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내 ‘랴오닝’호, ‘베이징’급 등 항공모함 7척 갖출 계획…함재기 등 문제 산적
  • ▲ 中인민해방군이 자랑하는 항공모함 '랴오닝'호와 호위함들. ⓒ美CSIS 중국 군사력 평가 섹션 캡쳐
    ▲ 中인민해방군이 자랑하는 항공모함 '랴오닝'호와 호위함들. ⓒ美CSIS 중국 군사력 평가 섹션 캡쳐


    국내 언론들이 ‘최순실 게이트’로 정신없는 사이 중국에서 새 소식이 들려왔다. 中공산당 인민해방군의 두 번째 항공모함이 선체 조립을 완료했다는 소식이었다.

    지난 10월 27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중화권 매체들은 中공산당 국방부의 정례 브리핑 소식을 보도했다. 이 자리에서 우첸 대변인은 “랴오닝省 다롄에서 건조 중인 국산 항공모함의 설계작업 및 선체조립을 완료했다”고 밝혔다고 한다.

    우첸 대변인은 “항공모함에 장비 및 설비를 설치 중이며, 건조작업은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다”고 덧붙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소식에 日언론들은 “中인민해방군이 자체 건조 중인 항공모함이 이르면 연내 진수식을 하고, 남중국해 하이난다오에 배치될 것으로 보인다”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日언론의 전망대로라면, 中인민해방군의 해군전력은 2017년부터 동아시아의 세력 균형에 상당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뜻이었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면 中인민해방군의 항공모함이 그 ‘영향력’을 발휘하려면 2020년은 넘어야 될 것으로 보인다.

    中인민해방군은 현재 舊소련이 건조했던 항모 ‘바랴그’를 사들여 자체 개조한 ‘랴오닝’호를 2012년 9월부터 운영 중이다. 여기에 더해 거의 비슷한 크기와 항공기 탑재량을 가진, 배수량 5만 톤의 ‘베이징’급 항공모함을 2015년 말부터 건조한다고 밝혔다.

    中인민해방군이 “선체 조립이 완료됐다”고 밝힌 것을 믿으면, 그 건조속도가 매우 빠르지만, 문제는 항공모함은 함재기와 주변 호위함대가 없으면 ‘물 위의 오리’나 다름없다는 점이다.

    여기에 대해서는 美‘미국의 소리(VOA)’ 방송이 한 평가가 얼추 들어맞아 보인다. ‘미국의 소리’ 방송은 中인민해방군의 ‘베이징’급 항공모함 선체조립 완료 소식을 전하면서 “미국의 경우 항공모함을 배치할 때 전시에는 3~4년, 평시에는 4~5년이 건조기간이 걸린다”면서 “항공모함은 선체를 조립한 뒤에도 내부 설비 구축, 승무원들의 적응 훈련 등이 필요하기 때문에 실전배치에는 최소 1년 이상의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평가했다.

  • ▲ 2009년 美재래식 항모 '키티호크(가운데)'가 퇴역하기 전 함께 훈련하는 로널드 레이건 호(CVN-76)와 에이브러햄 링컨(CVN-72)호. 中공산당과 인민해방군은 자신들이 만든 항모 전투단이 이런 모습일 거라고 상상하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치 않다. ⓒ폭스트롯알파 화면캡쳐
    ▲ 2009년 美재래식 항모 '키티호크(가운데)'가 퇴역하기 전 함께 훈련하는 로널드 레이건 호(CVN-76)와 에이브러햄 링컨(CVN-72)호. 中공산당과 인민해방군은 자신들이 만든 항모 전투단이 이런 모습일 거라고 상상하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치 않다. ⓒ폭스트롯알파 화면캡쳐


    미국과 일본의 관심을 끄는 中인민해방군의 ‘베이징’급 항공모함은 사실 2009년 6월부터 창싱다오에 있는 강남 조선소에서 건조를 시작했다. 당초 계획은 2016년 말까지 실전배치,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지역에 배치한다는 것이었으나 함재기 및 항공모함 건조기술 문제 등으로 인해 늦어져, 실제로는 2018년 또는 2019년에나 실전배치 될 것으로 보인다.

