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정 운영방식도 모르는 대변인, 공지없는 공보실, 3시간 넘게 문밖에 기자들 방치도
  • ▲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과 김성식 정책위의장이 16일 의원총회에 앞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과 김성식 정책위의장이 16일 의원총회에 앞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신생(新生) 정당인 국민의당이 우왕좌왕하고 있다. 

    총선 홍보비 리베이트 파동으로 드러난 '새정치'의 실종, 당권 및 대선 주자의 부재로 인한 인력난, 최근에는 언론과의 소통에도 문제를 보이는 등 제대로 된 당 운영에 있어 여전히 갈피를 못잡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지난 5월 박지원 비대위원장은 정책역량 강화 집중 워크숍에서 "결국 기자는 우리의 동반자"라며 '프레스 프렌들리(Press Friendly)'를 강조, 언론과의 적극적인 스킨십을 주문했다. 

    정당의 대변인들은 일선에서 기자들과 만나 소통의 역할을 담당한다. 하지만 당의 '입' 역할을 맡는 이들이 정작 '프레스 언프렌들리(unfriendly)'를 드러내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 19일 오후 박지원 비대위원장은 서울 청구동 김종필 전 국무총리를 예방했다. 

    통상적으로 이같은 일정은 기자단 중 일부 기자를 선정해 예방 내용을 공유하는 '풀'로 운영되는지, 전체공개로 운영되는지 사전에(보통 전날) 출입기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통해 공지한다. 하지만 이와 관련 공보실로부터의 연락은 끝내 오지 않았다. 

    게다가 현장에 참석할 예정이었던 대변인은 일정 직전까지 어떻게 운영되는지조차 모르는 한심한 행태를 보였다. 

    같은날 오전 비대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장에서 기자와 만난 고연호 대변인은 오후 일정이 '풀'로 운영되는가 기자의 질문에 "아닐 것"이라 답했다. 

    자신도 참석을 하니 현장에서 만나자며 미소를 보이기도 했다. 현장 위치를 확인하기 위해 재차 연락했을 때도 별다른 언급이 없었다. 

    하지만 이후 당 공보실에 전화한 결과, 풀 운영과 풀단 구성은 전날 저녁에 이미 끝내놓고 일부 기자들에게만 공지한 것으로 확인됐다. 

    문자 한통 넣는 것이 어려운 일은 아니었을 것이다. 그저 당직자 말마따나 비공개로 진행하려던 예방 일정이 갑자기 공개되면서 깜빡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적어도 기자들과 일선에서 만난다는 대변인이, 자신이 관리하는 공보실과의 소통조차 부족했던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 ▲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이 19일 김종필 전 국무총리를 만나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이 19일 김종필 전 국무총리를 만나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이외에도 대변인들의 '언프렌들리'는 종종 목격됐다. 

    지난 6월 김수민·박선숙 의원이 연루된 리베이트 정국 당시 진상조사단의 기자간담회도 전체 공지 없이 이뤄져 상당수 기자는 사후에야 발표가 있었던 것을 알게 됐다. 

    지난 2일 오전 일찍 열렸던 의원총회는 10분도 채 안되는 짧은 공개발언 이후, 3시간 넘게 비공개로 진행됐다. 보통 비공개 회의가 지나치게 길어지면 대변인들이 중간에 나와서 진행상황을 알려주고는 한다. 

    하지만 회의실 문은 3시간이 넘게 지나서야 열렸다. 기자들은 방치된 채 그저 굳게 닫힌 문을 지켜봐야만 했다. 기자들 사이에서 불만이 빗발친 것은 불보듯 뻔한 일이다.

    총선 때는 지방유세에 나선 안철수 전 대표의 잦은 일정변동과 급작스러운 취소, 기자들의 질의응답을 피하는 모습에 '불통(不通)'이란 딱지가 붙었다.

    게다가 이에 대한 당직자 및 대변인들의 불성실한 해명 및 태도가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다. 

    결국, 이같은 대변인들의 행태는 '프레스 프렌들리'를 주문했던 박지원 비대위원장의 관리가 소홀했기 때문이라는 비판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박 위원장이 정부·여당을 향해 공세 수위를 높이는 것과 별개로 당의 '책임자'로서 조직관리와 운영에 대해 더 신경을 썼어야 했다는 것이다. 

    대변인 및 소속의원들이 실수를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제3당인 국민의당이 향후 국정운영의 한 축을 담당하겠다면 거대양당보다 내실을 다지는데 두배, 세배는 더욱 힘을 써야할 것이다.

    '여권의 불통(不通)'을 연일 맹비난하던 국민의당이다. 거울도 볼 줄 모르는 박지원 비대위원장과 대변인, 스스로를 돌아보는 자성이 필요한 시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