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기문發 정계개편 시나리오 B1,B2,C

    반기문은 새로운 정치세력을 모으고 있을까?

    金成昱    
      

  • 潘총장이 딴 생각을 하고 있을 수도 있다.
    ‘박근혜·친박’과 맞물린 낙인찍기·프레임 씌우기의 부담감 등 여러 가지 고민으로 새누리당 경선 참여가 아닌 제3지대에서 새로운 정치세력을 모색하고 있다는 가설이다.

    반기문 관련 제3지대론은 두 개의 곁가지로 분류된다.
    올해 말이나 내년 초 새누리당이 먼저 깨지고 반기문이 참여하는
    시나리오(B) 또는 반기문이 제3지대에서 머물다가 대선 직전 새누리당 후보와의 단일화에 나선다는 시나리오(C).

    제3지대론으로 불리는 시나리오B는 다양한 변통이 가능하다.
    새누리당 발 제3지대론(B1)은 비박 후보들의 낮은 경쟁력이 원인이다.
    현재 제3지대론에서 논의되는 비박 쪽 대권 후보 유승민 의원, 오세훈 前시장, 김무성 前대표,
    이재오 前의원, 정의화 前국회의장 등은 많아야 5%대 지지율에 머무른다. 어차피 새누리당 안에서 승산이 없으니 이재오·정의화 처럼 판을 깨고 나가 潘총장은 물론 손학규 前고문과 심지어 안철수 의원까지 끌어들여 판을 키운 뒤 승부를 건다는 것이다.

    시나리오B1은 일종의 ‘중도’라는 가치를 중심으로 이념적 재편이 되는 것이다. 국민이 당의 색깔을 알고 선택할 수 있게 돼 민주주의 성숙의 기회로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새누리당 비박 대선 후보 모두 脫黨(탈당)이나 分黨(분당) 가능성을 완강하게 부정한다. ‘안 되니 판을 깬다’는 정치적 부담을 안고서, 임박한 대선에 지지층 환호를 얻기도 어렵다. 그런 리스크를 무릎 쓰고 潘총장을 대통령에 앉혀야 할 실익도 크지 않다고 볼 것이다. 또 그 리스크를 감내할 정치적 담력을 가진 인물도 보이지 않는다.

    <친박·비박 갈등 폭발 당이 깨지면>

    다만 내년 들어 朴대통령·친박과 비박의 갈등이 폭발, 탈당·분당이 현실화될 경우 潘총장이 여기 합세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 다만 이 경우 친박 勢(세)를 중심으로 한 새누리당 상당수 조직·세력 및 박근혜 정부가 잔류해 ‘황교안’ 등 독자 후보를 내세울 수밖에 없게 된다(오세훈 前시장은 잔류할 가능성이 커 친박이 내세울 후보가 될 수도 있다).

    이후 상당 기간 대선은 汎(범)야권의 문재인, 안철수와 汎여권의 새누리당 후보(황교안, 오세훈), 제3지대 후보(반기문, 김무성 등) 4자 구도도 진행될 수도 있다. 이 경우 安保(안보)는 새누리당 후보의 가장 강력한 이슈로 선점돼 보수층 결집의 화두로 작용할 것이다. 물론 시나리오 B1 또는 B1 변형 모델의 확률적 가능성은 높지 않다.

  •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16일 새벽(한국시각) 미국 뉴욕의 유엔본부에서 정세균 국회의장과 정진석·우상호·박지원 여야 3당 원내대표와의 회동에 앞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국회의장실 제공
    ▲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16일 새벽(한국시각) 미국 뉴욕의 유엔본부에서 정세균 국회의장과 정진석·우상호·박지원 여야 3당 원내대표와의 회동에 앞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국회의장실 제공


    <야권 발 제3지대론 또는 潘총장 발 제3지대론>

    野圈(야권) 발 제3지대론, 시나리오 B2는 안철수·손학규의 기득권 고수로 쉽지 않다. 모두 본인을 ‘甲(갑)’으로 다른 잠룡들은 들러리나 치어리더로 초대하는 형식이다. 여기 여당의 대선 후보들이 참여할 리 만무하다. 결국 현재로선 트리거(trigger) 없는 담론으로 머물 가능성이 농후하다.

    潘총장이 제3지대에서 머물다가 대선 직전 상대적 弱體(약체)인 새누리당 후보와 단일화에 나선다는 시나리오 C도 가능하다. 다만 국내 정치 경험이 없는, 조직도 세력도 없는,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안 건넌다’는 외교관 출신이 주류인 참모조직을 이끄는 潘총장이 시나리오 C를 선택할 가능성은 많아 보이지 않는다. 이 경우 安保(안보)는 강경한 새누리당 후보의 주장과 유화적 潘총장의 주장이 대비돼 대선 이슈로서 파괴력을 상당부분 상쇄시킬 것으로 보인다.

    (사)한국자유연합 대표 김성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