    해외 군사 전문가들은 中인민해방군의 공식 발표와 中공산당의 선전을 맡는 군사연구가들의 말을 듣고 ‘베이징’급 항공모함에 전자식 캐터펄트가 장착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제인스 디펜스 위클리’ 등 군사전문매체가 상업용 위성사진을 확인한 결과 ‘랴오닝’호와 같은 스키점프대를 사용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금까지 알려진 바로 中인민해방군은 2020년 이전에 ‘랴오닝’호 외에도 ‘베이징’급 항공모함 2척을 실전배치, 동지나해와 남지나해에서의 제해권을 갖는다는 계획을 세우고, 6조 3,000억 원의 자금을 쏟아 부었지만, 당초 中공산당이 생각했던 것처럼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고 있다.

    일단 ‘중국형 이지스 구축함’이라는 052C급 구축함(일명 ‘란저우’급)을 잇달아 생산, 실전배치하고 있다. 이 052C급 구축함은 한국이나 미국, 일본의 이지스 구축함에 비해서는 성능이 떨어지지만, 과거 中인민해방군이 사용하던 구축함이나 프리깃함에 비해서는 매우 우수한 대공요격 성능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받는다. 中인민해방군은 052C를 비롯해 방공 요격능력을 가진 신형 구축함을 이미 6척 배치했다.

    中인민해방군은 또한 항공모함을 보호하고 전위(前衛)에서 활동할 잠수함 전력 현대화에도 상당한 자원을 쏟아 붓고 있다. 지난 2월 홍콩 ‘봉황망’은 “中인민해방군이 신형 핵추진 공격 잠수함 093B급(일명 ‘상’급)을 실전배치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中인민해방군은 길이 110m, 폭 11m, 배수량 7,000톤인 093B급 핵추진 공격 잠수함이 ‘스텔스 잠수함’이라고 선전하고 있다. 하지만 그 성능은 美해군이 대량으로 운용 중인 LA급 핵추진 공격 잠수함보다 조금 더 우수하거나 비슷할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일단 093B급 잠수함을 개발하기 위해 참고한 모델이 舊소련의 빅터급 핵추진 공격 잠수함이라는 점, 음파 탐지기에 포착이 잘 안 되는 물질을 선체에 바르고, 엔진 소음을 줄였다고 하지만 스크루와 기타 선체 설계 능력이 미국이나 독일, 러시아 수준은 아니라는 점 때문에 진짜 ‘스텔스 잠수함’은 과장이라는 평가가 많다.

    아무튼 中인민해방군이 실전배치한 093B급 핵추진 공격 잠수함은 장거리 초음속 순항 미사일도 탑재하고 있어 美항모전단에 상당한 위협이 될 수 있다고 한다. 中인민해방군은 이 093B급 잠수함을 최소 5척 건조해 실전배치 할 예정이라고 한다.

  • ▲ 中인민해방군이 '중국형 이지스 구축함'이라고 주장하는 052C급 구축함. ⓒ위키피디아 공개사진
    ▲ 中인민해방군이 '중국형 이지스 구축함'이라고 주장하는 052C급 구축함. ⓒ위키피디아 공개사진


    여기다 현재 中인민해방군이 동해함대와 남해함대 등에 배치한 ‘일반 구축함’ 전력이 20척이 넘는다는 점, 50척에 달하는 호위함 전력, 킬로급 공격 잠수함을 비롯해 50척이 넘는 재래식 잠수함 등을 보면, 中인민해방군의 해군력은 2020년이 되면 동아시아 제해권을 모두 장악할 수 있을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여기에는 中인민해방군을 괴롭히는 문제가 빠져 있다. 바로 항공전력 문제다.

    항공모함 전투단은 항모에 실리는 항공기에 따라 타격력이 큰 차이가 난다. ‘랴오닝’호의 경우 40~50대 가량의 함재기를 실을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그런데 2012년 9월 실전배치 된 ‘랴오닝’호임에도 여전히 함재기 이착륙 훈련 및 승무원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대외선전을 좋아하는 中인민해방군은 이상하게도 ‘랴오닝’호를 중심으로 한 항모 전투단 훈련 모습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사실 그 이유는 탑재할 전폭기 문제다.

    中인민해방군은 ‘랴오닝’호를 중심으로 한 항모 전투단을 운용하고, 역설계를 통해 자체 함재기 개발을 위해 러시아로부터 Su-33 전폭기 24대를 구매했다. 中공산당은 Su-33의 라이센스 생산이 어려워지자 우크라이나를 통해 그 원형인 T-10K-3를 확보했다. 이를 기초로 역설계를 시작, 자체 개발했다는 J-15 전폭기를 생산했다.

