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면제협정, 1986년 북한과 체결…北, 크림반도 분쟁 때 러시아 편든 때문인 듯
  • KBS는 지난 8월 31일 "우크라이나 정부가 1986년 북한과 맺었던 '비자면제협정'을 파기했다"고 보도했다. ⓒKBS 관련보도 화면캡쳐
    ▲ KBS는 지난 8월 31일 "우크라이나 정부가 1986년 북한과 맺었던 '비자면제협정'을 파기했다"고 보도했다. ⓒKBS 관련보도 화면캡쳐


    러시아와 크림반도를 놓고 대립 중인 우크라이나 정부가 북한과 30년 전에 맺은 ‘비자면제협정’을 공식적으로 파기했다고 KBS가 지난 30일 보도했다.

    KBS는 우크라이나 정부의 공식 포털 사이트를 보여주며 “옛 소련 시절인 1986년 북한과 체결한 비자면제협정을 파기한다고 돼 있다”면서 “이번 결정은 지난 8월 12일 외교경로를 통해 러시아 주재 북한대사관에 공식통보 됐다”고 전했다.

    KBS는 “우크라이나 정부의 조치에 따라, 오는 10월 10일부터 우크라이나에 입국하는 북한인은 비자를 따로 받아야 하며, 현재 체류 중인 북한인도 일단 해외로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KBS는 우크라이나 정부가 30년 전에 북한 당국과 체결한 비자면제협정을 일방적으로 파기하겠다고 밝힌 것이 최근 러시아와 급격히 가까워지고 있는 김정은 집단 때문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2014년 4월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병합한다면서 우크라이나 동쪽 국경을 침공했을 때 북한 김정은 집단은 러시아 편을 든 바 있다. 김정은 집단은 이와 함께 크림 반도에 대한 우크라이나의 영토 주권을 인정하지 않았다.

    KBS는 “또한 2015년에는 북한 사람들이 우크라이나에서 불법 의료행위를 하다 적발된 적도 있다”면서 “이번 비자면제협정 파기로 북한 당국은 식량수급에 적지 않은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중국, 러시아에 이어 북한의 5번째 교역국인 우크라이나가 북한이 밀가루를 가장 많이 수입하는 나라라는 이유에서였다.

    우크라이나의 이번 대북 비자면제협정 파기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를 중심으로 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점차 확대되고 있다는 점과 우크라이나가 이제는 동유럽이 아닌 서유럽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어서 눈길을 끈다.

    일각에서는 비자면제협정 파기로 식량수입에 불편을 겪게 될 북한 김정은 집단이 앞으로 러시아, 중국 등과 더욱 긴밀한 관계를 가질 것이라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