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배치, 미-중 군사경쟁 가속화"… "세계평화도, 한반도 평화도 요원해져"
  •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이 중국의 반발을 계기로 사드배치에 대한 대정부 공세를 한층 더 높이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이 중국의 반발을 계기로 사드배치에 대한 대정부 공세를 한층 더 높이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를 놓고 사회적 갈등을 키우고 있는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이 중국의 반발을 계기로 정부여당을 향한 공세를 한층 더 높이고 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어느나라 국회의원인지 모르겠다는 비난이 나온다.

    라오스에서 열린 '아세안지역포럼(ARF)' 기간 동안 중국이 북한과 가까워지고 있는 것에 대해선 강한 우려를 나타냈으나 막상 중국이 우리나라에 보인 외교적 결례에 대해선 침묵하고 있다. 

    박지원 비대위원장은 26일 "북한과 중국이 급속도로 가까워지고 있다"며 "북핵에 반대하고 정상회담에 소극적이던 중국이 최고위급 인사의 방북 추진 및 북-중 정상회담을 고려한다는 보도가 라오스발(發)로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박지원 비대위원장은 이날 열린 의원총회에서 "사드배치로 박근혜 대통령이 공들인 대중외교가 하루아침에 무너지고 벼랑에 섰던 북한이 중국의 손을 잡고 재기하려고 한다"며 "이런 사실만으로도 사드배치는 국익에 아무런 도움이 안된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반도 사드배치는 미국과 중국의 군사경쟁을 가속화시킨다"며 "미-중이 평화경쟁이 아닌 군사경쟁을 하면 세계평화도, 한반도 평화도 요원하다"고 우려했다. 

    지난 25일 ARF에서 중국 왕이 외교부장은 북한 리용호 외무상에게는 환하게 웃는 모습을 연출하는 등 노골적으로 친밀감을 과시했다. 

    반면 왕이 부장은 윤병세 외교부장관과의 회담에서는 굳은 표정으로 사드 배치 결정에 대한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또한, 윤 장관의 발언 동안 손사래를 치거나 턱을 괸 채로 듣는 모습을 보여 외교적 무례를 자행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그럼에도 박지원 비대위원장은 사드배치를 "우리에게는 아무 실익도 없고 미-중-북 전략적 이익만 보장한다"고 규정, 철회해야한다는 기존의 입장만 고수했다. 

    전날에는 "만약 중국이 외교적 경고사인을 넘어 정치·경제·군사적 추가행동에 돌입하면 걷잡을 수 없는 위기에 봉착할 수 있다"며 중국발 위기론을 확대하기도 했다. 

    이어 "한·중회담에서 중국은 '한국이 상호 신뢰 기초를 훼손시켰다'면서 '이를 위해서도 어떤 대책을 갖고 있는지 들어보고자한다'며 사실상 사드 배치 철회를 요구했다"며 중국의 입장을 대변하는 모습으로 일관했다. 

    박지원 비대위원장이 중국의 오만과 패권적 행태를 지적하기는커녕 중국의 경제 보복 가능성과 중국의 입장만 강조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부분이다. 

    한편 박지원 비대위원장은 국민의당과 더민주 친노 강경파들을 규합해, 사드배치에 대한 국회 비준 동의안을 관철시키겠다는 계획이다. 

    '전략적 모호성'을 고수하고 있는 더민주 김종인 비대위 대표에 대해 "여당으로 가시나"라며 재차 압박 수위를 높인 반면, 사드 배치에 반대 입장을 표명한 박원순 서울시장, 김부겸·송영길·추미애 의원 등에게는 "경의를 표한다"며 추켜세운 것도 이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