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민주 "경찰, 형식적 시연과 불성실한 응대" 주장
  • ▲ 더불어민주당 박남춘(왼쪽 3번째) 의원 등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위원들이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백남기 농민 사건 살수차 시연 무산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사진DB
    ▲ 더불어민주당 박남춘(왼쪽 3번째) 의원 등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위원들이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백남기 농민 사건 살수차 시연 무산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사진DB

    경찰의 시위진압용으로 사용되는 물대포 살수의 위험성을 알리겠다며 정부당국을 향해 공세를 퍼붓던 더불어민주당이 돌연 경찰의 물대포 시연에 거부하고 나섰다.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소속 더민주 의원들은 29일 "박근혜 정부와 경찰은 백남기 농민 사건의 진상 규명에 성실히 임하라"며 "당초 예정된 물대포 시연에 응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물대포의 위험성 검증과는 거리가 먼 물대포 합리화에 국회 상임위 위원들을 동원하려는 의도로 간주한다"며 당초 예정됐던 시연 참관을 거부했다. 

    이들은 "당초 서울경찰청 기동본부를 방문해 물대포 살수 시연을 참관하고 그 위험성을 직접 확인, 검증할 계획이었다"며 "그러나 경찰은 계획과 달리 형식적인 시연과 불성실한 응대로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여줬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경찰은 표적 없는 허공의 살수를 고수하다 결국 실제 사람에게 살수할 때와는 비교할 수 없는 표식판 설치를 제시했다. 또 백남기 농민의 가족이 참관하도록 해달라는 요구에도 끝내 불응했다"고 주장했다. 

    자신들의 요구사항을 경찰이 수용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자신들이 주도했던 시연회에 불참을 한 것도 의도했던 결과가 나오지 않을 경우 '백남기 농민' 관련 정부를 향한 공세의 동력을 잃을 것이란 우려라는 해석이다. 

    백남기씨는 지난해 11월 불법 폭력시위로 점철됐던 '민중총궐기'에 참석했다가 경찰의 물대포를 맞고 의식을 잃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시위대들은 경찰 버스를 밧줄로 묶고 이를 끌어내 훼손하는가 하면, 사다리와 쇠 파이프, 각목 등으로 과격폭력을 행사했다. 

    특히 쇠파이프로 무장한 시위대는 경찰에게 폭력을 휘두르는 것도 모자라, 경찰버스에 방화를 시도하는 만행을 서슴지 않았다. 이들은 "이석기 석방" 등의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공권력에 대한 정면 도전이자 법치국가의 근간을 뒤흔드는 불법시위였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그럼에도 야권은 이러한 불법 폭력 행사에 대해서는 눈을 감은 채 '합법적 비폭력 집회'라고 호도해왔다. 또한 '백남기씨' 문제만을 끊임없이 거론하며 '공권력 무력화'에 전념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경찰이 당시 상황을 그대로 재연해 '사람 모형'에 직접 살수해야 한다는 야당의 요구를 "자극적"이라는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야당 의원들은 "경찰이 살수차 물대포를 실험할 때 이미 경찰을 상대로 했다. 근데 왜 인체모형 가지고 못하나"라는 등 반박하고 나섰다. 

    하지만 정치권 일각에서는 당시 상황을 있는 그대로 재연하라는 주장 자체가 마치 경찰을 범죄자 취급하는 것이고, 이는 공권력을 무력화시키려는 의도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 ▲ 빨간 우의를 입은 남자가 누워있는 백남기씨를 덮치기 직전의 사진. 그는 멀리서 접근해 그의 위에 올라탔다. ⓒ뉴스타파
    ▲ 빨간 우의를 입은 남자가 누워있는 백남기씨를 덮치기 직전의 사진. 그는 멀리서 접근해 그의 위에 올라탔다. ⓒ뉴스타파

    한편 민중총궐기 때 의식을 잃은 백남기씨가 실제로는 물대포가 아닌 시위대의 폭행으로 인해 중태에 빠졌을 수 있다는 의혹이 재조명 되는 분위기다. 

    당시 백남기씨의 부상 장면을 찍은 촬영 장면에서는 백남기씨로부터 멀리 떨어져있던 빨간 우비를 입은 청년이 갑자기 접근해 그의 위에 올라타는 장면을 볼 수 있다. 빨간 우비를 입은 사람 이전에 다른 사람이 이미 구호조치를 하고 있었다. 

    또한, 빨간 우비를 입은 사람이 백남기씨에게 주먹질을 하는듯한 장면도 찍혀있어 적잖은 논란이 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