    中공산당과 인민해방군의 계획대로라면, J-15 전폭기를 찍어내듯 생산해 내야 한다. 하지만 계획은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가장 큰 문제는 엔진과 항공전자장비였다고 한다. 이 때문에 러시아에게 엔진 및 항공전자장비 라이센스 생산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지난 4월 항공모함 이착륙 훈련 중 J-15 한 대가 추락, 조종사가 숨지는 사고가 일어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 ▲ 中공산당이 2012년 11월 공개한 '라오닝'호에서의 Su-33  전폭기 이착륙 장면. 제대로 도색도 안 한 상태다. ⓒ유튜브 관련 영상 캡쳐
    ▲ 中공산당이 2012년 11월 공개한 '라오닝'호에서의 Su-33 전폭기 이착륙 장면. 제대로 도색도 안 한 상태다. ⓒ유튜브 관련 영상 캡쳐


    中인민해방군은 2012년 11월 Su-33 전폭기의 ‘랴오닝’호 이착륙 훈련 장면을 공개하고 “현재 랴오닝 호에는 36대의 전폭기가 실려 있다”고 밝히는 등 자국민들에게 “아무 문제가 없다”고 선전하고 있지만, 해외 군사전문가들과 군사 매체들은 이를 믿지 않고 있다. 러시아로부터 수입한 Su-33 전폭기와 자체 생산한 J-15 전폭기를 모두 합쳐도 40대가 안 된다. 게다가 ‘랴오닝’호는 해상작전용 헬기, 조기경보기, 수송기 등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상태다.

    이는 中인민해방군이 자랑하는 3개 항모 전투단 전력 배치가 앞으로 최소 5년 동안은 ‘허상’에 불과하다는 뜻이다. 4년 전에 취역한 ‘랴오닝’호에도 제대로 함재기를 못 채운 상황에서 ‘베이징’급 항공모함을 새로 만들어도 한동안은 ‘빈 배’로 떠다녀야 한다는 뜻이다.

    반면 中인민해방군이 라이벌로 생각하는 日해상자위대는 막강한 이지스 구축함 전력에다 소형 항공모함으로 분류할 수 있는 ‘이즈모’급 헬기 모함과 ‘휴우가’급 헬기모함, ‘오오스미’급을 비롯한 강습상륙함을 계속 만들어 내고 있다. 게다가 日자위대는 차기 전투기로 도입하는 42대의 F-35 전투기 가운데 4대를 직구입하고, 38대는 미쓰비시 중공업에서 라이센스 생산을 할 계획이다. 

    美정부의 지원도 있다. 수직 이착륙과 단거리 이착륙이 가능한 F-35B 전투기를 2017년 1월부터 일본에 배치할 예정이다. 주일미군(해병대)의 F-35B 전투기가 日해상자위대의 강습상륙함과 헬기 모함을 활용하게 된다면, 일본은 주일미군의 지원을 업고 ‘빈 배’로 떠다니는 中인민해방군을 충분히 상대할 만한 능력을 갖게 된다.

  • ▲ 2014년 11월 19일 美해군과 日해상자위대의 연합훈련. 한국은 中인민해방군과 미일 연합군 가운데 어느 편일까. ⓒ美해군 정보공개 사이트 캡쳐
    ▲ 2014년 11월 19일 美해군과 日해상자위대의 연합훈련. 한국은 中인민해방군과 미일 연합군 가운데 어느 편일까. ⓒ美해군 정보공개 사이트 캡쳐


    이 같은 현실에서 한국 정부가 지향해야 할 목표는 훤히 보인다. ‘친중파’들이 원하는 대로 “독도에서 일본과 전쟁이 날 것”이라는 시나리오를 앞세워 전력 증강 계획을 세우기보다는, 한반도 통일과 그 과정에서 中인민해방군의 개입을 막기 위해 전력 증강 계획을 세우는 것이 더욱 현실적이고 합리적일 것이다.

    中인민해방군이 함부로 한국을 넘보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지금 당장부터 이에 대응하는 전력 증강 계획을 세우고 실천해야 할 것이다. 中인민해방군의 항모 전투단이 실제 ‘힘’을 갖게 될 때까지 남은 시간이 몇 년에 불과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