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정일, "논문 통과 증명서 받았으니 학위 취득한 셈"경희대 진상조사 후 “고의성 없다” 결론...명예교수직 유지
  • ▲ 2010년 11월 9일 경희대학교 중앙도서관에서 열린 독서토론회에서 강연하고 있는 도정일 경희대 명예교수. ⓒ 다음 블로그 캡처
    ▲ 2010년 11월 9일 경희대학교 중앙도서관에서 열린 독서토론회에서 강연하고 있는 도정일 경희대 명예교수. ⓒ 다음 블로그 캡처


    "인간의 품위와 인간다움의 가치를 지켜내는 일은, 인간에 대한, 인문학의 가장 중요한 책임이다."

    한국을 대표하는 인문학자 중 한 명으로 평가받는 도정일 경희대 영문과 명예교수가, 한 포럼에서 '인문학적 성찰'을 강조하며 한 말이다. 

    도정일 교수는 올해 2월 정년 퇴임 이후에도 활발한 사회활동을 하고 있지만, 정작 그가 오랫동안 몸담은 학교 안에서는, 그의 이력과 행보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존재한다.

    도정일 교수를 향한 불편한 시선은, 그의 석박사 학위를 둘러싼 추문에 모아져 있다. ‘한국을 대표하는 인문학자’라는 애칭이 무색하게, 그가 존재하지도 않는 석박사 학위를 ‘취득한 것처럼’ 사칭했다는 것이 의혹의 핵심이다.

    지난 해 12월 뉴스토마토는 도 교수가 석·박사를 취득한 적이 없으며, 전공과목도 영문학이 아닌 미국학이라는 사실을 단독 보도해 '학력 위조설'에 불을 지폈다. 

    그동안 도정일 교수는 여러 곳에서 자신의 학력을 '미국 하와이대 영문한 석·박사'로 기재해왔다.

    도 교수는 문제의 기사에 대해 "(박사학위 청구) 논문이 (최종 심사를) 통과한 상태에서 주석이나 참고문헌 정리 등 마무리를 안한 것이다. (논문)통과증명만 받은 것은 내가 무책임했지만, (박사학위를) 받은 거나 마찬가지"라고 해명했다.

    도정일 교수의 주장은 이렇게 정리할 수 있다.

    “박사학위 논문은 최종 심사를 통과했지만 시간이 부족해 참고문헌과 주석 등 마지막 정리를 하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학위를 취득하지는 않았지만, 논문이 통과됐기 때문에 박사학위를 받은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본다.”

    도정일 교수가 밝힌 박사학위논문 심사 통과 시점은 1984년 8월로, 이때 그는 이미 모교인 경희대 교수로 있었다. 한국에서 교수 생활을 시작하면서, 논문을 정리할 만한 시간적·심정적 여유가 없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그는 미국학이 아닌 영문학 전공으로 알려진 데 대해서는 "자신이 영문과에 들어오다 보니 직원들이 그냥 영문학 전공으로 기재했다"며 학교 측에 원인을 돌렸다.

    그러면서 그는 본인이 적극적으로 나서 석박사 학위 사실을 강조하거나 언급한 사실이 없다며, 석박사 학위를 사칭한 것 아니냐는 일부 의혹은 사실과 다르다고 강변했다.

    도정일 교수는 일반인에게는 인문학자로, 지식인사회에서는 親진보 성향의 학자로 널리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세월호 이슈’를 주제로 한겨레, 경향 등의 매체와 자주 인터뷰를 했다.

    도정일 교수는 전공인 미국학이나 문학비평과는 거리가 다소 먼 ‘시장전체주의’라는 용어를 작명한 사람이기도 하다.

    ‘시장전체주의’라는 표현에서 알 수 있듯, 그가 갖고 있는 경제관은 反시장적이다. 고용 보장, 기본소득 보장을 중시하면서 기업이 추진하는 경영합리화에 대해서는 상당히 부정적인 인식을 드러내고 있다.


    논문심사위원 서명 문건이 두 개, 진본(眞本)은?

