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증원, 해군 전투함 증강 및 현대화 추진, 공군 전투기 대량 도입 등 내세워
  • ▲ 도널드 트럼프 美공화당 대선후보가 지난 7일(현지시간) 필라델피아에서 국가안보에 대해 연설하는 모습. 그의 공약은 美언론들의 관심을 끌었다. ⓒ유튜브 트럼프-힐러리 선거유세 채널 화면캡쳐
    ▲ 도널드 트럼프 美공화당 대선후보가 지난 7일(현지시간) 필라델피아에서 국가안보에 대해 연설하는 모습. 그의 공약은 美언론들의 관심을 끌었다. ⓒ유튜브 트럼프-힐러리 선거유세 채널 화면캡쳐


    美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의 군사력 증강을 핵심 안보정책으로 내세워 주목을 끌었다.

    AP통신 등 美현지 언론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는 지난 7일(현지시간) 필라델피아에서 있었던 유세에서 “국방력 없이는 국가도 없다”면서 “나는 미국의 국익을 증진하고 세계 각지의 긴장을 완화하기 위해 국방력을 대폭 증강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도널드 트럼프는 유세 연설에서 1980년대 초반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이 주창했던 ‘강력한 군사력을 통한 평화(peace through strength)’를 역설하면서,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현재 감축 중인 미국의 군사력을 대폭 확충하겠다고 밝혔다고 한다.

    도널드 트럼프는 “미국은 현재 북한, 중국,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과 같은 적들로부터 위협을 받고 있는 전례 없는 상황에 놓여 있다. 역사적으로 보면, 미국이 준비되지 않았을 때 안보위기가 가장 컸다”면서 “확실한 군사적 우위를 바탕으로 국제적 갈등을 예방할 것”이라고 역설했다고 한다.

    도널드 트럼프는 이날 필라델피아 유세에서 美군사력 증강의 구체적인 목표치도 제시했다.

    그는 자신이 대선에서 승리하면, 오바마 정권이 내놓은 육군 현역병력을 45만 명으로 감축하는 계획을 뒤집고 54만 명으로 증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는 이어 해병대 현역 병력도 36개 대대로, 공군의 스텔스 전투기도 1,200대를 확보하고, 미사일 방어계획(MD)에 대한 예산을 증액할 것이며, 해군 전투함을 350척으로 늘리는 것은 물론 구형 이지스 순양함 22척에 대한 현대화 작업도 추진하겠다고 지지자들에게 약속했다.

    또한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2013년부터 시행 중인 美연방정부의 ‘예산 자동삭감(시퀘스터)’에 따른 국방예산 삭감을 폐지하겠다면서, “이와 함께 국방부에 30일 이내에 ‘이슬람 국가(대쉬·ISIS)’를 격퇴할 계획을 제출하라고 지시하고, 합참에는 사이버 방어대책도 마련하라고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도널드 트럼프는 이 같은 군비증강 계획이 “과거의 실패한 정책에 대한 재고”라고 주장했다. 버락 오바마 정부와 국무장관을 지낸 힐러리 클린턴 美민주당 대선후보의 잘못된 정책 때문에 미국의 영향력이 약해지고 위협에 빠졌다는 주장이었다.

    美현지 언론들은 도널드 트럼프의 ‘군비증강 공약’이 美공화당의 전통적인 안보 공약을 충실히 따른다는 점은 높이 평가했지만, 그 시행은 현실적인 문제 때문에 벽에 부딪힐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美워싱턴 포스트와 뉴욕타임스 등은 각각 테러조직 ‘대쉬(ISIS)’ 격퇴 계획을 30일 안에 마련하라고 지시한다는 부분과 ‘시퀘스터’ 폐지 공약을 비판했다. 美국방부가 지난 수 년 동안 시행해 온 ‘대쉬’ 대응 전략을 단번에 뒤집을 수 있는 묘수도 없고, 美연방정부의 재정절벽을 해결할 마땅한 방안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美일부 매체들은 도널드 트럼프가 내놓은 군비증강 공약이 1980년대 냉전을 승리로 이끌었던 ‘강력한 미국’에 향수를 가진 많은 미국인들에게 호응을 얻을 것이라고 내다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