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극진히 대접했던 새누리, 차기 대표 향한 경고 메시지로 해석도
  • ▲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가 총선 후 6개월을 돌아보면서 국민의당에 대해 혹평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가 총선 후 6개월을 돌아보면서 국민의당에 대해 혹평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가 4.13 총선 이후 6개월을 평가하면서 "국민의당은 더민주의 충실한 2중대였다"고 비판했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12일 국정감사 대책회의에서 "정치권이 총선 이후 새로운 정치를 위해 한 발이라도 정진한 것인지 국민께 송구스럽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정 원내대표는 "지난 총선에서 3당 체제를 만들어주신 국민의 명령은 양당의 극한 대립을 벗어나 협치를 하라는 것"이라며 "국민은 국민의당을 향해 균형자, 공정한 캐스팅 보트 역할을 기대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어떨 때는 더민주보다 과격하고 좌파적인 모습을 보였다"면서 "사실상 민주당의 선봉대 역할을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구체적으로는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 건 처리 과정에서 더민주 편 들기를 한 것과 대통령 사저·전직 검찰 총장 관련 의혹을 근거로 제시했다.

    나아가 "국민의당은 지난 총선에서 안보는 보수라고 했다. 과거 새누리당을 지지하던 사람들은 지난 4·13 총선에서 그 말을 믿고 국민의당을 찍었다"면서 "그 분들은 지금 후회하고 있을 것이다. 사드 배치에 반대하고 김정은 정권을 위해 쌀 지원을 계속하자는 게 보수냐"고 반문했다. 

    그는 "박지원 의원이 이끄는 국민의당이 총선 민의를 제대로 수용하고 있는지 의문"이라면서 "국민의당이 더민주의 2중대를 자임한다면 결국 친노 세력에 흡수 통일당하면서 소멸의 길을 걷고 말 것"이라고 직격탄을 쐈다.

    이처럼 정 원내대표가 국민의당에 대해 강경한 발언까지 쏟아내며 비판을 가한 것은 향후 다가올 예산 정국에서 더민주와 연합에 법안 처리를 강행하려는 움직임에 대비하려는 포석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더군다나 박지원 비대위원장이 임기 막바지에 다다른 것을 감안하면 새로 부임할 신임 비대위원장을 압박하는 효과도 있을 것으로 해석된다.

    최근 정세균 국회의장은 법인세 인상안을 세입예산안의 예산 부수 법안에 포함해 강행 처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새누리당으로서는 국민의당이 동조한다면 이를 막기 어렵다.

    그간 정 원내대표는 줄곧 박지원 원내대표를 향한 '러브콜'을 보내왔다. 그는 1988년부터 뉴욕한인회장이던 박지원 원내대표와 만난 인연을 강조하면서 사석에서 형님, 동생 하는 사이임을 공개한 바 있다.

    특히 지난달 22일에는 원내부대표단이 모여있는 카카오톡 방에 "국민의당을 잘 대해달라"고 보낸 메시지가 한 언론사의 카메라에 포착되기도 했다.

    그러나 김재수 장관 해임안을 놓고 박지원 원내대표가 '세월호 특조위 조사기한 연장' 등을 내세우며 끊임없이 협상력을 높이려 애썼고, 이에 실망한 정 원내대표가 국민의당에 대해 혹평을 쏟아냈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