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200일 전투', 여명거리 건설 아닌 홍수피해 복구로 시선 돌려
  • ▲ 북한 동북부 지역에 내린 기록적인 홍수로 함경북도 회령시 강안동 마을에서만 주민 200명이 실종 또는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지난 2일 중국 측이 홍수로 고립돼 있던 북한 주민을 구조했다는 'CCTV' 보도 일부.ⓒ中'CCTV'중계영상 캡쳐
    ▲ 북한 동북부 지역에 내린 기록적인 홍수로 함경북도 회령시 강안동 마을에서만 주민 200명이 실종 또는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지난 2일 중국 측이 홍수로 고립돼 있던 북한 주민을 구조했다는 'CCTV' 보도 일부.ⓒ中'CCTV'중계영상 캡쳐

    지난 8월 말 제10호 태풍 '라이언록'의 영향으로 쏟아진 폭우로 북한 동북부 지역에서는 두만강이 범람, 함경북도 회령시 강안동 마을에서만 전체 주민의 20%가 사망하거나 실종된 것으로 알려졌다.

    탈북자 단체 '자유북한국제네트워크'의 김동남 대표는 12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이번 홍수로 두만강이 갑자기 불어나 회령시 강안동 마을을 덮쳤다"면서 "주민 약 200명이 실종 및 사망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불어난 두만강 물은 400~ 500세대가 살고 있는 강안동 마을을 완전히 쓸어버렸다고 한다. 온전한 가옥이 한 채도 없으며, 그나마 목숨을 건진 마을 주민들은 임시 천막을 치고 생활하고 있다고 한다.

    김동남 대표는 이처럼 마을이 쑥대밭이 된 원인으로 지형적인 특징을 지목했다. 김동남 대표는 "(강안동은) 물이 빠질 데가 없다"면서 "한쪽 옆에는 두만강이 있고, 다른 쪽에도 강이 있기 때문에 물이 위에서 내려오면서 싹 잠기게 되어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두만강 상류의 여러 수력 발전소가 수문을 열어 강이 범람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며칠 전 함경북도 무산군에 있는 가족과 전화통화를 했다는 한 30대 탈북자는 '자유아시아방송'에 "양강도와 함경도 산골에 시간당 100mm의 폭우가 내리자, 서두수 발전소 등 발전소들은 댐 붕괴를 우려해 수문을 열었다"면서 "이 물이 두만강으로 흘러들어 하류 지구인 무산군과 회령시, 온성군 사람들이 물폭탄을 맞았다"고 설명했다.

    홍수 피해를 입은 회령시는 김정일의 생모인 김정숙의 동상이 있으며, 북한이 어머니의 고향이라고 선전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에 북한은 '200일 전투'의 중점사업인 평양 여명거리 건설까지 중단하고 두만강 일대 홍수피해 복구에 국가적인 역량을 총 투입하고 있다고 한다.

    실제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10일 호소문을 통해 "우리 당은 200일 전투의 주 타격 방향을 북부 피해복구 전투로 전환시키고, 난국을 타개할 중대결단을 내렸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북한은 피해 복구를 위한 내부적 움직임 외에도 국제사회의 인도주의적 지원과 협조를 끌어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는 12일 이번 홍수로 북한이 입은 인명피해는 사망자 133명, 실종자 3955명이라고 집계했다. 하지만 전염병 발생 등 2차 피해 또한 간과할 수 없는 상황이기에 피해규모는 더 커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