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리 여행 중 SNS에 부친 임종 소식 올리며 "촛불 들어달라!" 호소
  • ▲ 故 백남기 씨의 둘째 딸 백민주화 씨가 지난 1일 오후 대학로에서 열린 '백남기농민 추모대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 뉴데일리
    ▲ 故 백남기 씨의 둘째 딸 백민주화 씨가 지난 1일 오후 대학로에서 열린 '백남기농민 추모대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 뉴데일리


    지난해 11월 14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1차 민중총궐기에 참석했다 경찰이 쏜 물대포에 맞고 쓰러진 뒤 숨을 거둔 고(故) 백남기(69)씨의 딸(백민주화·사진)이 백씨가 사망한 날, 휴양지 '발리'에서 여행 중이었던 것으로 드러나 네티즌들의 공분을 자아내고 있다.

    백민주화씨는 아버지(백남기)의 사망 소식이 전해진 지난달 25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오늘밤, 촛불을 들고 아버지를 함께 지켜달라"며 "자신도 시댁 식구들과 함께 금방 들어가겠다"는 글을 올렸다.

    오늘밤 촛불을 함께 들어주세요. 아버지를 함께 지켜주세요. 늦어서 죄송합니다. 저는 시댁 식구들과 같이 금방 들어갈게요.


    부친의 임종 소식을 알리고, '자신도 금방 들어가겠다'며 지지자들의 추모를 당부하는 이 글은 '당연히' 대한민국에서 작성된 것으로 추정됐다.

    아버지가 사경을 헤매고 있는 와중에 친딸이 '휴양 목적'으로 해외에 있으리라고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까닭에, 네티즌들은 '금방 들어가겠다'는 백민주화씨의 말을 '시외에서 시내로 들어가겠다'는 뜻 정도로 이해했다.

    그러나 백민주화씨가 이 글을 작성할 당시 페이스북 '위치 태그'에는 '인도네시아', '발리 섬', 'Labuanhaji'라는 외국 지명이 적혀 있었다.

    백민주화씨가 남긴 "금방 들어가겠다"는 말은 기가 막히게도 '시외'가 아닌, '외국'에서 국내로 돌아오겠다는 뜻이었다.

  • ▲ 故 백남기 씨의 둘째 딸 백민주화 씨가 지난 1일 오후 대학로에서 열린 '백남기농민 추모대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 뉴데일리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네티즌들은 "아버지가 병원에서 사경을 헤매고 있는데 자신은 버젓이 해외 여행을 떠나는 게 말이 되느냐" "부모가 임종 직전이라면 해외 여행 중이라도 당장 입국하는 게 정상일텐데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는 글로 백민주화씨의 부적절한 처신을 맹비난했다.

    특히 자신은 가족과 함께 해외에 머물러 있으면서 다른 이들에겐 부친을 추모하는 집회에 와 달라는 글을 올리는 행위는 대단히 '무책임하고도 위선적인 언사'라는 목소리가 높았다.

    논란이 거세지자 백민주화씨는 지난 1일 "자신은 몇 달 전 계획한 시댁과 남편과 아이의 여름 휴가를 망칠 자격이 없다"며 "아버지의 임종을 보기 위해 24시간 대기해야 하는 것이 '백남기 딸'의 조건이라면 저를 그냥 불효자라 불러달라"는 해명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백민주화씨는 "숨기고 싶었으면 애초에 휴가 사진과 위치조차 공개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걸 왜 숨기느냐"고 반문한 뒤 "아이는 7~9월 사이 두달간 아빠와 조부모와 떨어져 한국에서 지냈고, 전 고생한 아이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주고픈 평범한 엄마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저도 제 가족과 어린 아들이 있고 제 생활이 있습니다. 아버지를 사랑하지만 백남기 딸이 제 직업도 아니고 저는 그 직업만을 위해 독신으로 살진 않을거니까요.


    한 마디로 부친이 병상에 누워 있고 사경을 헤매고 있다고 해서 여행을 떠나지 말란 법이 있느냐는 식으로 자신의 행위를 '정당화'하는 논리를 편 것.

  • ▲ 만화가 윤서인   ⓒ 뉴데일리
    ▲ 만화가 윤서인 ⓒ 뉴데일리

    아집에 사로잡힌 백민주화씨의 해명글은 도리어 '불난 집에 기름을 끼얹는 격'이 되고 말았다.

    한 네티즌은 "'백남기 딸'인 게 직업은 아니지만, 직업보다 더 중요한 게 윤리이고 도리 아니냐"며 "그럼 며느리이고 아이의 엄마인 것은 직업이라서 그 상황에 발리를 놀러갔느냐"고 비판의 화살을 퍼부었다.