  • ▲ 위쪽은 도정일 교수가 하와이대에서 아무런 학위도 취득해지 못했다는 내용을 담은 미국 NSC의 확인 문서. 아래쪽은 도정일 교수가 하와이대 미국학과에서 1984년 8월27일에 받았다는 학위논문 부속문서로, '논문의 최종본을 과 사무실에 제출해달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 ⓒ 뉴스토마토 기사 화면 캡처
    ▲ 위쪽은 도정일 교수가 하와이대에서 아무런 학위도 취득해지 못했다는 내용을 담은 미국 NSC의 확인 문서. 아래쪽은 도정일 교수가 하와이대 미국학과에서 1984년 8월27일에 받았다는 학위논문 부속문서로, '논문의 최종본을 과 사무실에 제출해달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 ⓒ 뉴스토마토 기사 화면 캡처


    도정일 교수의 해명은 새로운 의혹을 낳고 있다.

    도정일 교수의 석박사 학위 사칭 논란은, 학교 밖이 아닌 안에서 먼저 제기됐다. 가장 앞장서 관련 의혹의 진상 규명을 요구하고 있는 사람은 다름 아닌 경희대 A교수다.

    그가 도정일 교수의 새로운 해명에 대해 내놓은 추가 의혹은, 도 교수가 올해 1월 학교 측에 증거로 제시했다는, 하와이대 논문심사위원 서명 문건의 진위 여부와 깊은 관련이 있다.

    다음은 A 교수가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글 중 일부분으로,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해당 내용을 원문 그대로 옮긴다.

    그(도정일 교수)는 1984년 8월 박사논문이 통과는 되었으나 학위 청구를 하지 않아 명목상의 박사학위만 없을 뿐 박사학위를 받은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그러면서 자신이 박사학위 소지자로 알려진 것은 자신의 잘못이 아니며, 스스로 박사학위를 사칭한 적은 없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이는 그가 과거에 학교나 언론사 등에 제출한 서류상의 내용과 상당한 차이를 보이는 주장이다.
    (중략)
    지난 1월 학교 측 조사 때 도 교수는 그의 박사논문 통과를 주장하기 위해 1984년 심사위원 전원이 서명했다는 서류를 제출한 바 있다.

    그런데 그는 불과 두어 달 전까지만 해도 1984년 박사논문 통과의 증거라며 심사위원 5인 중 3인의 서명만이 있는 서류를 제시하곤 했다(이 서류는 예전에 그가 학교에 제출한 서류이기도 하다).

  • ▲ 도정일 교수가 자신의 박사논문 심사 통과 사실을 입증하기 위해 학교 측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진 서면 중 하나. 심사위원 5명 중 3명의 서명만 들어가 있다. 이에 대해 A 교수는 “도 교수가 지난해 말까지 이 서면을 증거로 제시하다가, 올해 들어 심사위원 5명 전원이 서명한 새로운 문건을 증거로 제출했다. 만약 나중에 제출한 문건이 진본이라면, 해당 서면을 왜 이제야 제출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 A 교수 블로그 캡처
    ▲ 도정일 교수가 자신의 박사논문 심사 통과 사실을 입증하기 위해 학교 측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진 서면 중 하나. 심사위원 5명 중 3명의 서명만 들어가 있다. 이에 대해 A 교수는 “도 교수가 지난해 말까지 이 서면을 증거로 제시하다가, 올해 들어 심사위원 5명 전원이 서명한 새로운 문건을 증거로 제출했다. 만약 나중에 제출한 문건이 진본이라면, 해당 서면을 왜 이제야 제출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 A 교수 블로그 캡처


    (도 교수는) 박사논문은 심사위원 과반수 이상의 찬성으로 통과되며, 5인 중 3인은 과반수에 해당하므로 그 서류가 유효하다는 주장을 편 바 있다. 그런데 갑자기 5인 전원이 서명한 서류라며, 새로운 서류를 학교에 제출한 것이다.

    이 서류가 진본이라면, 이번에는 도교수가 학위를 받지 못한 것이 오히려 이상해진다. 도 교수는 이 서류를 박사논문심사에 통과한 날 그 자리에서 받았다고 하지만, 이는 일반적인 미국 대학의 관행과 크게 다른 것이다.

