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장관, 국방장관, 법무장관, 비서실장 등 대부분 ‘여성’ 후보 거론…‘페미니즘 정권’ 되나
  • ▲ 지난 3일 美정치전문지 '폴리티코'는 "힐러리가 당선되면 장관의 50% 이상이 여성으로 채워질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힐러리 왼쪽이 백악관 비서실장으로 유력하게 꼽히는 셰릴 밀스다. ⓒ美폴리티코 관련보도 화면캡쳐
    ▲ 지난 3일 美정치전문지 '폴리티코'는 "힐러리가 당선되면 장관의 50% 이상이 여성으로 채워질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힐러리 왼쪽이 백악관 비서실장으로 유력하게 꼽히는 셰릴 밀스다. ⓒ美폴리티코 관련보도 화면캡쳐


    美민주당 대선후보로 ‘말실수’를 연발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를 본선 초반부터 멀찌감치 떨어뜨리며 독주 중인 힐러리 클린턴 前국무장관.

    한국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힐러리 클린턴은 ‘페미니스트’로도 유명하다. 2015년 북한을 갔다 휴전선을 통해 한국을 찾았던 ‘위민 크로스 DMZ’의 페미니스트 ‘글로리아 스타이넘’과도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힐러리가 대통령이 되면 이런 ‘페미니스트’ 색채를 명확하게 드러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는 외신보도가 나와 주목을 끌고 있다.

    美정치전문지 ‘폴리티코’는 지난 3일(현지시간) “클린턴 내각은 이미 정해진 듯하다”는 기사를 통해 힐러리 캠프에서 조각(組閣) 대상으로 하마평에 오르내리는 사람들을 소개했다.

    ‘폴리티코’가 ‘힐러리 정권’의 주요 장관이 될 사람으로 꼽은 이들은 대부분 여성이다. ‘폴리티코’는 “힐러리가 대통령이 되면 장관의 절반 이상이 여성으로 임명될 수도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먼저 美국무장관에는 ‘이란 핵합의’에서 큰 역할을 했던 웬디 셔먼 前국무부 차관이 거론됐다. 셔먼 前차관 외에도 빌 번스 카네기 국제평화연구원장, 커트 캠벨 前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 클린턴 정권 시절 국무차관을 지낸 스트로브 탤벗 브루킹스 연구소 소장도 함께 거론됐다.

    美국방장관에 사상 최초로 여성이 임명될 수도 있다는 것이 ‘폴리티코’의 전망이다. 후보는 미셸 플러노이 前국방차관이다. 로버트 게이츠 때부터 리언 파네타 장관 때까지 차관을 역임했던 미셸 플러노이는 자신이 동료들과 설립한 ‘新미국안보센터(CNAS)’의 최고 경영자를 맡고 있다.

    美재무장관에는 엘리자베스 워렌 상원의원과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함께 거론되고 있다고 한다. 이들이 “힐러리 클린턴 정권에 맞는, 진보적인 경제정책을 이끌어갈 것”이라는 평가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이들이 美공화당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혀 임명되지 못한 경우에 대비한 후보들을 보면, 기업인인 셰릴 골드버그 페이스북 COO, FRB에서 활동 중인 재무부 출신 라엘 브레나드, 클린턴과 오바마 정권의 경제자문회의 위원인 게리 젠슬러 등 대부분이 여성이다.

    美법무장관에는 클린턴 정권 시절 법무장관을 지낸 남성 톰 페레즈가 가장 먼저 거론되지만, 그 뒤를 이어 나오는 이름이 오바마 정권에서 국토안보부 장관을 지낸 재닛 나폴리타노 캘리포니아대 총장이라고 한다. 이어서는 제니퍼 그랜홈 前미시간 주지사 등 여성들이 거론되고 있다고 한다.

    美백악관에 함께 입성할 비서실장으로는 셰릴 밀스 前국무장관 비서실장과 톰 니즈 前국무부 행정담당 차관이 거론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남자인 니즈 前차관은 ‘외부 조언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폴리티코’ 측의 분석이다.

    美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정도가 ‘남자’인 제이크 설리반 前부통령 국가안보보좌관이 임명될 가능성이 있다는 정도다.

    ‘폴리티코’의 이 같은 보도는 미국 사회는 물론 전 세계로부터 많은 관심을 끌고 있다. 과거 영국의 마가렛 대처 수상이나 현재의 독일 앙겔라 메르켈 총리, 한국의 박근혜 대통령 등은 본인이 여성이라 해도 장관들을 임명할 때는 남녀 구분을 특별히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1990년대 당시 빌 클린턴이 대통령이 된 이후 힐러리의 ‘페미니즘’ 성향은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진 바 있다. 소위 ‘진보’와 ‘전투적 페미니스트’를 자처하던 힐러리가 대통령이 되면, 미국 사회에서 거센 반발의 바람과 내부 분열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