    이해가 안되네 발리여행가는게 뭐가 그렇게 대단하다고 아버지가, 장인어른이, 사돈이 사경을 헤매는데 휴양지 놀러가서 하하호호할 생각을 다 하지? 예측할수 없던 사고에 의한 사망도 아니고 이미 여행 며칠전부터 병원에서는 마음의 준비를 하라고 했을텐데.

    게다가 발리여행 예약을 수년전에 했을리도 없고.백남기 딸인게 직업은 아니지 그치만 직업보다 더 중요한게 윤리이고 도리아닌가? 그럼 며느리이고 아이의 엄마인 것은 직업이라서 그 상황에 발리놀러갔나? 저런 자식도 딸이라고 애지중지 키웠을텐데 눈감는 순간까지도 그리워했을텐데 뭔가 씁쓸하네.

        - iou1****


    또 다른 네티즌은 "(부친이 위독한 와중에 여행을 간 것도 문제지만)페이스북에 올린 게시물에 위치를 발리로 표시해놓고 1시간 뒤에 올린 게시물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으로 바꾸고..그뒤에 올린 게시물에서 밤 비행기로 한국 들어간다고 하고..이게 문제"라며 "둘째딸이란 분이 논란거리를 스스로 만드셨다"고 일침을 가했다.

    아버지가 위독하신데 발리휴가? 시댁식구들과 몇달전부터 계획된 여행이라고 했는데 있을수 있는 일인지? 대부분 부모가 임종 직전이라면 자녀들이 다 하던 일 중단하던데...

    해외여행중이라도 여행 중단하고 바로 한국오구요 여행간 것도 문제지만 페이스북에 올린 게시물에 위치를 발리로 표시해놓고 1시간 뒤에 올린 게시물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으로 바꾸고.. 그뒤에 올린 게시물에서 밤비행기로 한국 들어간다고 하고..이게 문제죠..논란거리를 스스로 만드셨어요 둘째딸이란 분이.

        - vick****


    평소 '입바른 소리'를 잘 하기로 정평이 난 웹툰작가 윤서인씨도 백민주화씨에 대한 비판 대열에 합류했다.

    윤씨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썬크림 바르고 리조트 썬베드에 누워서 칵테일 한잔에 조식 부페 호핑 투어 스노클링도 즐기지만, 그래도 페북으로는 '사랑하는 아버지를 지켜주세요'라는 애틋한 글도 올렸는데..뭐 어때?"라는 글로 백민주화씨의 언행을 조롱하는 글을 남겼다.

    사람들이 참 너무한다. 아무리 아버지가 크게 위독하셔도 세계적인 휴양지 발리에 두근두근 좀 갈수도 있지. 썬크림 바르고 리조트 썬베드에 누워서 칵테일 한잔에 조식 부페 호핑 투어 스노클링도 즐기지만, 그래도 페북으로는 '사랑하는 아버지를 지켜주세요' 애틋한 글도 올렸는데..뭐 어때?

    하필이면 위치 정보에 뜨는 발리도 얼른 서울의 병원으로 수정했구먼, 그러다 여론이 나빠지자 발리라고 하면 좀 그러니까 '인도네시아'에서 돌아간다고 인정도 했잖어. 그렇게 돌아와서 장례식장에서 유명인과 유쾌한 인증샷도 찍어 올리고 또 열심히 댓글 확인하며 나도 이제 좀 유명해진 기분도 느껴보고 뭐 그럴수도 있지.

    물론 내가 저런 상황이면 행여나 페북 같은 것 쳐다볼 정신도 없을 것 같고 절대로 저런 짓들은 다 못하겠지만 세상은 넓고 저런 사람도 다 있는 거지 너무 뭐라 그러지들 말았으면.


  • ▲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   ⓒ 뉴데일리
    ▲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 ⓒ 뉴데일리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은 '백남기씨의 친딸이 (발리 여행을 가느라) 부친 임종도 지키지 못했다'는 비판에서 한 발 더 나아가, "병원 의료진이 혈액투석을 권유했을 때 딸 백민주화씨는 인도네시아 발리 여행 중이었다"며 사실상 유가족에게도 백씨 사망에 대한 책임이 있음을 거론했다.

    고인이 사망하기 6일전 급성신부전증이 와서 가족에게 혈액투석을 권했는데도 가족이 적극적인 치료를 원하지 않아 사망하게 됐다는 겁니다.

    적극적인 치료를 했다면 물론 사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이때 백남기씨 딸은 어디 있었을까요?

    인도네시아 발리 여행 중이었습니다.

    이 딸은 아버지가 사망한 날 발리에 있으면서 페북에 "오늘밤 촛불을 들어주세요. 아버지를 지켜주세요"라고 씁니다.


