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 원인 밝히라고 요구하면서 부검 반대하는 건 모순”
  • ▲ 엄마부대봉사단 등 5개 시민단체가 6일 서울대병원 앞에서 백남기 씨 부검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엄마부대봉사단 등 5개 시민단체가 6일 서울대병원 앞에서 백남기 씨 부검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엄마부대봉사단이 故 백남기 씨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대병원 앞에서 시위를 열고, 정확한 사망원인 확인을 위해서는, 조속한 부검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고인의 죽음을 애도하는 의미로 상복을 입은 엄마부대 회원들은, 시위 장소가 백씨의 장례식장 인근인 만큼 소란을 최소화 하면서도 "신속한 부검으로 병사인지 외인사인지 진실을 밝혀 달라"고 호소했다. 

엄마부대는 백 씨의 주치의인 서울대병원 백선하 교수의 '병사' 사인 견해를 지지하는 한편, 지난해 11월 백 씨가 민중총궐기대회 당시 쓰러졌을 때, 그를 가격하는 듯한 자세를 취했던 '빨간 비옷'을 입은 인물에 대한 검경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이날 엄마부대를 비롯해 나라지키기운동본부·정의로운시민행동·학부모엄마회·나라지키기119기도회 소속 회원들은 "신속한 부검으로 병사인지 외인사인지 진실을 밝혀달라" "물대포에 머리뼈 골절이 웬말이냐" "백남기 씨를 강타한 살인자를 찾아라" "살릴 수 있는 백남기 씨가 투석을 못 받으셨다니 너무 안타깝다" 등의 문구가 적힌 손피켓을 들었다.

주옥순 엄마부대 대표는 "도대체 살수차의 저지만으로 이마에 멍이 시퍼렇게 들고 골절될 수 있는지 이해를 못하겠다. 국민들에게 이런 거짓을 알리려는 사람들을 그냥 둘 수 없어 기자회견을 하게 됐다"고 했다.

이어 주 대표는 "우리도 부모가 있는 자식들인 만큼 백남기 어르신의 죽음이 가슴 아프다"면서 "어떻게 부모(백남기 씨)의 상태가 위독한 상황인데도 투석을 중단할 수가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옥순 대표는 "유족들은 지금도 외인사라는 주장을 하고 있다. 정말 외인사라고 생각된다면, 돌아가신 분의 명예 회복을 위해서라도, 부검을 통해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 ▲ 엄마부대봉사단 등 5개 시민단체가 6일 서울대병원 앞에서 백남기 씨 부검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엄마부대봉사단 등 5개 시민단체가 6일 서울대병원 앞에서 백남기 씨 부검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주옥순 대표는 백씨가 쓰러지던 당시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서는, 현장을 촬영한 동영상에 등장하는, ‘빨간 비옷’을 입은 사람에 대한 수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현재 인터넷에 떠돌고 있는 영상을 보면 빨간 비옷을 입은 사람이 나타나 백 씨에게 접근하고, 이후 백 씨가 힘 없이 늘어지는 모습이 보인다. 백 씨에게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인지, 빨간 비옷을 입은 인물의 정체는 무엇인지 밝혀내야 한다.”

    이어 주옥순 대표는 "이 사람을 찾아서 조사해야 하는 게 급선무다. (야당과 속칭 진보시민단체가) 경찰에게 책임을 물으려는 태도에는, 분명한 음모가 있다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날 엄마부대가 집회를 연 혜화동 서울대병원 주변에는, 부검에 반대하는 속칭 진보성향 시민사회단체들이 내건 수십개의 현수막이 내걸렸다.

    ‘부검 반대’ 현수막을 내건 정당·사회단체 가운데는 법원으로부터 이적단체(利敵團體) 판결을 받은 조국통일범민족연합(범민련) 남측본부와, 옛 통합진보당 출신들이 다수 합류한 민중연합당도 있었다.

    이 밖에 ▲4·16연대 ▲이한열기념사업회 ▲6·15공동선언실천남측위원회 ▲평등교육 실현을 위한 서울학부모회 ▲진보대통합 서울회의 ▲한국청년연대 ▲민주노동자전국회의 ▲전태일 재단 ▲인천 노사모 ▲평화협정운동본부 ▲민주일반연맹 ▲더불어민주당 ▲정의당 ▲기독당 등도 부검을 반대하는 현수막을 설치했다.

    이들이 내건 현수막에는 "우리가 세월호다 우리가 백남기다" "이한열의 다른 이름 백남기" "살인경찰 처벌하라 박근혜는 사죄하라" "살인정권, 민중총궐기로 심판하자" "박근혜 정권이 죽였다" 등의 문구가 포함돼 있다.


  • ▲ 속칭 진보성향의 시민사회단체들이 서울대병원 안에 정부를 비판하는 현수막을 걸었다. ⓒ뉴데일리 DB
    ▲ 속칭 진보성향의 시민사회단체들이 서울대병원 안에 정부를 비판하는 현수막을 걸었다. ⓒ뉴데일리 DB

    법원은 백남기 씨에 대한 부검을 결정, 영장을 발부했다. 그러나 유가족 등의 반대로 부검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백 씨에 대한 부검 실시 여부는 정치권에서도 뜨거운 감자다. 특히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여야가 이틀 연속으로 찬반논쟁을 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