    이 서류는 논문심사과정에서 지적된 심사위원들의 수정지시사항을 모두 반영하고, 학교 측 소정 양식에 따른 논문 최종본을 완성한 뒤에 비로소 받는 것이다.

    따라서 이 서류는 논문 최종본이 완성되었음을 전제로 하는 것이며, 이 서류와 논문 최종본을 학교에 제출하면 그대로 박사학위를 받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이 서류가 진본이라면 도교수는 아무 문제도 없이 박사학위를 받았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교수는 주석과 참고문헌 작업 등 마무리 작업을 하지 않아 학위 청구를 못했다는 이해하기 어려운 주장을 펴고 있다.

    더욱 이상한 것은 논문이 통과되었다는 때가 1984년 8월이고 도교수가 하와이대에 적을 둔 것은 1985년 12월까지인데, 그동안 아무리 경희대에서 강의를 병행했다고 하더라도, 두 번 이상의 방학기간이 있었는데도 주석이나 참고문헌 정도의 작업을 할 여력이 없어 다 받아놓은 박사학위를 포기했다고 하는 것은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 주장이다.

    1984년 8월에 논문심사를 받았다면서, 심사 당일 서명을 받았다는 논문 표지에는 1984년 12월로 적혀 있는 것도 의문이 가는 지점이다.

    특히 그가 지난 해 말까지 다음에서 보는 바와 같이 3인의 심사위원만이 서명한 서류를 일관되게 제시해 온 점을 감안하면, 그가 그동안 심사위원 5인 전원이 서명한 서류가 있다는 언급 자체를 전혀 하지 않은 이유가 무엇인지 의문으로 남는다.

    무엇 때문에 불과 몇 달 전인 작년 12월 말에만 해도 5인 중 3인의 서명이면 과반수로 유효하다는 주장을 했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과거 학교에 제출한 서류도 이 3인의 서명 서류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A 교수 “도정일 교수 학위 논란, 첫 시작은 1983년”

  • ▲ 도정일 경희대 명예교수와 같은 학교에 적을 두고 있는 A 교수는 2016년 3월 19일까지 경희대학교 공식 영문 홈페이지에 도 교수가 1981년 하와이대로부터 박사학위를 받은 것으로 기재돼 있었다고 폭로했다. ⓒ 다음 블로그 캡처
    ▲ 도정일 경희대 명예교수와 같은 학교에 적을 두고 있는 A 교수는 2016년 3월 19일까지 경희대학교 공식 영문 홈페이지에 도 교수가 1981년 하와이대로부터 박사학위를 받은 것으로 기재돼 있었다고 폭로했다. ⓒ 다음 블로그 캡처

    현재는 삭제됐지만, 올해 3월19일까지 경희대학교 공식 영문 홈페이지는, 도정일 교수의 최종 학력을 ‘1981년 미국 하와이대 영문학 박사’로 소개했다.

    이런 사실은 도 교수가 말한 박사논문 통과시점과 상당한 차이가 있다. 도 교수는 자신의 박사학위 논문이 심사를 통과한 시점을 1984년 8월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학교 영문 홈페이지를 비롯해 이와 다른 내용이 표기된 사례는 상당히 많다. 실제 조선일보 인물정보를 보면, 도 교수의 박사학위 취득 시기는 1983년으로 돼 있다.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A 교수는, 자신이 직접 학교 측 열람자료를 확인한 결과, 도정일 교수의 자필 이력서에는 박사학위 취득연도가 1982년으로 기록돼 있다고 말했다. A 교수는 자필 이력서 이외에도, 도 교수의 학위취득시기를 다르게 기재한 문건이 적지 않다고 밝혔다.

    A 교수는 도정일 교수의 학위를 둘러싼 잡음이 그가 임용된 시점부터 불거졌다고 주장하면서, 이런 사실을 도정일 교수 본인이 몰랐을 리 없다는 뜻을 내비쳤다.

    A 교수에 따르면 도정일 교수의 학위 논란은 1983년 채용 당시부터 있었다. 도 교수가 박사학위를 받지 못했다는 이야기가 교수들 사이에서 간간이 나왔지만, 오래된 일이기 때문에 아무도 사실관계를 확인하지는 않았다고 A 교수는 증언했다.

