선 4.16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 김충환 사드(THAAD) 배치 철회 성주투쟁위원회 공동위원장, 故백남기 씨의 딸 백도라지 씨의 ‘박근혜 퇴진 요구’ 발언도 소개했다.

    北‘조선중앙방송’은 “박근혜 추문 사건의 본질은 부패와 무능의 결정체이며, 민중의 분노는 비정상적인 사회를 더 이상 두고 보고만 있을 수 없다는 의지의 표현”이라는 12일 집회 참가자 명의의 선언문 내용도 소개했다.

    北‘조선중앙방송’은 또한 야당 의원뿐만 아니라 여당인 새누리당 의원도 일부 참석한 점, 부산, 광주, 대구 등에서도 촛불시위가 열렸다고 전했다.

    北‘조선중앙방송’이 이처럼 지난 12일 시위에 대해 신속하고 상세히 보도한 것은 이를 대남선전과 ‘남남 갈등’에 활용할 수 있는 ‘대형 호재’로 인식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 12일 광화문과 종로, 중구 태평로 일대에는 주최 측 추산 100만여 명, 경찰 추산 26만여 명의 인파가 몰렸다.

    하지만 현장에서 실제로 본 시민들의 모습은 北선전매체나 국내 좌익 성향 매체의 '주장'과는 달랐다.

  • ▲ 광화문과 종로 일대에서의 시위 이후 가로수 주변에 쌓인 쓰레기 더미. ⓒ뉴데일리 DB
    ▲ 광화문과 종로 일대에서의 시위 이후 가로수 주변에 쌓인 쓰레기 더미. ⓒ뉴데일리 DB


    가족 단위 또는 중고교생과 대학생들, 연인이나 친구들이 다수였던 시위대는 ‘박근혜 대통령 퇴진’이라는 주제로 모인 뒤, 조용하게 촛불 시위를 한 다음, 행사가 끝나고 일행들끼리 저녁 식사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청와대 행진’을 요구하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았다. 길거리 곳곳에 쓰레기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모습은 2008년 '광우병 폭동' 때와 별 차이가 없었다.

    반면 12일 오후 9시 이후부터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주변과 내자동 교차로부터 청운·효자동 주민센터 앞까지 모였던 8,000여 명의 시위대는 ‘청와대 진격’을 요구하며, 경찰 차벽을 넘으려 시도하는 등 ‘불법적 행태’를 보였다.

    당시 이들 가운데는 정의당과 일부 좌익 단체의 깃발이 중간 중간에 보였다. 즉 시위 주최 측의 ‘100만 촛불시위’를 사실로 전제한다고 해도 전체 시위대의 0.8% 남짓만 ‘청와대 진출’을 요구했다는 뜻이다.

    당시 이들 ‘0.8% 시위대’의 과격한 행동을 실시간 중계하던 방송들마저도 “청와대 내부 경비인력은 군인들인데 이러다 큰 일이 벌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며 “시위대가 더 이상의 과격한 행동은 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 ▲ 지난 12일 오후 10시를 넘은 시간, 극소수 시위대는 서울 종로구 청운·통인 주민센터 앞에 설치한 차벽을 넘어 청와대로 침입하려다 경찰들에 의해 제지를 당했다. 경찰은 이들을 연행하지 않고 다시 안전하게 차벽에서 내려갈 수 있도록 유도하는 인내심을 보여줬다. ⓒ뉴데일리 DB
    ▲ 지난 12일 오후 10시를 넘은 시간, 극소수 시위대는 서울 종로구 청운·통인 주민센터 앞에 설치한 차벽을 넘어 청와대로 침입하려다 경찰들에 의해 제지를 당했다. 경찰은 이들을 연행하지 않고 다시 안전하게 차벽에서 내려갈 수 있도록 유도하는 인내심을 보여줬다. ⓒ뉴데일리 DB


    방송들이 이런 이유는 청와대 경비를 위해 주둔 중인 수도방위사령부 소속 병력들은 청와대 방어를 위해 중무장을 하고 있고, 실탄을 사용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었다. 만약 소수의 시위대라도 청와대 본관에 침입하려 했다면, ‘유혈사태’가 발생할 수 있었다.

    이 같은 부분 때문에 北‘조선중앙방송’의 ‘박근혜 퇴진 시위’ 보도 또한 ‘100만 촛불’을 앞세운 ‘0.8% 시위대’를 전체로 포장하고, 남남 갈등을 일으키려는 세력을 지원하기 위한 여론몰이로 풀이하는 시각이 지배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