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번 전생체험 했다는 안전처 장관 후보자… 자질 논란 거세
  • ▲ 박승주 국민안전처 장관 내정자가 박사 학위 논문을 작성하면서, 정부 산하 연구기관 논문을 표절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YTN 보도화면 캡쳐
    ▲ 박승주 국민안전처 장관 내정자가 박사 학위 논문을 작성하면서, 정부 산하 연구기관 논문을 표절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YTN 보도화면 캡쳐

    박승주 국민안전처 장관 내정자가 '전생 체험' 저서와 굿판 참석으로 논란을 빚은 데 이어, 박사학위 논문 표절의혹까지 불거지면서 궁지에 내몰리고 있다. 

    박 내정자의 2004년 동국대학교 행정학 박사 학위 논문이, 앞서 발표된 정부 산하기관 연구원 등 다른 학자들 논문 6편과 상당 부분 일치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8일 YTN이 단독 보도했다. 

    뉴스에 따르면, '광역적 행정체계 기능개편에 관한 연구 : 도의 자족적 행정기능 확보를 중심으로'라는 제목이 붙은 박 내정자의 논문 전체 175쪽 가운데, 약 4분의 1 분량인 41쪽에서 표절로 의심할만한 부분이 발견됐다.

    박 내정자는 "내무부 지방기확과에서 담당계장으로 재직하면서 지방행정체제 개편을 직접 추진하였고,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1999년 지방행정체제 개편과 관련된 책을 심모 교수와 공저했다"고 해명했다.

    그는 "이 책에는 도(道) 개편과 관련된 내용을 구체적으로 수록하지 못했기 때문에, 평소에 생각하고 연구한 내용을 중심으로, 박사학위 논문을 직접 작성했다"고 설명했다. 

    박 내정자는 "지방행정체제 개편 등과 관련된 업무는 내무부의 중점 연구과제 가운데 하나였기 때문에, 한국지방행정연구원에서도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있는 과제였다"고 했다. 

    그러나 박 내정자의 해명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엔 석연치 않은 점이 있다. 박 내정자의 박사학위 논문 가운데는 다른 학자의 논문과 문장전체가 일치하는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토시하나까지 완벽하게 문장이 같다는 건, 표절을 제외하고는 설명하기 어렵다.

  • ▲ 박승주 안전처 장관 내정자가 지난 5월 굿판이 포함된 '무속 행사'에 참여하고, 자신의 저서에 '전생 체험'을 했다고 서술한 사실 등이 알려지며 '후보자 사퇴'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유튜브 캡처
    ▲ 박승주 안전처 장관 내정자가 지난 5월 굿판이 포함된 '무속 행사'에 참여하고, 자신의 저서에 '전생 체험'을 했다고 서술한 사실 등이 알려지며 '후보자 사퇴'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유튜브 캡처


    앞서 박 내정자는 지난 5월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열린, 무속 행사의 주요 인사로 참석했다는 사실이 드러나 "장관으로서 부적절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실제 박 내정자는 올해 5월16일 서울 광화문광장 내 세종대왕 동상 앞에서 열린 '국중대회(國中大會) 대한민국과 한(桓)민족 구국천제 재현 문화행사’에 진행위원장 자격으로 참석했다.

    그는 당시 "오늘을 계기로 천손민족으로 긍지와 자부심을 발휘해, 강력하고 끈근한 사랑의 강강술래를 부르며 환무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고유문(告由文)을 낭독하는 등 행사에 적극 동참한 것으로 드러났다. 

    박 내정자가 무속 행사에 참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그가 2013년에 발간한 명상집 '사랑은 위함이다'도 주목을 받았다. 그는 이 책에서 자신이 '전생 체험'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경험한 영적 체험을 소개하면서 "필자는 이 지구 땅에 47회나 여러 다른 모습으로 왔었다. 바닷속에서 태어난 적도 있다"고 서술했다. 

    이어 그는 "명상을 하는데 상투를 하고 흰옷을 입은 노인이 나타나 정조 때의 일성록(日省錄·조선 말기 왕의 일기)을 건넸다.그 노인은 전봉준 장군(동학농민운동 지도자)이었다"라는 주장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파문이 증폭되자 박 내정자는 "평상시 국가적으로는 대한민국의 위상제고와 민족정기 선양, 개인적으로는 부드러워지고 낮아지는 방법에 관심이 많았다. 개인 수양을 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일“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천제재현 문화행사를 실무적으로 도와준 것도 북한에서는 계속 전쟁위협을 하고 있고, 일본에서는 환태평양 지진대가 활동하는 등 사람들이 불안해하고 있어 아는 분들이 문화행사라도 하자는 의견이 있어 도와줬다"고 했다.

    그는 ‘전생 체험’ 저서에 대해 "저는 모든 사람이 정신력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저는 진인사대천명 자세를 갖고 있으며 매사에 정신적, 육체적으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국민의 안전을 책임져야 하는 장관으로서 적절할지 의문"이라며 후보자 자진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박 내정자는 김병준 국무총리 내정자가 추천한 인물로, 참여정부에서 여성가족부 차관을 지냈으며, 광주발전연구원장, 대통령 소속 사회통합위원회 부위원장 등을 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