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화전양면전술 강력 비판 "대화? 핵미사일 고도화를 위한 시간 벌기에 악용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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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대통령은 2일 러시아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사드) 문제의 본질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이므로, 북한의 핵위협이 제거되면 자연스럽게 사드 배치의 필요성도 없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블라디보스토크 방문에 앞서 러시아 국영통신사 '로시야 시보드냐' 측과 서면 인터뷰를 갖고 "사드 배치는 나날이 고조되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으로부터 우리의 국가적 안위와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불가피하게 내린 자위적 방어조치"라며 이같이 말했다.
     
    특히 박 대통령은 "그런 만큼(자위적 방어조치), 사드가 제3국을 목표로 할 이유도 없고 실익도 없으며 그렇게 할 어떠한 의도나 계획도 가지고 있지 않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북핵(北核) 추가도발 억지에 대한 러시아의 역할에 대해서도 강경한 입장을 피력했다.

     

    로시야 시보드냐 측: 한반도 상황과 관련해 한국은 안보 분야 문제 해결을 위해 러시아가 어떤 역할을 하길 바라고 있나?

    <박근혜 대통령>

    현재 북한은 6개의 안보리 결의를 포함해 모든 국제적인 의무와 약속을 정면으로 거부하며 오직 핵과 미사일 개발에만 매달리고 있는데, 이로 인해 한반도는 매우 엄중한 상황에 직면해 있다.

    대륙과 해양을 잇는 한반도의 지리적 위치와 동북아의 경제적 역동성을 고려할 때, 이러한 북한의 도발과 위협은 단순히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며 러시아를 포함한 한반도 주변 지역, 나아가 동아시아 전체에 심각한 도전이 되고 있다.

    북한이 전략적 셈법을 바꿔 핵을 포기하고 무모한 도발을 중지하도록 만들려면, 국제사회가 안보리 결의에 따른 제재를 충실히 이행하면서 북한에 대해 일치된 메시지를 보내야 한다.

    러시아는 안보리 상임이사국이자 국제 비확산체제의 확고한 옹호자 가운데 하나로 대북 제재와 압박을 주도적으로 이끌 수 있는 특별한 위치에 있다.

    현재 북한의 도발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우리와 협력하고 있는데 앞으로 북한 핵・미사일 문제가 해결되면 극동개발을 비롯해 한러 양국의 공동발전에 큰 동력이 생기는 만큼, 한-러 양국이 긴 안목을 갖고 변화를 이끌어 내는 데 계속 협력해 나가기를 기대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북한은 올해 들어서만도 4차 핵실험과 각종 미사일 발사 등 도발을 계속해 왔고, 심지어 핵 선제타격 위협까지 하고 있는데 김정은과 북한 체제의 성격상 또 어떤 도발을 감행할지 모르기 때문에 현재 한반도의 안보 상황은 매우 위중하다"고 현 안보상황을 진단하기도 했다.

    나아가 박 대통령은 "양국 협력에 큰 장애물이 되고 있는 북한 문제에 대해 푸틴 대통령과 허심탄회하게 논의하고, 북핵 해결을 위한 협력을 강화해 나가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김정은 정권이 '화전양면(和戰兩面) 전술'을 시도하고 있는 데 대해선 "북한이 아무런 진정성을 보이지 않는 상황에선 대화가 북한의 핵과 미사일 고도화를 위한 시간 벌기에 악용될 것이며 도발과 보상의 악순환을 반복하게 될 뿐"이라고 역설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이러한 발언은 사드 배치는 주권 결정의 문제이고, 제3국의 눈치를 볼 일이 아니라는 기존의 입장을 재확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북한을 감싸는 중국과 러시아 등 제3국의 눈치만 살피는 국내 친노(親盧)-친북(親北) 세력의 굴욕적인 사대외교와는 확연히 다른 대응방식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부터 9일까지 7박8일간 러시아, 중국, 라오스로 이어지는 해외순방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특히 3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톡에서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이 예정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