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옥 "거취문제까지 생각해야겠다" 장고 할수록 고민 깊어지는 새누리
  • ▲ 새누리당 김희옥 혁신비대위원장이 16일 "거취문제까지도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혁신비대위원장으로 내정된지 20여 일 만으로, 새누리당이 '복당'문제로 인해 또다시 위기국면으로 접어드는 모양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누리당 김희옥 혁신비대위원장이 16일 "거취문제까지도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혁신비대위원장으로 내정된지 20여 일 만으로, 새누리당이 '복당'문제로 인해 또다시 위기국면으로 접어드는 모양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새누리당 김희옥 혁신비상대책위원장이 "거취문제까지도 생각해봐야겠다"면서 오는 17일 예정된 당·정·청 회의에도 참석하지 않겠다고 통보했다.

    새누리당 김희옥 혁신비대위원장이 내정된 지 20여 일만으로, 새누리당이 복당 문제로 인해 또다시 위기국면으로 접어드는 모양새다.

    16일 오후, 새누리당 혁신비대위 김선동 비서실장이 정론관 앞 로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희옥 혁신비대위원장께서 오늘 상당히 무거운 표정으로 당사를 떠나셨다. 거취 문제까지 심각히 고민하실 듯하다"고 밝혔다.

    이어 "최종적인 판단을 말씀드릴 단계는 아니다"라면서도 "아마도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김 혁신비대위원장이 장고에 들어갔음을 추측게 하는 대목이다.

    김희옥 혁신비대위원장은 복당 문제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일련의 상황에 대해 불만을 품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선동 비서실장은 '일괄 복당'으로 결정된 것에 대한 불만인지, 다른 부분에 대한 불만인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김선동 비서실장은 "제가 혁신비대위원장을 뵈면서 느끼게 된 정황"이라며 "회의장 내에서 일련한 여러 가지 상황이 있었을 것이고, 그것에 대해서 굉장히 무거운 생각을 하시게 된 것 같다"고 짚었다.

  • ▲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은 이날 새누리당 비대위의 '일괄복당' 결정이 나오자 "유승민 의원의 복당은 안 된다!"며 반대 의견을 내걸었다. 그는 의원총회를 통해 의원들에게 물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진태 의원 페이스북 화면 캡처
    ▲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은 이날 새누리당 비대위의 '일괄복당' 결정이 나오자 "유승민 의원의 복당은 안 된다!"며 반대 의견을 내걸었다. 그는 의원총회를 통해 의원들에게 물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진태 의원 페이스북 화면 캡처

    ◆ '일괄복당'에 친박 성토…김희옥에 불만으로 작용했을까

    앞서 새누리당은 같은 날 오전 비대위 회의를 열고 탈당파 무소속 의원 7인의 일괄 복당을 결정했다.

    김희옥 혁신비대위원장은 "복당 문제를 어떻게 처리하느냐 하는 것이 당의 장래와 관련해 대단히 중요한 현안이 되고 있음을 잘 알고 있다"며 "어떠한 결론을 내더라도 그에 못지않게 당에 대한 충정에 바탕한 충분한 토론과정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모쪼록 당의 미래를 위해 어떤 길이 최선의 길인지 숙고에 숙고를 다 해주셨으면 한다"고 언급했다.

    복당 문제엔 청와대와 극도로 대립한 바 있는 유승민 의원과 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에 욕설 막말 파문을 일으켰던 윤상현 의원이 끼어있다. 첨예한 당내 계파 갈등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시인 셈이다.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복당 문제가 빨리 해결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지만, 이날 논의에 급물살을 타면서 통과됐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의 친박계에서는 반대의사를 분명히 했다.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은 <유승민 복당, 이렇게는 안된다!>는 제목의 글을 SNS에 올리면서 "당이라는 건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이 모여있는 곳인데 이런 분이 들어오면 단합이 되기는 커녕 분란만 커진다"면서 "당의 꼴을 이렇게 만든데 대해 사과 한마디가 없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비대위를 겨냥해 "마음대로 결정할 것이 아니라 즉각 의원총회를 열어 의원들에게 물어봐야 한다"고 비판했다.

     

  • ▲ 유승민 의원이 원내대표직 사퇴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뉴데일리
    ▲ 유승민 의원이 원내대표직 사퇴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뉴데일리

     

    새누리당 당규 중 '당원규정' 제5조 2항은 탈당한 뒤 무소속 후보로 총선에 출마한 경우 최고위원회의의 승인을 얻어야 입당을 허가할 수 있도록 돼 있다.

    새누리당 당헌 제113조 5항에 따라 비상대책위원회의는 최고위원회의의 기능을 수행할 수 있으므로 원칙적으로는 이날 비대위의 복당 승인으로 유승민 의원은 복당된 것이며, 의총의 추인을 얻어야 할 필요는 없다.

    다만 새누리당 당헌 제77조 2항 9호는 최고위원회의가 회부한 사항을 의원총회에서 처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스스로 이날의 '일괄 복당' 결정에 대해 의원총회의 의사를 한 번 더 물어 결정하도록 회부하면, 김진태 의원이 주장하는 것처럼 의총에서 의원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할 것이다.