    도정일 교수의 석박사 학위 취득 의혹은, 2011년 그가 후마니타스칼리지 대학장으로 임명되면서 다시 동료 교수들의 입에 오르내리기 시작했다. 도정일 교수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진을 자신의 제자 혹은 인연이 있는 사람들로 채우고 있다는 불만이 나오면서, 학력 의혹이 다시 논란의 도마 위에 오른 것. 

    A 교수는 "이 과정에서 학교 측에 학위를 재검증 해달라는 요청을 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래서 학교 감사행정원을 직접 찾아가 도 교수의 이력서 자료를 열람했다"고 주장했다. 

    A 교수는 "감사행정원 관계자와 도 교수가 써서 낸 이력서를 봤는데 박사학위 연도가 모두 다르게 기재돼 있었다"고 말했다. 도 교수의 박사학위 연도는 서류에 따라 1981년부터 1984년까지 다양하게 기재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희대 측은 "도정일 교수는 채용 당시에 박사학위를 받았다고 하지 않고, 학위논문을 썼다고 얘기했다. 1984년 박사논문 최종 확인 과정에서 담당 교수 도장을 받은 증빙자료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하와이 대학교 영문학 석·박사'로 기재된 숱한 기록물

  • ▲ 2009년 한길사가 발행한 <담론과 성찰1>에 기재된 도정일 교수의 학력사항. ⓒ 화면 캡처
    ▲ 2009년 한길사가 발행한 <담론과 성찰1>에 기재된 도정일 교수의 학력사항. ⓒ 화면 캡처

    도 교수가 ‘학위 사칭 의혹’을 잠재우려면, 자신의 저서와 언론 인터뷰에서 학력 사항을 하와이대 영문학 석박사로 밝힌 이유에 대해, 명확한 답변을 내놔야 한다.

    한국일보의 2009년 6월10일자 <창간 55주년, 도정일 경희대 명예교수 인터뷰>에는 도 교수 학력이 하와이대학교 영문학 석·박사로 기재돼 있다. 

    2006년 2월3일자 문화일보 기사에도 "도 교수는 지난 66년 경희대 영문과를 졸업하고 미국 하와이대에서 영문학 석사 및 박사학위를 받았다"고 소개돼 있다.

    비교적 최근인 2014년 7월에도 도 교수는 중앙일보에 칼럼을 기고하면서, 자신의 약력을 하와이대 영문학 박사라고 썼다. 

    도 교수의 저서들을 봐도, 그의 최종학력은 하와이대 영문학 박사로 나와 있는 경우가 많다. 2009년 한길사가 발행한 <담론과 성찰1>, 2010년 이숲이 발행한 <인문학 콘서트> 등도 마찬가지다. 

    2013년 경희대 신입생을 대상으로 한 특강을 알리는 포스터에도, 그의 최종학력은 하와이대 영문학 박사로 나와 있다. 

    이에 대해 도 교수는 "출판물에 필자를 소개할 때 필자의 승인을 받는 것이 정상이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다수 있다. 의도적으로 학력을 부풀린 것은 아니다"라고 항변했다.

    그가 직접 자신의 학위를 거론하지 않았다고 해도, 30여년간 수많은 강연과 저술, 기고를 통해 자신의 학력이 어떻게 대중에게 소개되고 있는지를 몰랐다는 말은 상식 밖의 해명이다.


    인터넷 포털사이트 도정일 교수 최종학력, 지난해 중반 수정

  • ▲ 도정일 교수는 지난해 6월29일, 자신의 학위 논란에 대한 언론 보도가 있기 약 5개월 전  네이버 프로필의 학력사항을 '하와이대 영문학과 석박사'에서 '하와이대학교 대학원 미국학 박사과정 수료'로 수정했다. ⓒ 네이버 화면 캡처
    ▲ 도정일 교수는 지난해 6월29일, 자신의 학위 논란에 대한 언론 보도가 있기 약 5개월 전 네이버 프로필의 학력사항을 '하와이대 영문학과 석박사'에서 '하와이대학교 대학원 미국학 박사과정 수료'로 수정했다. ⓒ 네이버 화면 캡처


    도정일 교수가 자신의 학위 논란이 가시화 될 것을 알고 있었다는 주장도 나온다. 학계 인사들 사이에서, 도 교수가 후마니타스칼리지 대학장을 사임한 이유가, 건강이 아닌 학위 때문이라는 말이 돌았다는 것. 

