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위한 교육개혁 서둘러야”, 노조 선진화 주문도
  • 한국의 싱크탱크를 자처해온 한반도선진화재단(이하 한선)이 19일 오후 프레스센터에서 창립 10주년 기념행사를 개최했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한국의 싱크탱크를 자처해온 한반도선진화재단(이하 한선)이 19일 오후 프레스센터에서 창립 10주년 기념행사를 개최했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한국이 선진국이 되기 위해서는 '사회, 정치, 국제화' 수준이 크게 개선돼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나왔다.

    한국의 싱크탱크를 자처해 온 한반도선진화재단(이하 한선)은, 19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창립10주년 기념 토크쇼를 열고, 이런 내용을 담은 '2016 국가선진화지수'를 발표했다.

    이날 행사에는 정계, 재계, 문화계, 학계, 언론계 등을 대표하는 인사들이 참석해, '한반도 앞으로의 10년'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우리 사회의 현재를 진단하는 한편 정책 방향을 제시했다. 

    문휘창 서울대학교 국제대학원 교수는, 2016 국가선진화 지수를 발표하면서 “오늘날 한국의 선진화 구조를 보면 종합순위는 상승했지만 경제, 문화부문의 상승으로 인한 결과일 뿐 사회, 국제화 부문의 선진화 순위는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사회 및 국제화 지수가 개선돼야 품위 있는 국격을 가질 수 있다”고 했다. 

    '2016 국가선진화지수'는 OECD 국가를 비롯한 40개국을 대상으로 경제, 정치, 사회, 문화, 국제화 등 5개 대분류를 바탕으로, 각 세부 항목을 설정해 선진화 정도를 분석한 결과다. 

    분석 결과 선진화 상위 10위권 국가들은 주로 노르웨이, 스웨덴 등 유럽 소국들이었다. 반면 한국과 중국 일본은 중하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국가별 순위는 일본이 19위 한국 27위, 중국은 40위로 최하위를 기록했다.

    한국만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우리나라는 경제 위주의 선진형 국가에 속했다. 경제를 집중적으로 개발해 선진국 대열에 합류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 문휘창 서울대학교 국제대학원 교수.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문휘창 서울대학교 국제대학원 교수.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문휘창 교수는 "2013년과 비교해보면 문화와 경제 부분은 좋아졌지만, 사회와 국제화는 오히려 떨어졌다. 한국이 선진국으로 가기 위해서는 경제, 문화 등 강점만 키울 것이 아니라, 약점을 보완하는 정책으로의 방향 전환이 필요하다. 선진국이 될수록 약점 보완 전략이 강점 강화 전략보다 중요하다"고 밝혔다.

    문 교수는 한국이 선진국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법질서 개선, 국제 참여 및 공헌 확대, 분배, 1인당 국민소득 개선, 불평등에 대한 심리적 지수 개선 등이 이뤄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문 교수는 가장 중요한 개선 과제로 '공공부문 개혁'을 꼽았다.

    그는 "기업이나 국민 등 민간부문이 아닌 공공부문의 개혁이 필요하다. 정부 차원의 R&D 사업비용은 객관적으로 많은 편에 속하지만 효율성이 떨어진다. 선진국과의 지속적인 비교 분석을 통해 효율적인 제도와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했다. 

    박재완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은 발표가 끝난 뒤 시작된 한선 10주년 기념행사에서 "한선은 공동체 자유주의를 기반으로 우리 주도의 남북통일과 동북아 번영을 이루는 역동적 세계국가를 이루자는 모토가 있었다. 그런데 변화가 없는 것은 제시했던 (우리의) 처방이 틀려서가 아니라, 우리의 소리가 정책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진영이나 정파를 떠나 우리의 견해를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논리를 보강해야 한다. 우리 스스로 변화에 둔감하고 혁신을 게을리 한다면 앞으로 10년 뒤 대한민국은 크게 나아지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박 이사장은 "예전에 NASA에서 찍은 한반도 사진을 봤다. 밝은 불빛이 반짝거리는 한국과 다르게 북한은 평양에만 전기가 들어와 흡사 제주도 같았다. 지난 70년 극명하게 다른 길을 걸어와 현재의 결과를 낳았다. 이제는 섬이 아니라 반도의 위상을 되찾아야 한다"며 통일을 강조했다. 

    이날 행사 2부에서는 이병혜 명지대 교수의 사회로 '한선, 대한민국의 미래를 말하다'라는 주제의 정책 토크콘서트가 열렸다. 

    박재완 이사장은, 한선의 개선방향을 묻는 이병혜 교수의 질문에 “앞으로 선진국에 안착하기 위해서는 험난한 과제가 남아있다. 우리는 합리와 이성보다는 감정 쏠림현상이 심하기 때문에 합리적인 제3의 대안을 만들 창의적 단체가 필요하다. 앞으로 한선은 정파와 상관없는 민간 싱크탱크를 지향할 것이다, 어떤 정부가 들어서든 바른 정책을 펼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이병혜 교수는 "4차 산업혁명 이야기가 나오는 데 한국교육의 개혁이 너무 늦은 것 아니냐"는 질문을 던졌고, 이주호 한반도선진화재단 정책위원장은 "4차 산업혁명에 관한 국제사회 동향을 보면 시간이 별로 없다. 2025년 기술변화로 세상이 바뀐다고 예상하는데 아이들을 준비시킬 시간적 여유가 없다"고 우려했다.

    이 교수는 "그래서 한선에서 제안한 것 중 하나가 교육개혁위원회를 만들어서 입시방안과 교육과정을 많이 바꾸자는 것이었다. 4차 산업혁명을 준비하기 위해 적어도 10년, 장기적으로 목표를 세울 수 있는 교육개혁위원회가 필요하다. 국회에서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이날 행사에 참석한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는 "우리 국민들이 경주 지진으로 안전 위협을 느낀 만큼 북핵 위협을 느끼고 있는지 모르겠다. 북핵 해법이 있을까"라는 이병혜 교수의 갑작스러운 질문에, "우리나라 핵 기술자, 핵 공학자들과 이야기를 해보니 한국이 세계 5위 안에 드는 핵기술 강국이라고 하더라. 그러나 국가를 이끄는 리더십에 문제가 있다. (정치권에는) 전부 겁쟁이만 모여 있으니 국가 안보문제가 해결이 안 된다. 한선재단은 정치권과 언론이 (안보에 대해)잘못된 정보를 만들어내면 즉각 대응해야 한다"고 했다.

    이날 토크콘서트에서는 '한국형 노조'의 문제점도 주요 안건으로 다뤄졌다. 

    박재완 이사장은 "(노조가) 선진화 돼야 한다. 순수한 노사관계가 왜곡된 점이 있다. 각별히 신경을 써서 바로잡아야 한다"고 했다. 

    김진현 세계평화포럼 이사장은 대한민국이 가야할 방향을 묻는 사회자의 질문에 "대한민국이 가야될 길은, 북한 탈북민들의 눈물을 닦지 않고는 갈 수 없는 길"이라며, 대한민국의 해결 과제로 '통일'을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