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잠수함·전폭기서 발사할 수 있고 핵탄두 장착 가능…마하 3 속도, 요격 어려워
  • ▲ 2007년 공개한 인도-러시아 합작품 '브라모스' 미사일. 현존하는 최고의 초음속 순항미사일로 불린다. ⓒ위키피디아 공개사진
    ▲ 2007년 공개한 인도-러시아 합작품 '브라모스' 미사일. 현존하는 최고의 초음속 순항미사일로 불린다. ⓒ위키피디아 공개사진


    中공산당이 동아시아 패권에 집착하는 가운데 ‘라이벌’ 인도가 중국의 뒤통수를 겨냥해 ‘초음속 순항미사일’을 대량 배치해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8월 27일 美안보매체들은 ‘힌두’ 등 인도 언론을 인용해 “인도가 중국과 국경분쟁이 있었던 아루나찰 프라데시州에 ‘브라모스(Brahmos)’ 미사일 부대를 신설 배치했다”고 보도했다.

    인도 정부는 배치한 ‘브라모스’ 미사일의 구체적인 규모를 밝히지 않았지만, 현지 언론들은 100여 기의 미사일이 배치될 것이라고 전했다. 中공산당과 인민해방군은 격렬히 반발했다.

    우첸 中인민해방군 대변인은 지난 25일 정례 브리핑에서 인도의 ‘브라모스’ 미사일 배치를 언급한 뒤 “양국 국경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는 것이 주요 합의사항”이라고 강조하고, “인도가 국경의 평화와 안정을 해치기보다는 도움이 되는 일을 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中인민해방군 기관지 ‘인민해방군도’는 지난 8월 27일자 보도를 통해 “인도가 국경에 미사일을 배치하는 것은 자위권 차원이 아니라 중국에 대한 심각한 위협을 가하는 것”이라면서 “지역 안정에 부정적일뿐만 아니라 중국의 보복조치를 부를 수 있다”는 협박을 내놓았다고 한다.

    中공산당과 인민해방군은 왜 ‘인도제 미사일’ 배치에 반발하며, 두려움을 숨기지 못하는 걸까. 그 원인은 ‘브라모스’ 미사일 자체에 있다.

  • ▲ 인도 브라모스 항공의 '브라모스 초음속 순항미사일' 소개자료. 오차가 1m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도 브라모스社 홈페이지 캡쳐
    ▲ 인도 브라모스 항공의 '브라모스 초음속 순항미사일' 소개자료. 오차가 1m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도 브라모스社 홈페이지 캡쳐

    ‘브라모스 항공’이 제작한 ‘브라모스’ 미사일은 인도가 자랑하는 최신형 순항미사일이다. 미국이나 유럽제 순항미사일이 마하 1을 넘지 못하는 반면 ‘브라모스’ 미사일은 마하 2.8에서 마하 3의 속도를 내며 날아간다. 즉 공군이 요격하기 어려운 ‘전략무기’다. 실은 예전부터 ‘초음속 대형 순항미사일’을 만들어왔던 러시아의 기술을 바탕으로 만든 최신 무기다.

    인도군에 납품한 가격이 1발당 273만 달러(한화 약 30억 원)에 달하는 ‘브라모스’ 미사일은 지상, 해상, 해저, 공중에서 모두 발사가 가능하다. 길이 8.4m, 폭 0.6m, 무게는 3톤(공중발사형 2.5톤)으로 2단계 추진체를 갖추고 있다.

    ‘브라모스’ 미사일은 200kg의 고폭탄 또는 300kg의 핵탄두(공중발사형)를 장착하고 290~300km를 날아가 목표물을 파괴한다. 목표에 접근할 때까지는 고도 1만 4,000m를 날며 대공포 사정권을 벗어나고, 목표에 가까워지면 75도 각도로 지상 또는 해상 3~4m의 초저공까지 다이빙해 적을 파괴한다.

    관성항법장치(INS)와 레이더 추적장치, GPS와 러시아 ‘글로나스’, 인도 ‘RNSS’ 등을 혼용해 적의 전파교란을 피한다. 덕분에 표준공산오차(CEP)는 1m에 불과하다고.

