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카미야 요시부미 '무라야마 담화' 관철 등 일본 내 양심적인 지한파 언론인
  • ▲ 2013년 3월 와카미야 요시부미(若宮啓文) 前아사히신문 주필이 동서大서 특강을 진행 중인 모습.ⓒ동서大 홍보영상 캡쳐
    ▲ 2013년 3월 와카미야 요시부미(若宮啓文) 前아사히신문 주필이 동서大서 특강을 진행 중인 모습.ⓒ동서大 홍보영상 캡쳐

    정부가 일본의 대표적 지한파 언론인 故와카미야 요시부미(若宮啓文) 前아사히신문 주필에 대한 훈장 추서를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외교부는 한일 우호를 위해 노력한 고인의 공로를 기려 서훈을 추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연합뉴스'가 6일 보도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외교부는 서훈 관련 자료에서 고인에 대해 "일본 내 양심적 지한파 언론인으로서 한일관계 발전을 위해 평생 공헌하고, 한일 간 주요 현안에 대한 일본 내 올바른 역시인식 제고에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외교부는 "故와카미야 주필은 한일 간 문화·인적 교류 활성화를 통해 민간 차원에서 양국 간 신뢰관계 구축에 기여했다"며 "각종 계기에 한일관계 발전을 위한 정책 제언을 통해 (한일관계)발전에도 큰 공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 관계자는 6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한일관계와 관련된 다양한 경로를 통해, 동인에 대한 서훈 건의가 있다"며 "서훈 후보자로서 추천을 위한 적격성 심사 등 관련 심의 절차를 밟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故와카미야 주필은 1970년 도쿄大 법학부를 졸업한 뒤 아사히 신문에 입사했다. 이후 2013년까지 정치외교 분야를 취재하며 논설주간, 주필 등을 역임했다.

    언론인으로 재직 중 그는 한일, 한중 관계의 중요성을 일관되게 강조했었다. 2005년에는 한국에게 독도의 영유권을 인정하자는 내용의 칼럼을 써서 일본 내 우익세력으로부터 많은 비난과 협박을 받기도 했다.

    2006년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 시절 때에는 총리의 야스쿠니(靖國) 신사 참배를 반대했었다. 1월에는 일본의 대표적 우파 논객인 와타나베 쓰네오(渡邊恒雄) 요미우리 신문 회장과 '야스쿠니 신사참배 반대' 대담을 벌이기도 했다.

    故와카미야 주필은 또한 태평양 전쟁 당시 일본의 식민지배에 대해 공식적으로 사죄하는 뜻을 담은 무라야마(村山) 담화의 정신을 계승해야 한다는 입장도 여러 차례 밝혔다.

    故와카미야 주필은 한국의 정치, 문화계 인사들과도 친분이 깊었다. 대표적으로 국내 사교계 유명인사인 故전옥숙 여사를 꼽을 수 있다.

    그가 몸담았던 아사히 신문은 한국 특파원을 파견할 때 전옥숙 여사를 만나보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한다.

    故와카미야 주필은 '신문기자-현대사를 기록하다'는 책에서 전옥숙 여사를 재야인사들의 '대모'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故와카미야 주필은 지난 4월 28일 한중일 3국 심포지엄 참석차 베이징(北京)에 머물던 중 호텔 욕실에서 숨진 채로 발견됐다. 지난 6월 20일 서울에서는 유족과 한국 정부 관계자, 아사히신문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그를 기리는 추모회가 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