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본인 잘못이어서 참모 교체 무의미… 다시 한 번 사과해야
  • 박근혜 대통령이 대국민 사과를 했지만 지지율은 되레 큰 폭으로 폭락하는 모양새다. 사진은 국회 시정연설을 하는 모습.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박근혜 대통령이 대국민 사과를 했지만 지지율은 되레 큰 폭으로 폭락하는 모양새다. 사진은 국회 시정연설을 하는 모습.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최순실 파문'이 국정을 마비시키는 가운데, 여론조사결과 박근혜 대통령이 '하야·탄핵'으로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응답이 가장 높게 나와 주목된다.

    청와대, 내각의 인적 쇄신으로는 부족하다는 여론이 압도적으로 많은 결과로, 대통령의 진정성 있는 사과가 다시 한 번 요구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의 10월 26일 여론조사에 따르면, 최순실 파문에 대해 박 대통령이 스스로 하야하거나 탄핵을 소추하는 방식으로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응답이 전체의 42.3%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와대 참모진과 내각의 전면 인적 쇄신 21.5%와 비교하면 두 배에 달하는 숫자로, 최순실이라는 비선의 국정농단에 분노하는 여론이 압도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모든 지역에서 '하야 또는 탄핵'을 해답으로 제시했다. 충청이 53.8%로 가장 높았고, 서울이 48.6%, 광주·전라가 44.9%. 경기·인천이 40.7%로 순서였다.

    연령별로도 60대 이상을 제외한 모든 연령층에서 '하야 또는 탄핵'이 제일 높았다. 20대 58.6%, 30대 51.6%로 젊은 층에서 탄핵 여론은 과반이 넘었다.

    이는 같은 날 발표한 박근혜 대통령의 일간 지지율과도 궤를 같이한다. 박 대통령의 지난 26일 일간 지지율은 17.5%로 처음으로 20%대가 붕괴했다. 이 추세대로라면 한 자릿수 지지율도 가능하다는 전망도 불가능하지는 않게 됐다.

  • 리얼미터 여론조사 결과 우리나라 국민들은 대통령이 '최순실 파문'에 책임지는 방법으로 '하야 또는 탄핵'이 적절하다는 응답이 가장 높았다. ⓒ리얼미터 제공
    ▲ 리얼미터 여론조사 결과 우리나라 국민들은 대통령이 '최순실 파문'에 책임지는 방법으로 '하야 또는 탄핵'이 적절하다는 응답이 가장 높았다. ⓒ리얼미터 제공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비관적 전망이 잇따르는 가운데, 박 대통령의 대국민사과가 진솔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이 대통령에 대해 아예 돌아선 것은 아니지만 제대로 된 사과를 기대했던 국민에게 실망감을 줬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리얼미터〉의 주중 동향 추이를 지켜보면 지난 24 일만 해도 28.7%를 유지했던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대국민 사과 성명을 발표한 25일에는 22.7%로 6%p 폭락했고, 26일에는 다시 17.5%로 추락했다. 사과에도 불구하고 실망여론이 확산하는 것은 분명한 사실로 보인다.

    그렇다면 왜 '탄핵·하야'에 대한 요구가 가장 높을까.

    사실 따지고 보면 그간 대통령을 둘러싼 지인이나 친인척 비리는 역대 정권에서 줄곧 있었다. 그러나 대부분은 측근의 비리로, 본인의 잘못이라 하기는 어려운 것들이 주를 이뤘다.

    측근이 대통령을 호가호위해 일어난 사건이라면 그와 관련된 사람들을 내보내는 것으로 상황이 종료될 수 있지만, 이번 사건은 대통령이 직접 자신의 잘못을 시인한 케이스여서 누군가를 해고해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는 의미다.

    결국, 대통령 본인이 다시 한 번 진솔하게 사과하는 것 외에는 해결할 방법이 많지 않다는 비판이 뒤따른다.

    박 대통령은 이번 사과 이전에도 세월호 사건 당시 대국민 사과를 하면서 눈물을 흘린 바 있다. 본인의 잘못도 아닌데 눈물까지 흘려가며 사과했던 전례를 생각하면, 본인 잘못에 눈물로 사과를 못 할 이유가 없다. 돌아서기 직전의 민심을 되돌리려면 재차 제대로 된 사과를 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 박근혜 대통령의 2016년 10월 4주차 주중집계는 21.2%로 조사됐다. 그러나 수요일 하루 일간 지지율은 17.6%로 계속 폭락세다. ⓒ리얼미터 제공
    ▲ 박근혜 대통령의 2016년 10월 4주차 주중집계는 21.2%로 조사됐다. 그러나 수요일 하루 일간 지지율은 17.6%로 계속 폭락세다. ⓒ리얼미터 제공

    진정한 사과에는 정확한 사실관계와 후속 조치 등 몇 가지 요소가 필요한데, 대통령의 지난 사과에는 ▲ 최순실이 국정에 어디까지 개입했는지 ▲ 이 사태를 어떻게 수습할 것인지 등이 명기되지 못했다. 이런 부분이 대국민사과의 진정성을 효과적으로 전달하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이번 조사는 10월 26일 하루 동안 전국 19세 이상 성인 532명을 대상으로 전화면접(12%), 스마트폰 앱(38%), 유선(26%)·무선(24%) 자동응답 혼용 방식으로 무선전화(74%)와 유선전화(26%) 병행 임의전화걸기(RDD, random digit dialing) 및 임의스마트폰 알림(RDSP, random digit smartphone-pushing) 방법으로 조사했다. 응답률은 9.7%(총 통화 5,486명 중 532명 응답 완료)를 기록했다. 통계보정은 2016년 6월 말 행정자치부 주민등록 인구통계 기준 성, 연령, 권역별 가중치 부여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4.2%p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