    즉 지난 2년 동안 동아시아에서 ‘만만한’ 한국, 일본, 동남아 ASEAN 국가를 상대로 온갖 협박과 행패를 부리던 中공산당과 인민해방군은 ‘사실상 핵보유국 인도’에게 뒤통수를 맞게 된 것이다. 

    이 같은 ‘브라모스’ 미사일 100여 기를 이동식 차량발사대(TEL)에 실어 인도-중국 국경에 배치할 경우 中공산당이 자랑하는 동남쪽 해안 대도시나 베이징을 공격할 수는 없지만, 中인민해방군의 핵무기 개발공장 및 기지가 있는 쓰촨성이나 윈난성, 신장 자치구 일대에 대한 ‘핵공격’이 가능하다.

  • ▲ 인도해군 미사일구축함 '라지푸트'에서 '브라모스' 미사일을 시험발사하는 모습. ⓒ위키피디아 공개사진
    ▲ 인도해군 미사일구축함 '라지푸트'에서 '브라모스' 미사일을 시험발사하는 모습. ⓒ위키피디아 공개사진

    여기다 인도군이 지난 8월 19일(현지시간), ‘브라모스’ 미사일이 배치될 지역 인근에 만든 비상 활주로에서 러시아로부터 사들인 Su-30MKI 전폭기로 이착륙 훈련을 한 것도 中인민해방군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항속거리가 3,000km를 넘는 것으로 알려진 ‘슈퍼 Su-30MKI’ 전폭기에 ‘브라모스’ 미사일을 장착할 경우 中인민해방군의 X밴드 레이더와 핵미사일 기지가 있는 내륙 지역이나 中공장의 중심지인 산서성 일대까지도 공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참고로 인도군은 러시아로부터 Su-30MKI 전폭기 42대를 구매했으며, 러시아 수호이社는 이를 ‘슈퍼 수호이’로 업그레이드 해주는 데 합의한 바 있다.

    인도 정부는 또한 ‘反中’국가 베트남에도 ‘브라모스’ 미사일을 수출, 남아시아에서도 中인민해방군을 견제하고 있다.

    게다가 지난 7월에는 인도군이 카슈미르 인근 라다크 지역에 T-72 전차 100여 대로 2개 전차연대를 편성해 배치한 사실이 공개됐고, 미국으로부터 해군 대잠초계기 4대, 경량 곡사포 145문을 구매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지난 8월 29일(현지시간) 마노하르 파리카르 인도 국방장관은 애슈턴 카터 美국방장관과 만나 양국이 상호 군사기지 개방을 포함한 ‘군수보급협약’을 맺었다.

    인도군이 북미 지역까지 파견나가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미군에게 인도군 기지를 개방한 셈”이다. 즉 中인민해방군이 주변국에 대해 물리적 위협을 가할 경우 인도 공군기지에서 F-22 스텔스 전투기나 B-2 스텔스 폭격기가 뜰 수도 있고, 인도 해군기지에 느닷없이 ‘오하이오’급 핵추진 전략 잠수함이 나타날 수도 있다는 의미다.

    인도가 카슈미르를 비롯한 중국과의 접경지대에 무력을 강화하고, 미국, 베트남과 손잡는 모습을 보이자 中인민해방군은 물론 공산당 또한 안절부절 못하는 모습이다. 시진핑이 내세운 ‘중국몽(中國夢)’의 뼈대 ‘일대일로 사업’이 인도 때문에 실현 불가능해질 수 있어서다.

    인도 또한 ‘일대일로 사업’의 핵심주체인 ‘상하이 협력기구(SCO)’ 회원국이지만, 원수지간인 파키스탄도 회원국이다. 中공산당은 수십 년 전부터 인도를 견제하기 위해 파키스탄을 지원해 왔다. 인도 정부 입장에서는 中공산당의 ‘일대일로 사업’이 마냥 반가울 수만은 없는 것이다.

    인도 정부의 접경 지역 무력 배치가 중국에 대한 견제인 것은 확실하다. 하지만 中공산당은 이를 견제 이상으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다. 현재 동아시아에서 자신들이 저지르고 있는 행패와 여기에 반발하는 미국과 그 동맹국들의 움직임 때문에 인도가 자신들처럼 ‘뒤통수 치는 행동’을 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