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7주기 추도식 찾은 孫, 2년전 정계은퇴 당시에도 찾아"김 전 대통령, 선각자이자 선지자"… 정계복귀 발판 닦나
  • ▲ 7일 '김대중 평화캠프' 참가자들과 함께 DJ의 고향인 전남 신안군 하의면을 방문한 손학규 전 더민주 상임고문이 'DJ 추모관'에서 분향하고 있다. ⓒ뉴시스 사진 DB
    ▲ 7일 '김대중 평화캠프' 참가자들과 함께 DJ의 고향인 전남 신안군 하의면을 방문한 손학규 전 더민주 상임고문이 'DJ 추모관'에서 분향하고 있다. ⓒ뉴시스 사진 DB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이 더민주 손학규 전 상임고문을 향해 연일 러브콜을 날리는 등 영입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손학규 전 고문이 'DJ 행보'를 강조하고 있어 영입 성공의 키워드는 'DJ 마케팅'이 될 것이라는 일각의 관측이 제기된다.

    손학규 전 고문은 지난 7일 김대중(DJ) 전 대통령 서거 7주기를 맞아 "김대중 전 대통령은 지금 우리의 현실을 이미 40~50년 전에 말씀하신 선각자이자 선지자"라며 "김대중 선생의 정신은 우리에게 굳건히, 시퍼렇게 살아있다"고 강조했다. 

    손학규 전 고문은 전남 신안 하의도 DJ 생가를 방문해 "우리나라가 지금 경제적으로 어렵고, 사회적으로 어렵고, 남북관계는 완전히 절벽에 서있는데, 미래를 보는 미래정치, 미래를 보는 리더십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제가 2년 전에 정치를 떠나서 강진에 갈 때 아침에 김대중 선생님 묘소에 조용히 들렀다"며 "모처럼 다시 와보니까 감회가 깊다"고 소회를 밝혔다. 

    손학규 전 고문이 'DJ 행보'를 강조하고 나선 것을 두고 손 전 고문이 DJ를 따라 '정계은퇴 후 복귀'의 명분을 쌓겠다는 해석이 나온다. 

    DJ와 손학규 전 고문, 두 사람 모두 선거에서 패배한 뒤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곧이어 해외에서 남북관계 및 통일 관련 주제로 강연 활동을 펼쳤으며 남북관계 개선을 강조해왔다. 

    정치권에서는 손학규 전 고문이 현재까진 문재인 전 대표의 당내 입지가 확고한 더민주보다는 국민의당으로의 복귀 가능성이 우세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DJ마케팅 부분에서도 국민의당이 더민주보다 우위에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3월 박지원 의원과 함께 정계 입문부터 DJ와 발걸음을 나란히 한 권노갑 전 상임고문을 비롯한 동교동계 인사들이 대거 국민의당에 입당했다. 'DJ 정신'이 어디에 있는지 가늠되는 부분이다.

    반면 더민주는 그동안 DJ보다는 '노무현 정신'을 강조해왔다.

    지난 5월 노무현 전 대통령 7주기 추도식에서 친노 주최측은 DJ를 '씨앗'에, 노무현을 '꽃'에 빗댔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DJ에 선행해서 언급하는 등 박절한 대우를 보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더민주 당권 후보들도 잇따라 봉하마을부터 찾아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를 예방했지만, 호남과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는 우선순위에서 밀려나기도 했다. 

    이같은 분위기는 전날 더민주 문재인 전 대표와 손학규 전 고문,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의 만남에서도 감지됐다. 

    문재인 전 대표는 행사가 끝날 무렵 손학규 전 고문에게 "요즘 언론에 비치는 모습이 좋아 보인다"며 "빨리 (당으로) 돌아와서 힘을 불어넣어 주시라"고 부탁했지만, 손 전 고문은 웃으며 침묵을 지켰다. 

    반면 박지원 비대위원장이 손학규 전 고문의 손을 부여잡고 등을 두드리는 등 화기애애한 모습을 연출하자 손 전 고문도 박 비대위원장을 환하게 맞이한 것으로 알려졌다. 

  • ▲ 더불어민주당 손학규 전 상임고문이 'DJ행보'를 강조하면서 정계은퇴 후 복귀의 명분을 쌓겠다는 해석이 나온다. ⓒ뉴시스 사진 DB
    ▲ 더불어민주당 손학규 전 상임고문이 'DJ행보'를 강조하면서 정계은퇴 후 복귀의 명분을 쌓겠다는 해석이 나온다. ⓒ뉴시스 사진 DB

    한편, 일각에서는 더민주 전당대회 결과에 따라 손학규 전 고문의 행보가 결정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비주류인 이종걸 의원이 당대표가 될 경우 친문(親文)·친노(親盧)가 장악한 당내 대선 후보 선출 경선에서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당권 도전에 나선 이종걸 의원은 8일 TBS라디오에 출연해 "손학규 전 고문이 이번 전당대회 결과를 보고 좀 더 구체적인 결단을 하지 않겠나"라며 "만약 내가 당대표가 되면 손학규 전 고문이 당에 합류하는데 적극적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커질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종걸 의원은 "공정한 경선 보장에 대한 우려를 하고 계신 것은 틀림없다"며 자신이야말로 내년 대선 후보 선출 경선에서 객관성과 공정성을 지킬 당대표임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