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원들 횡포에 못이겨…장마당서 골목장으로 몰리는 추세
  • ▲ 최근 북한 시장관리원들이 대부분 힘 있는 간부들의 아내로 교체돼 장사꾼들에게 횡포를 부려 주민들의 원성을 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북한 장마당 모습.ⓒ갈렙선교회 유튜브 영상 캡쳐
    ▲ 최근 북한 시장관리원들이 대부분 힘 있는 간부들의 아내로 교체돼 장사꾼들에게 횡포를 부려 주민들의 원성을 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북한 장마당 모습.ⓒ갈렙선교회 유튜브 영상 캡쳐

    북한의 장마당 질서유지를 맡고 있는 '시장관리원'들이 최근 힘 있는 지역 노동당 간부들의 아내로 대부분 교체돼 장사꾼들과 주민들의 원성을 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11일 함경북도 내 소식통들을 인용해 이 같은 소식을 전하며, 새로 교체된 시장 관리원들이 장사꾼들의 상품을 마구 몰수하는 등 횡포를 부려 물의를 빚고 있다고 보도했다.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지난 6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시장 관리원들은 각 지방, 구역 인민위원회에서 선발하는데 대체로 힘 있는 당간부 아내들"이라며 "남편의 권세로 장마당 통제권까지 얻은 이들의 위세와 횡포에 주민들이 분노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함경북도 청진市에서 제일 큰 장마당인 '수남 장마당'을 예로 들었다. 소식통에 따르면 지역 당위원회 조직지도원 및 과장급 아내들로 이뤄진 시장 관리원들은 한국 상표가 적힌 것을 트집잡아 옷을 전부 몰수하고 장마당 자리까지 빼앗는다고 한다.

    흔히 장마당 옷 장사꾼들은 중국산 옷에 한국이나 일본의 상표를 붙여 놓고 비싼 값에 팔고 있는데 시장 관리원들이 알면서도 이를 교묘히 이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함경북도의 다른 소식통은 '자유아시아방송'에 "오죽하면 장사꾼들 속에서 '정복을 입은 보안원보다 무서운 게 시장 관리원'이라는 말이 나오겠냐"며 "시장 관리원들의 횡포가 심해 기존 장마당을 벗어난 '골목장'이 더 늘어나는 추세"라고 밝혔다.

    장마당 자릿세는 1평방미터당 중국 인민폐 80위안(한화 약 1만 3,700원) 수준으로 그리 바싼 편은 아니라고 한다. 하지만 옷 매대의 경우 하루 장세를 포함해 매주 한 번 씩 담당 관리원에게 뇌물을 바쳐야 하는 현실이라고 한다.

    이와 관련 소식통은 "이렇게 2중, 3중으로 떼이고 나면 장사꾼들의 몫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며 "중앙에서 골목장을 없애라고 강력히 지시하지만 장마당 관리원들의 횡포를 견디다 못한 장사꾼들이 골목장으로 몰리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