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고리 권력’ 후마 애버딘 노트북서 ‘기밀’ 포함된 이메일 새로 발견
  • 클린턴의 수양딸로 불리는 후마 애버딘(왼쪽)과 이야기를 나누는 힐러리 클린턴(오른쪽). 美FBI는 후마 애버딘의 노트북에 있던 이메일을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뉴시스-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클린턴의 수양딸로 불리는 후마 애버딘(왼쪽)과 이야기를 나누는 힐러리 클린턴(오른쪽). 美FBI는 후마 애버딘의 노트북에 있던 이메일을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뉴시스-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지난 10월 28일(현지시간) 제임스 코미 美연방수사국(FBI) 국장은 “힐러리의 이메일을 재수사할 방침”이라고 밝히고, 관련 서한을 美의회에 보내 미국을 발칵 뒤집어 놨다.

    美FBI가 힐러리의 이메일 재수사를 밝히게 된 이유가 그의 최측근과 남편 때문이라는 점 때문에 일각에서는 “한국의 최순실 게이트와 닮은 꼴 아니냐”고 주장하기도 한다.

    ABC, CBS, 뉴욕타임스 등 美주요 언론들은 美FBI가 10월 30일(현지시간) 힐러리의 최측근인 후마 애버딘의 前남편 앤서니 위너 前하원의원의 노트북에서 새로 발견된 이메일을 수사하기 위한 영장을 발부 받았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美언론들에 따르면, 앤서니 위너 前하원의원은 미성년자와 성적인 메시지를 주고 받는 ‘섹스팅’을 한 혐의로 지난 9월 노트북에 대한 조사를 받았다고 한다. 하지만 이 노트북은 그가 이혼 전 부인 후마 애버딘과 함께 사용했던 것으로, 예상치 못하게 힐러리와 관련된 이메일이 대거 들어 있었다고 한다.

    더 큰 문제는 힐러리가 국무장관으로 재직 중이던 2009년 1월부터 2013년 2월 사이 후마 애버딘에게 기밀 내용이 포함된 이메일을 많이 보냈는데, 이 가운데 FBI가 그동안 보지 못했거나 힐러리 측이 수사 당국에 제출하지 않은 메일들이 다수 포함돼 있다고 한다.

    때문에 美FBI는 대선을 불과 열흘 앞둔 시점에서 힐러리의 ‘이메일 게이트’에 대한 재수사 계획을 밝혔다는 것이 美언론들의 보도 내용이다.

    CNN, 뉴욕 타임스 등 힐러리를 지지하는 언론들은 제임스 코미 美FBI 국장이 공화당원이라는 점, FBI가 후마 애버딘과 앤서니 위너가 함께 사용하던 노트북 속에 ‘기밀 이메일’이 들어 있는 것을 수 주 전에 알고 있었다는 정황 등을 내세워 “美FBI가 대선에 개입하려 한다”고 비판하고 있다.

    하지만 제임스 코미 국장과 FBI 측은 “이 문제를 어떻게 다뤄야 할지 내부적으로 토론하는 데 수 주가 걸렸고, 관련 내용이 새어나갈 것을 우려해 고민했다”며 이 같은 지적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한편 美사회 일각에서는 후마 애버딘과 힐러리 클린턴 간의 관계, 개인 노트북으로 기밀이 담긴 이메일을 주고받고 보관했다는 점, 정치적 논란이 생길 조짐이 보이자 남편과 이혼했다는 점 등을 들어 “한국의 최순실 게이트와 흡사하다”는 평가를 하고 있다고 한다.

    후마 애버딘은 20살이 되던 1996년 美백악관 영부인 부속실 인턴으로 힐러리 클린턴과 알게 된 이후 지금까지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보좌해온 보좌관이라고 한다. 美사회에서는 후마 애버딘을 ‘힐러리의 수양딸’이라고까지 부른다. 일부 美언론들은 “빌 클린턴도 힐러리와 통화하려면 후마 애버딘을 거쳐야 한다”고 전하고 있다.

    美언론들은 후마 애버딘이 20년 동안 힐러리의 최측근으로 활동하게 된 배경으로 그의 출생을 거론하기도 한다. 파키스탄 출신 부친과 인도 출신 모친 사이에서 태어난 후마 애버딘은 美워싱턴 D.C.에서는 보기 어려운 무슬림 정치인이다.

    이 같은 인종·종교적 배경에다 힐러리 클린턴과 ‘코드’가 잘 맞은 탓에 후마 애버딘은 선거 때마다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는 중책을 맡았고, 이번 대선에서는 대선대책본부 부위원장을 맡는 등 ‘문고리 권력’의 지위를 누려왔다고 평가한다.

    이처럼 ‘최순실 게이트’와 일부 유사한 점 때문에 LA타임스 등 일부 美언론들은 “미국판 최순실 게이트 같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