    새누리당 김태흠 제1사무부총장 역시 한 언론사와 인터뷰에서 "당의 중대한 현안은 의원총회와 같은 공식적 논의의 기회를 만들어 전체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며 "일부 혁신 비대위원들이 쿠데타를 하듯이 복당을 밀어붙였다"고 성토했다.

    때문에 친박계가 비대위 결정에 실력행사를 할 기미가 보이자 김희옥 혁신비대위원장이 불쾌감을 느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전권을 줄 때는 언제고 입맛에 맞는 결론을 내놓지 않는다고 반발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것이다.

     

  • ▲ 새누리당 김영우 의원은 SNS를 통해 "오늘 혁신비대위에서 일괄복당 결정은 민주적인 절차에 따른 결과로, 모범적이었다"면서 "통합과 화합은 복당 결정에서 시작될 수밖에 없다는 민심이 오늘 비대위원들 다수의 마음을 움직였을 것"이라고 적었다. ⓒ김영우 의원 페이스북 화면 캡처
    ▲ 새누리당 김영우 의원은 SNS를 통해 "오늘 혁신비대위에서 일괄복당 결정은 민주적인 절차에 따른 결과로, 모범적이었다"면서 "통합과 화합은 복당 결정에서 시작될 수밖에 없다는 민심이 오늘 비대위원들 다수의 마음을 움직였을 것"이라고 적었다. ⓒ김영우 의원 페이스북 화면 캡처

    ◆ 회의 내용 아닌 과정서 강압적 분위기 때문?

    다른 가능성으로는 김희옥 혁신비대위원장이 복당 여부를 결정하는 자리의 분위기에 불쾌감을 느꼈으리라는 분석도 있다. 혁신 비대위 비공개회의에서 권성동·김영우·이학재 의원이 일괄 복당으로 분위기를 잡고 정진석 원내대표도 동의하면서 밀어붙였다는 것이다.

    김태흠 제1사무부총장은 "이들이 김희옥 위원장을 협박하듯 압박한 것으로 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새누리당 김영우 의원은 이를 정면으로 반박했다. 그는 이날 SNS를 통해 "오늘 혁신비대위에서 일괄 복당 결정은 비대위원 전원 합의에 의한 민주적인 절차에 따른 결과였다"면서 "오랜 기간 당의 비대위 회의와 최고회의에 배석한 경험이 있는 저로서는 사례를 거의 찾을 수 없을 정도로 모범적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결과는 그 내용을 떠나서 비대위 개개인 양심과 양식의 결과라 생각한다"며 "오늘 결정에 쿠데타라는 용어까지 나오지만, 혁신비대위로서는 정말 혁신을 위해 할 일을 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 ▲ 새누리당 일각에서는 "김희옥 혁신비대위원장이 '범죄'라는 단어를 듣고 모욕감을 느껴 사퇴를 고민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비대위원은 "복당 여부를 결정할 날짜를 두고 이견을 보이다 나온 말"이라고 설명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누리당 일각에서는 "김희옥 혁신비대위원장이 '범죄'라는 단어를 듣고 모욕감을 느껴 사퇴를 고민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비대위원은 "복당 여부를 결정할 날짜를 두고 이견을 보이다 나온 말"이라고 설명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범죄'라는 단어 듣고 모욕감을 느꼈다?

    새누리당의 핵심 관계자는 한 언론사와 인터뷰에서 "김희옥 혁신비대위원장이 '범죄'라는 단어에 모욕감을 느껴 사퇴를 고민하게 된 것"이라 했다.

    이에 대해 한 비대위원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범죄 행위 발언은 개인에 대한 언급으로 보기 어렵다"면서 "다수가 오늘 결정하자는 의견이 있는데 미루자고 하는 것은 범죄행위다, 이런 의견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 자리에서 불편해보이는 기색은 느끼지 못했다. 두 번의 무기명 투표 결과가 날 때까지 결과를 어떻게 브리핑 할 것인지에 대해 브리핑 문구까지 다 함께 조율했다"면서도 "비대위원장이 (복당 문제 결정을 다음주로) 미루고 싶어했으니까 본인에게 이야기한 것이라는 인상을 받았을 수는 있다"고 말했다.

    다른 비대위원도 본지와의 통화에서 "하여튼 끝까지 사회를 잘 보시고 갔다"면서 "현재 비대위에서 복당여부를 결정할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는데, 현재 지도부가 지금 비대위가 그 문제를 해결하자고 결정하는 바람에 '빠를 수록 좋다'는 의견이 나오면서 나머지는 나도 모르게 진행된 것"이라고 해설했다.

    현재 김희옥 혁신비대위원장은 직접 거취문제에 대해 단정적으로 말한 적은 없는 상태다. 어떤 지점이 불만인지에 대해서도 말한 바 없다. 다만 김 위원장의 거취문제에 대한 판단이 길어질수록 새누리당 비대위도 파행을 겪을 수밖에 없어 여당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