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류길재 前통일부 장관은 지난 6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의 싱크탱크 ‘채텀하우스’에서 “북한 엘리트 계층이 탈북한다고 해서 북한 체제가 붕괴된다는 판단은 섣부른 것”이라고 주장했다.하지만 올들어 탈북자 수가 대폭 증가하고, 그 계층 또한 점차 고위층으로 올라가고 있다는 점은 북한 체제의 내부 결속력이 약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통일부는 7일 “2016년 1월부터 8월까지 통일부 수는 894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 증가했다”고 밝혔다.
통일부에 따르면, 김정은 집권 후 탈북자 수가 대폭 증가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라고 한다.
통일부 집계를 보면, 2009년 2,914명이었던 탈북자 수는 김정은이 전면에 나서면서 중국과의 국경 통제 및 탈북 처벌 강화 등으로 2011년 2,706명, 2012년 1,502명, 2013년 1,514명, 2014년 1,397명, 2015년 1,276명으로 해마다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통일부 측은 2016년 들어 탈북자 수가 증가하고, 그 계층 또한 외화벌이 무역일꾼, 노동당 간부 등으로 변하고 있다고 밝히며, “새로운 탈북자 가운데는 더 나은 삶의 기회, 더 잘 살기 위해 탈북하는 ‘이민형 탈북’이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통일부가 북한이탈주민정착지원기관 ‘하나원’을 나온 탈북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또한 이를 뒷받침한다. 북한에 살 때 소득이 ‘평균 이상’이라고 답했던 탈북자가 2001년에는 전체의 19%였지만, 2014년에는 55.9%로 크게 증가했다는 것이다.
또한 북한에 살 때 생활 수준을 ‘중상’이라고 답한 사람도 2001년 이전에는 23.5%였지만 2014년 이후에는 66.8%나 됐다는 것이 통일부의 설명이다.
통일부가 밝힌 ‘추세’로 볼 때 북한 주민들의 이탈 및 한국 귀순은 과거의 ‘생계형’에서 ‘삶의 질 추구’로 빠르게 변해가고 있으며, 북한 노동당이나 인민군 등 ‘권력기관’에 종사했던 사람과 그 가족들이 탈북양상의 변화를 이끌고 있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최근 한국으로 귀순한 태영호 공사나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의 외화벌이 담당 간부 등이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통일부는 국내 탈북자 수가 오는 10월 말이나 11월 초에 3만 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8월 말 현재 국내 탈북자 수는 2만 9688명으로 집계됐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