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민주, 死因 논란중에도 "국가 폭력에 의한 억울한 죽음" 단정
  • ▲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장.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장.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야권은 고(故) 백남기씨를 순국선열(殉國先烈·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쳐 먼저 죽은 열사)이라고 여기는 걸까.

    국가를 위해 희생된 의인들은 외면하고, '불법 폭력시위' 민중총궐기에 참가했던 백남기씨에 대해서만 묵념을 하자는 야당을 두고 어느나라 국회의원인지 모르겠다는 정치권의 비판이 거세다. 

    14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는 야권이 백남기씨에 대해 추모 묵념을 하자고 제안하면서 시작부터 파행을 겪었다. 

    정의당 윤소하 의원은 의사진행 발언에서 "오늘 백남기 농민 문제가 핵심 의제가 될 것 같은데, 다 같이 추모 묵념을 하고 질의에 들어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양승조 위원장은 여야 3당 간사와 합의한 뒤 "사망 원인을 떠나 백남기 농민 사건은 우리 시대의 슬픔이자 아픔이니 30초간 다 같이 묵념하자"고 설명했다. 

    이에 새누리당 송석준 의원은 "간사 합의에 절대 반대한다"며 "언론과 국민이 지켜보는 가운데 이 추모는 너무 쌩뚱맞다"고 비판했다.

    송석준 의원은 "링스헬기 사고 사망자, 고(故) 안치범 의인 등 위대한 희생에 상임위 차원의 예의가 있었느냐"며 "우리는 온 국민을 대변하는 국회의원이다. 추념도 형평성 있게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박인숙 의원도 "공권력에 대한 도전은 용납해선 안된다"며 "개인적으로 조의를 표할 수 있지만 국회에서 (묵념을) 하는 것은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며 반박했다. 

    간사인 김상훈 의원만 "어쨌든 유명을 달리한 분에 대한 묵념 제안은 받아들일 수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 대한민국의 공권력은 존중받아야 한다"면서도 "전·의경 부상자가 속출하는 상황이 조명되지 못하고 있다"며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결국 김상훈 간사를 제외한 여당 의원들이 모두 퇴장했고, 남은 의원들만 백남기 농민을 추모하는 묵념을 했다. 

    묵념이 끝나고도 여당 의원들이 들어오지 않는 등 논란이 커질 기미가 보이자 더불어민주당 권미혁 의원은 "새누리당 의원들이 오실 때까지 시간을 주자"고 제안했다.

    정의당 윤소하 의원은 "다른 각도로 해석하지 마시고 조속히 같이 국감을 마무리했으면 좋겠다"며 어색한 해명을 내놨고 양승조 위원장은 곧 정회를 선포했다. 

    이와 관련 기동민 의원은 "부당한 공권력의 폭력으로 사망한 분에 대해 최소한의 예의와 도리를 갖추자는 것"이라며 "정부가 진심으로 미안하다고 망자와 유족에게 한마디만 사과했으면 이렇게까지 안 됐다. 이 정도 추모도 못 한다는 현실이 부끄럽다"고 지적했다. 

    더민주는 이후에도 묵념에 동참하지 않은 새누리당 의원들을 향해 "차가운 마음이 안타깝고 섭섭하다"며 비판했다. 

    이재정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정치적 견해와 관점이 다르다 해도 한 생명의 죽음 앞에선 겸허해야 한다"며 "국민의 대표인 국회의원이 국민의 죽음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하고 조의를 표하는 것이 무슨 문제가 될 수 있단 말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백남기씨의 사망에 대해 "국가 폭력에 의한 억울한 죽음이었고 사과 한마디 받지 못한 죽음"이라며 강조했다.

    한편 지난해 11월 '1차 민중총궐기' 집회에서 경찰이 쏜 물대포를 맞고 쓰러진 뒤 314일 만에 숨진 백남기씨에 대한 사망원인을 놓고 의료진과 유족 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유족 및 야권은 경찰의 물대포에 의한 '외인사'를 주장하며 부검에 반대하고 있고, 백남기씨의 주치의였던 서울대병원 백선하 교수를 비롯해서는 '병사'라며 부검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당시 사고 현장에서 목격된 '빨간 우의'를 입은 남성의 가격이 주요 사인으로도 거론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