    김진태 의원은 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고인(백남기)의 선행사인으론 급성경막하출혈이라고 돼 있지만, 안와골절상도(눈주위 뼈) 발생했다고 한다"며 "그러나 물대포로는 얼굴뼈가 부러질 수 없고, 물대포를 맞고 쓰러졌는데 머리와 얼굴에 두 군데 이상 중상을 입었다는 것도 쉽게 이해가 안된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병사가 아니라 '외인사(外因死)' 가능성이 있다면 오히려 부검은 더욱 필요한 상황"이라며 "정작 부검은 반대하면서 사인에 대한 진상 규명을 요구하는 야당의 행태를 이해할 수 없다"고 비꼬았다.

    부검은 억울한 죽음을 없게 하기 위한 것입니다.

    무엇보다 고인을 위해서 꼭 해야 합니다.

    이런데도 부검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야당은 특검을 하자고 합니다.

    뼈가 부러졌는데 엑스레이는 안 찍겠다고 버티면서 특진만 받겠다는 꼴입니다. 미안하지만 제아무리 특진의사라도 엑스레이는 찍어야 할 겁니다.


    "백남기씨의 가족분들은 평소 여러 합병증에 대한 적극적인 치료를 원치 않았다. 백씨를 사망에 이르게 한 것은 6일 전부터 시작된 금성신부전"이라는 서울대병원 신경외과 백선하 교수의 말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김세의 MBC 기자는 "위독한 아버지의 사망시기가 정해진 상황에 해외 여행지 발리로 놀라간 친딸의 행위는 사실상 아버지를 안락사시킨 셈"이라며 비판의 강도를 더욱 높였다.

    납득하기 어려울 정도로 매정한 딸이 있다.

    아버지가 급성신부전으로 위독한 상황에서 의료진은 투석치료를 하지 못했다.

    바로 가족들이 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 딸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어차피 아버지의 사망일시만 바뀔 뿐이라고.

    결국 아버지는 급성신부전으로 숨을 거뒀다.

    사실상 아버지를 안락사시킨 셈이다.

    더더욱 놀라운 사실은 위독한 아버지의 사망시기가 정해진 상황에서 해외여행지 발리로 놀러갔다는 점이다.

    모르고 간 것도 아니고, 사망시기가 사실상 정해진 상황에서 말이다.

    영화 '인천상륙작전'의 명대사가 떠오른다.

    공산당 역할을 했던 배우 이범수의 말이다.

    이념은 피보다 진하다...


  • ▲ 故 백남기 씨의 둘째 딸 백민주화 씨가 지난 1일 오후 대학로에서 열린 '백남기농민 추모대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 뉴데일리
    ▲ 故 백남기 씨의 둘째 딸 백민주화 씨가 지난 1일 오후 대학로에서 열린 '백남기농민 추모대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 뉴데일리

    지난해 11월 '1차 민중총궐기' 집회에서 경찰 차벽에 연결한 밧줄을 잡아 당기다 경찰이 쏜 물대포를 맞고 쓰러진 백남기씨는 즉각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돼 뇌수술을 받았으나 지난달 25일 오후 2시 15분 숨을 거뒀다. 사인은 급성신부전.

    이와 관련,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은 4일 열린 서울고검 대상 법사위 국감에서 "얼굴에 물대포를 맞았다고 바로 뼈가 부러질 수가 있느냐. 압력이 더 강한 세차장에서도 사람 뼈가 부러진다는 것은 상상하기 힘들다"며 부검의 필요성을 강조한 반면,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우리나라 최고 전문가들에게 조사를 받았고, 1년 가까이 입원하다가 사망한 경우에 부검한 사례가 있느냐"고 반대 의사를 표명하고 있는 상황이다.

  • ▲ 지난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학로에서 열린 '백남기 농민 추모대회'에서 참가자들이 경찰병력과 대치하고 있는 모습.  ⓒ 뉴시스
    ▲ 지난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학로에서 열린 '백남기 농민 추모대회'에서 참가자들이 경찰병력과 대치하고 있는 모습. ⓒ 뉴시스

    전라남도 보성군 웅치면 부춘 마을에서 태어난 고 백남기씨는 68년 중앙대 행정학과에 입학해 '민주화 운동'을 하다 71년 일명 '위수령 사태' 반발 시위로 1차 제적됐다.

    이후 유신 철폐 시위를 주도한 혐의로 무기정학 처분을 받은 고인은 명동성당에서 수배 생활을 하다 2차로 제적을 당했다.

    갈멜수도원에서 수사 생활을 하다 80년 '서울의 봄' 때 학교로 돌아와 총학생회 부회장을 맡은 고인은 유신 잔당 퇴진 시위를 주도한 혐의로 결국 퇴학 조치를 당했다.

    이듬해 고향으로 내려가 박OO씨와 결혼한 고인은 이후에도 가톨릭농민회 광주전남본부 회장을 역임하며 '우리밀 살리기 운동' 등을 전개한 바 있다.

    유족으로는 부인 박OO와, 아들 백두산씨, 딸 백도라지·백민주화씨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