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외무성 대변인 "핵전쟁 위협 유발 장본인은 미국" 적반하장
  • 북한의 외무성 대변인이 최근 채택된 ASEM 의장성명과 관련해 이는 "무분별한 처사"라며 비난했다. 사진은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이 영상으로 제작해 지난 8일 방영한 북측 어린이들이 부르는 노래 '우릴 부럽대요' 영상 일부분.ⓒ北선전매체 중계영상 캡쳐
    ▲ 북한의 외무성 대변인이 최근 채택된 ASEM 의장성명과 관련해 이는 "무분별한 처사"라며 비난했다. 사진은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이 영상으로 제작해 지난 8일 방영한 북측 어린이들이 부르는 노래 '우릴 부럽대요' 영상 일부분.ⓒ北선전매체 중계영상 캡쳐

    북한이 북핵·미사일 규탄 및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이하 안보리) 대북결의의 전면적 이행을 촉구하는 '제11차 아시아·유럽 정상회의(이하 ASEM)' 의장 성명이 나오자, 이에 대해 "무분별한 처사"라며 반발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 18일자 보도에 따르면 지난 17일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ASEM 의장 성명'과 관련된 기자의 질문에 이 같이 답하며, 핵전쟁 위협을 유발한 장본인은 바로 미국이라고 주장했다고 한다.

    이날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ASEM 의장 성명은) 미국의 극단적인 반(反)공화국 압박 소동에 편승해 한반도 정세를 더욱 격화시키는 무분별한 처사가 아닐 수 없다"며 "오늘 한반도에서 일촉즉발의 핵전쟁 위험을 조성하고 지역과 세계의 평화와 안전을 파괴하고 있는 장본인은 바로 미국이다"고 밝혔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그러면서, 미국이 북한의 '자주권'과 '생존권'을 침해하고 있으며, 핵전쟁의 실현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지금 미국은 남조선에 핵잠수함과 전략폭격기 편대를 비롯한 각종 전략적 핵타격 수단과 '사드(THAAD)'와 같은 첨단 전쟁 장비를 줄줄이 끌어들이고 있다"며 "침략적인 핵전쟁 연습을 끊임없이 벌려놓아 핵전쟁의 검은 구름을 몰아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뿐만 아니라 미국은 우리의 자주권과 생존권을 침해하고 우리를 고립·질식시켜보려고 시도하다 못해, 최근에는 감히 우리의 최고 존엄까지 걸고 들면서 전대미문의 제재 압살 책동에 광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자신들의 핵무장이 이러한 미국의 핵위협에 대처하기 위한 정당한 자위적 조치라는 억지 주장도 계속됐다.

    외무성 대변인은 "우리가 강력한 핵억제력을 보유하고 그것을 질량적으로 더욱 강화해나가고 있는 것은 날로 가중되는 미국의 광란적인 대조선 적대시 정책과 핵위협에 대처한 정정당당한 자위적 조치"라며 "미국을 비롯한 적대세력의 강권과 전횡, 군사적 압박 소동을 단호한 초강경 대응으로 철저히 짓부셔버릴 우리 군대와 인민의 의지는 더욱 백배해지고 있다"고 협박했다.

    핵개발 지속에 대한 의지도 표명했다.

    외무성 대변인은 "우리는 그 누가 무엇이라고 하던 자주, 선군, 사회주의의 불변침로를 따라 곧바로 나아갈 것"이라며 "자주의 강국, 핵강국의 위력으로 진정한 국제적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투쟁해 나갈 것"이라고 표명했다.

    북한의 이 같은 반발에 외교부 당국자는 18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우리 정부는 북한이 이번 ASEM 정상회의 의장성명과 안보리 결의 2270호에 담긴 국제사회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더 이상의 도발 행위를 중단하고 조속히 비핵화의 길로 나올 것을 다시 한 번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16일 폐회된 ASEM 정상회의에서는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및 유엔 안보리 결의 2270호 등 여타 결의를 전면적으로 이행할 것을 촉구하는 의장 성명이 채택됐다.

    ASEM 의장 성명에는 이밖에도 ASEM 정상들이 한반도의 최근 상황과 북한 인권상황 등 공동의 관심과 우려를 가지고 있는 지역·국제 현안에 대해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는 내용도 담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