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료비, 차량 수리비 등 모두 운전사 부담…다른 나라서는 터무니없는 짓”
  • ▲ 북한에서는 기업소(회사) 트럭 운전사들이 연료비, 수리비 등을 모두 부담해야 한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사진은 북한군 수송트럭. ⓒ나무위키 공개사진 캡쳐
    ▲ 북한에서는 기업소(회사) 트럭 운전사들이 연료비, 수리비 등을 모두 부담해야 한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사진은 북한군 수송트럭. ⓒ나무위키 공개사진 캡쳐


    최근 정일선 현대BNG스틸 부회장, 이해욱 대림산업 부회장이 운전사들에 대한 ‘갑질’로 형사처벌을 받게 됐다. 하지만 북한에서는 이런 행동이 ‘갑질’ 축에도 끼지 못할 듯하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지난 8일 북한 소식통들을 인용, “북한의 단위 기업소에서 운용하는 업무용 트럭 운전사들이 연료비, 차량 수리비 등 운행비용을 모두 부담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평안북도 소식통은 “다른 나라에서는 이런 일이 터무니없는 짓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우리(북한) 내부에서는 당연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며 관련 소식을 전했다고 한다.

    이 평안북도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기업소들은 차량 연료비와 유지관리 비용을 운전사에게 모두 부담지우는 대신 운전사들이 개인 돈벌이에 기업소 차량을 이용해 돈을 벌 수 있도록 눈감아 주고 있다고 한다.

    이 소식통은 “차량 유지관리 비용을 부담하는 게 부당하다며 항의하는 운전사가 있으면, ‘내가 대신 하겠다’는 사람들이 줄을 설 정도로 많다”고 전했다. 북한 경제사정이 열악하다보니 기업소 운전사 자리를 선호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뜻이었다.

    때문에 기업소 트럭이 너무 낡아 수리비용이 많이 들어 운전사가 손해를 봐도 한 번 그만두면 다시 돌아갈 수 없기 때문에 선뜻 관두지도 못한다고 소식통은 설명했다.

    중국의 대북소식통 또한 ‘자유아시아방송’에 “국경을 드나드는 북한 트럭을 보면 차량 연료비와 수리비를 전적으로 운전사가 부담한다”면서 “북한에서 쓰는 낡은 일제트럭이 중국제 새 트럭으로 교체된 경우에도 그 비용 대부분을 운전사들이 부담한 것”이라는 이야기를 전했다고 한다.

    한국에서 생활하는 한 탈북자도 “북한에 있는 친척이 기업소 차량 운전사인데 얼마 전 ‘차 한 대만 사 달라’는 요청을 해 왔다”면서 “현재 운전 중인 기업소 차량이 너무 낡아 수리비가 많이 드는데 기업소 차량 운전사 자리를 포기하지 않으려면 새 차를 구입하는 길 밖에 없다고 하소연했다”는 이야기를 전하기도 했다고 한다.

    한국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라면 ‘임금 착취’라며 난리가 날 일이지만, 북한에서는 기업소 차량을 운전하면 돈을 벌 수 있다는 이유로 차량과 관련한 모든 비용을 운전사들이 부담하는 것이 수십 년도 더 된 관행이라는 것이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소식통들의 이야기였다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소식통들의 이야기대로면, 북한은 평양과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주민들은 물론 당 관계자들 또한 ‘자력갱생’을 통해 생존하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할 수 있다.

    김정은 집단이 북한 전역을 제대로 ‘장악’하고 있다면, 노동당 소유의 트럭을 활용해 돈벌이를 하는 개인과 기업소 관리자를 그대로 둘 리가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