    도 교수가 후마니타스칼리지 대학장을 그만둔 직후 네이버, 다음의 인물정보 중 학력사항이 수정됐다. 뉴스토마토가 도 교수의 학위 사칭 논란을 보도하기 약 5개월 전이다.

    지난해 6월29일자 네이버 인물정보를 보면, 도정일 교수 학력은 ‘하와이대학교 영문학 석·박사’로 소개돼 있었다. 그러나 현재 도 교수의 최종학력은 하와이대 대학원 미국학 박사과정 수료로 나온다.


    여전히 남는 5가지 의혹

    위에서 볼 수 있듯, A교수가 제기하는 의혹은 상당히 구체적이다. 반면 학교나 도정일 교수의 반론 혹은 해명은 빈약하거나 미온적이다.

    A교수의 주장은 그 수위가 매우 높다. 그의 주장은 학위 혹은 그 관련서류의 위변조 의혹까지 담고 있다.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할 때, 당사자의 구체적인 입장표명이 반드시 필요하다.

    만약 위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면, 분명하게 반박을 해야 할 사안이다. 왜냐하면 위 주장은 30년 넘게 도정일 교수가 쌓아온 명성을 한 순간에 무너트릴 수 있는 민감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제기된 의혹을 해소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당사자인 도정일 교수가 직접 입장을 밝히는 것이다.

    현재까지 나온 의혹 가운데, 학교와 도정일 교수 측이 분명하게 밝혀야 할 주요 사항은 아래와 같다.

    ①올해 1월 진상조사에 나선 학교 측이, 도정일 교수의 석박사 학위 사칭 의혹에 대해 결론을 내리지 않은 이유.

    ②도정일 교수가, 논문이 최종 심사를 통과했다는 주장을 입증하기 위해, 학교 측에 제출한 논문심사위원 서명 문건의 위변조 의혹에 대한, 도 교수 및 학교 측의 답변.

    ③A교수는 학교 측이 보관 중인 도정일 교수의 자필 이력서를 열람한 결과 석사학위 연도는 1976년 혹은 1977년, 박사학위 연도는 1982년으로 기재돼 있다고 주장하고 있음. 도 교수가 석박사 학위를 받지 않았음을 시인한 이상, A 교수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도 교수는 상당히 오래 전부터 학위를 사칭한 셈이 됨. 이에 대한 학교 및 도정일 교수 측의 입장.

    ④A교수는 학교 측 보관 자료를 열람한 결과, 도정일 교수의 박사학위 취득 연도가 1981년에서 1984년까지, 문건마다 다르게 표기돼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며, 학교 측이 이들 자료에 대한 정밀조사를 실시하지 않은 이유에 의문을 제기함. 이에 대한 학교 측의 반론.

    ⑤A교수는 도정일 교수가 부임한 뒤, 학교 측이 교육부(당시 문교부)에 도 교수의 학위를 석사 및 박사로 보고했다고 주장함. 이에 대한 학교 측의 확인 및 답변.


    학교는 올해 2월 초, 도정일 교수 석박사 학위 논란에 대한 조사를 실시한 뒤 감사보고서를 발표했다. 학교는 이를 통해 도 교수가 고의적으로 학위를 속인 것으로 볼 수는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도정일 교수는 지금도 명예교수직을 유지하고 있다.

    본지는 학교 측의 입장을 듣기 위해 여러 차례 통화를 시도했으나, 명확한 답을 듣지 못했다. 학교는 본지 기자와의 마지막 통화에서 “행정감사원 측이 교육이 있어서 전화가 어렵다. 다시 연락을 주겠다”고 했지만 답은 오지 않았다.

    본지는 의혹의 당사자인 도정일 교수와의 연락도 시도했다. 뉴데일리는 도 교수의 이메일을 통해 인터뷰를 요청했으나 수신만 확인했을 뿐, 답변을 받지는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