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준표 경남지사의 성정(性情(성정)이 제법 가파르다.
[검사] 출신이어서인지 직선적이고 가슴에 담은 말을 참지 못한다.
그래서 손해도 보지만, 때로는 그 때문에 세간의 주목을 모은다.그가 최근 도지사 사퇴를 요구한 정의당 소속 경남도의원에게 “쓰레기” “개가 짓는다”는 막말과 욕을 퍼부어 [막말준표]라는 비난이 쏟아졌다.
입 밖으로 쏟아진 그의 [막말]로 보면, 홍 지사는 [한국의 트럼프]다.그러나 [막말준표]에게도 [광팬]이 있다.
그의 막말에 “속이 시원하다”는 반응이 인터넷에 심심치 않게 올라온다.
거친 매너와 [막말]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지만, 홍 지사는 1조 3천억원에 달하는 경남도 부채를 취임 42개월 만에 “싹” 갚는 놀라운 실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기도 하다.
경남도는 우리나라 최초의 [채무 제로(0)] 광역자치단체로 떠올랐다.
[막말준표]가 없었으면, 경상남도는 지금도 원금은커녕 하루 1억원씩 이자를 갚아야할지 모른다.홍 지사가 다음달 9일 새누리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쓴 글에도 번응이 마찬가지다.
그는 2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새누리당 지도부에 입성하면 안 될 5가지 인물 유형을 밝혔는 데, “속 시원하다”는 반응과 함께 “내년 대선 도전을 앞둔 라이벌 헐뜯기”라는 반응이 공존하는 것이다.그가 비판한 5가지 인물 유형은 이렇다.
△금수저 물고 태어나 정치판에 들어와서 흙 수저 행세하는 사람
△ 반반한 얼굴 하나만 믿고 내용 없는 이미지 정치하는 사람
△ 탤런트 정치만 하는 사람
△ 보수정당의 표를 받아 정치를 하면서도 개혁을 빙자해 얼치기 좌파 행세하는 사람
△ 반백이 넘는 나이에 다선정치인이 되고도 소장개혁파 행세하는 사람 등이다.
그는 “이런 사람들 때문에 새누리당이 방향을 못 잡고 표류하고 있다”며 “진심이 담기지 않은 정치, 내용 없는 정치는 이제 국민적 지지를 받지 못한다. 이번 전당대회를 계기로 새누리당이 국민을 위한 정당으로 거듭나기를 간절히 기원한다”는 말로 글을 맺었다.
홍 지사는 실명을 거론하지 않았다.
그러나 새누리당 사정을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이면, 홍 지사가 꼽은 다섯가지 유형의 인물이 누군지 담박에 꼽을 수 있다.
홍 지사가 글을 올리자 마자, 네티즌들은 김무성, 오세훈, 유승민, 남경필, 원희룡 다섯명을 꼽았다.
이밖에 나경원, 정병국 의원 이름도 나왔다.홍 지사의 글이 어느 정도 공감을 얻는 이유는 분명히 있다.
재벌의 아들이거나, 부친으로부터 선거구를 물려받아 국회의원을 [세습](世襲(세습))한 정치인이 새누리당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 것도 대권을 노리는 중진들이다.김무성 전 대표는 재벌에 준한 집안 출신이고, 유승민 의원과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민정당 의원을 지낸 부친으로부터 지역구를 물려받아 [다선의원]으로 우뚝 섰다.
[금수저]를 넘어 [다이어몬드 수저]급이다.
성의원은 세습 국회의원에 브루주아 출신인데도 [소득과 부의 불평등], 즉 [양극화] 토론회에 얼굴을 열심히 내민다.
김무성 전 대표도 마찬가지다.
성정이 급한 홍 지사에겐 이런 모습이 눈에 거슬렸을 것이다.뿐만 아니라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외모가 [탈렌트급]이다.
그러나 그는 서울 종로에 공천을 받고도 정세균 후보에게 맥 없이 졌다.
과거 서울 강남에서 [너무 쉽게] 당선된 그는 애초부터 진흙탕 싸움 체질이 아니었던 셈이다.
홍 지사가 지칭한 “반반한 얼굴 하나만 믿고 내용 없는 이미지 정치하는 사람”은 아마도 훈 전 시장이 아닐까?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이제 갓 50이 넘었다.
1965년 생이니 만 51세다.
그러나 그는 벌써 5선 국회의원에 도지사 경력을 쌓았다.
수원에서 민정당 국회의원을 했던 부친이 사망하자 약관 30대 초에 지역구를 물려받아 내리 당선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는 50이 넘어서도 [소장개혁파]로 불린다.
차기 대권을 준비하기 위해 이회창‧박근혜‧문재인‧안철수를 도왔던 [정치거간꾼] 윤여준 씨를 옆에 모셨다. “반백이 넘는 나이에 다선정치인이 되고도 소장개혁파 행세하는 사람”은 남경필 지사를 지칭한 것이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도 그 범주에 포함될 소지가 있다.홍 지사는 [성완종 스캔들]로 재판을 받고 있다.
그는 재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으면ㅡ 내년 대선에 뛰어들 가능성이 높다.
홍 지사의 직선적 성격은 장점이기도 하지만, 큰 단점이기도 하다.
홍 지사가 [한국의 트럼프] 소리를 듣지 않으려면, [쓴소리]를 해도 좀 세련되게 했으면 좋겠다.
“경남도 채무 제로“같은 업적이 그의 입 때문에 가려져서는 안되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