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핵실험·탄도 미사일 발사 도발 등 엄중한 상황 때문에 지난 9월 이미 결정” 주장
  • ▲ 2015년 11월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APEC 정상회의에 참석한 박근혜 대통령의 모습. 올해 페루 리마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에는 불참할 것이라고 한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2015년 11월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APEC 정상회의에 참석한 박근혜 대통령의 모습. 올해 페루 리마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에는 불참할 것이라고 한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외교·안보 분야에는 ‘최순실 게이트’로 인한 영향이 없다던 청와대의 '주장'이 결국 거짓으로 드러났다.

    박근혜 대통령이 오는 11월 18일부터 페루 리마에서 열리는 제24차 아시아 태평양 경제 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하지 못한다고 한다.

    외교부는 지난 8일 정례 브리핑을 통해 이 같은 사실을 밝혔다. “북한의 5차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등으로 한반도 안보 상황이 엄중함을 감안해 올해 APEC 정상회의에는 대통령께서 참석하지 않기로 지난 9월에 이미 결정했다”고 설명한 것이다.

    조준혁 외교부 대변인은 APEC 정상회의에 박근혜 대통령 대신 누가 참석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현재 APEC 정상회의 참석자에 대해서는 관련 상황을 지켜보면서, 모든 상황에 대비하고 있으며, 내주 초에 발표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외교부의 이 같은 설명은 불과 며칠 전까지도 “오는 12월 열리는 한중일 정상회담 등 외교 주요 일정에는 아무런 처질이 없을 것”이라는 말과 전혀 다른 내용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황교안 국무총리, 또는 윤병세 외교장관이 대통령 대신 참석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지난 8일 국무총리실은 “황교안 총리가 APEC 정상회의에 참석할 가능성이 높으며, 정부는 모든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는 문자메시지를 언론들에 보냈고, 외교부 안팎에서는 윤병세 외교장관이 갈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어서다.

    국내 언론들은 한국 대통령이 APEC 정상회의에 불참하는 것이 23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라고 지적하며, ‘최순실 게이트’가 한국의 외교활동에도 악영향을 끼치는 게 드러났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한국은 1993년 미국에서 열린, 첫 번째 APEC 정상회의에 참석한 이래 지금까지 불참한 적이 없다.

    일부 언론들은 박근혜 대통령의 APEC 정상회의 불참 소식을 두고, 오는 12월 日도쿄에서 열리는 한중일 정상회담 또한 참석하지 못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하고 있다.

    현재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된 사람들에 대한 검찰 수사가 이뤄지고 있고, 박근혜 대통령 또한 검찰 수사가 예상되는데다, 朴대통령이 김병준 후보에 대한 총리 지명을 철회하고, 국회에 총리 추천을 맡긴 뒤 혼란스러운 상황이 12월까지도 해결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서다.

    때문에 ‘최순실 게이트’라는 블랙홀이 국내 정치와 2017년도 정부 예산은 물론 외교·안보 정책에까지 악영향을 끼치게 됐다는 평가까지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