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FA "北, 불도저 같은 장비 전혀 없어"…순수 인력만으로 돌과 흙 치워
  • ▲ 10호 태풍 '라이언 록'이 동반한 폭우로 북한에서 홍수가 발생해 60명이 사망하고 25명이 실종됐다. 사진은 中'CCTV' 북한 홍수관련 보도영상 일부.ⓒ中'CCTV'보도영상 캡쳐
    ▲ 10호 태풍 '라이언 록'이 동반한 폭우로 북한에서 홍수가 발생해 60명이 사망하고 25명이 실종됐다. 사진은 中'CCTV' 북한 홍수관련 보도영상 일부.ⓒ中'CCTV'보도영상 캡쳐

    10호 태풍 '라이언 록'으로 인해 북한 함경북도 등 북동부 지역에서 수많은 인명·재산피해가 발생했다고 북한 선전매체들이 전했다. 북한은 피해복구를 위해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밝혔으나, 장비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6일 "함경북도의 홍수피해 복구를 위해 국가적으로 피해지역 주민들의 생활을 안정시키고 파괴된 살림집들과 공공건물 등을 빠른 시일 내에 복구하기 위해 대책을 세우고 있다"고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은 홍수로 인한 인명피해 상황도 알렸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이번 홍수로 현재까지 60명이 사망하고 25명이 실종됐다고 한다.

    이 외에도 논밭 7,980여 정보(町步. 1정보=3,000평)가 침수되고 2,100여 정보가 매몰, 유실됐으며 공공건물 560동과 생산건물 30동, 교육기관 건물 20여 동이 파괴 및 침수됐다고 한다.

    사회 기반시설 피해도 발생했다. 홍수로 인해 약 50개소 79.9km의 도로와 교량 6곳 2,215㎡, 발전소댐 1곳이 파괴됐다고 한다.

    피해복구 작업 진행상황도 전해졌다. '조선중앙통신'은 "전국적 범위에서 복구지원 사업이 강화되는 가운데 지원 물자들도 수해지역 주민들에게 전달되고, 복구사업에 필요한 건설자재들이 긴급 수송되고 있다"면서 "특히 파괴된 살림집들을 복구하고 철도와 도로, 다리들을 원상회복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조선중앙통신'은 "또 침수됐던 논밭들에서 고인 물을 뽑아 농작물 피해를 줄이며, 농사땅 주변에 도랑을 만들거나 강하천 제방 쌓기 등을 적극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북한 선전매체의 보도와는 달리 수해 복구에 필요한 굴착기 같은 장비가 전혀 없어, 순수 인력으로 막힌 도로를 열고 있다고 한다.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지난 5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수해복구를 위해 주민들과 주변 군인들이 모두 동원됐다"면서 "우선 산사태로 막힌 도로를 열어야 하는데 불도저나 굴삭기 같은 장비가 전혀 없어 순수 인력으로 돌과 흙을 치우고 있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당장 파괴된 도로와 철길, 살림집들을 복구하려면 시멘트와 철강재를 비롯한 건설자재들이 필요한데 중앙에서는 복구 자재를 대줄 능력이 없어 가뜩이나 곤경에 처한 피해지역 주민들에게 복구 부담을 떠넘기려 한다"고 비판했다.

    북한이 수해복구에 차질을 겪고 있는 이유는 일종의 '미봉책' 때문이다. 북한은 최근 국제사회의 전방위적 대북제재에 맞선다는 명목으로 전시용 철강재와 시멘트를 이미 다써버렸다고 한다.

    한편 한국 정부는 홍수피해를 겪고 있는 북한이 현재까지 수해복구지원 요청을 하지 않은 상태라고 밝혔다.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은 7일 정례브리핑에서 "홍수피해와 관련해서는 살펴보고 있는 중"이라며 "피해 상황에 대한 정확한 평가가 중요하다. 북한 당국의 공식적인 수해지원 요청은 현재까지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은 "북한이 대내적으로는 주민 사기를 고려하고, 대외적으로는 피해에 대한 지원을 유도하기 위해 필요한 만큼만 보도를 하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