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요한 목사, 9~10일 서울 광장서 '예배'… '퀴어 축제' 열리는 날도 예배할 것
  • 예수재단은 9일 서울시청광장에서 '미스바 구국 금식 성회'라는 이름으로 '동성애 반대'집회를 열었다. ⓒ뉴데일리 강유화 기자
    ▲ 예수재단은 9일 서울시청광장에서 '미스바 구국 금식 성회'라는 이름으로 '동성애 반대'집회를 열었다. ⓒ뉴데일리 강유화 기자


    오는 11일 서울 시청 광장에서 열리는 '동성애 문화(퀴어) 축제'를 반대하는 기독교계와 시민들이 연일 '미스바 구국 금식 성회'라는 이름으로 기독교 예배 집회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예배는 지난 24일 서울시 청원경찰과 실랑이를 벌이던 중 전치 6주의 부상을 당한 임요한 목사가 대표로 있는 예수재단에서 주관했다. 9일 예배에는 150여 명이 참석했다.

    예수재단은 지난 8일부터 동성애 축제가 열리기 전날인 10일까지 서울광장 사용 신청서를 낸 상태다.

    서울 시청 광장에는 약 30개의 천막이 설치됐고 곳곳에 '피땀흘려 만든 나라 에이즈로 무너진다', '동성애 홍보대사 박원순은 물러나라' 등의 문구가 적힌 현수막이 걸려 있다.

  • '동성애 반대' 예배를 진행하기 위해 설치한 천막에는 "동성애 홍보대사 박원순 물러나라!"등의 문구가 담긴 현수막이 걸려있다. ⓒ뉴데일리 강유화 기자
    ▲ '동성애 반대' 예배를 진행하기 위해 설치한 천막에는 "동성애 홍보대사 박원순 물러나라!"등의 문구가 담긴 현수막이 걸려있다. ⓒ뉴데일리 강유화 기자


    이날 현장에서 본 '집회'는 평범한 기독교 예배와 다르지 않았다. 다만 예배 슬로건들은 눈에 띄었다. '대한민국 살리기! 동성애 OUT! 차별금지법 OUT! 박원순 OUT!' 등이 대표적이다.

    2시간 30분 간의 예배 끝에 임요한 예수재단 대표를 만났다.

    임요한 예수재단 대표는 '동성애 집회'를 반대하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박원순 시장이 동성애를 이용해 자신의 정치적 목적과 대선에 이용하려고 하는 것 같다. 동성애자를 자신의 확실한 정치 기반으로 두려는 것으로 보인다."


    임요한 대표는 "동성애를 미화하고 조장하는 세력이 더 나쁘다"면서 "동성애자들의 불행한 삶을 보여주는 많은 자료들가 나오는 데도 대한민국 서울 시장, 야당 내에서 유력한 대선 후보로 거론되는 사람이 '아시아에서 동성애 결혼을 합법화하는 첫번째 나라가 되어야 한다'는 식의 발언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의 이야기는 2014년 10월 美'샌프란시스코 이그재미너'가 "박원순 서울시장이 '한국이 아시아에서 첫번째로 동성 결혼을 합법화하는 국가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는 보도 내용을 근거로 한 것이었다.

    당시 서울시는 "박원순 시장이 직접적으로 동성결혼에 대한 합법화를 추진하겠다는 의견을 피력한 것은 아니"라고 반박 자료를 내기도 했다.

  • 서울 시청 앞에서 522일째 '동성애 반대'를 외치고 있는 임요한 예수재단 대표. ⓒ뉴데일리 강유화 기자
    ▲ 서울 시청 앞에서 522일째 '동성애 반대'를 외치고 있는 임요한 예수재단 대표. ⓒ뉴데일리 강유화 기자


    하지만 박원순 시장에 대한 임요한 목사의 시선은 비판적이었다. 박원순 시장을 향해 "불통 선수"라고 표현했다.

    임요한 대표는 "박원순 시장이 시청에 있는 시민청을 관청 청(廳)자가 아닌 들을 청(聽)을 쓰는 등 소통을 강조하지만, 정작 500여 일 동안 동성애 반대를 외치고 규탄하는 사람들이 모인 곳에는 오지도 않는다"면서 "(그의 주장대로면) 여기 와서 한 번 쯤은 소통을 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 지적했다.

    임요한 대표는 "서울시 행정이 시장과 친한 그룹과는 지나칠 정도로 소통하는 반면 시장과 정치적으로 반대편에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불통의 단계를 넘어 악의적으로 대하는 측면이 있다"고 비판했다.

    임요한 목사는 동성애 반대를 내걸고 서울시청광장 주변에서 522일째 농성을 벌이고 있다.
     

  • 동성애 축제 당시 '퀴어퍼레이드' 모습. ⓒ뉴데일리 DB
    ▲ 동성애 축제 당시 '퀴어퍼레이드' 모습. ⓒ뉴데일리 DB


    임요한 대표는 이날 "현재 10일 오후 12시까지만 서울 광장을 빌려 놓은 상태다"라며 "동성애 축제가 열리는 11일까지 천막을 철거하지 않고 기독교식 예배 집회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임요한 대표는 지난 5월 24일 '국민일보'가 보도한, 서울시 청원경찰 집단폭행 사건의 피해자이기도 하다. 그는 자신을 미행하는 것으로 보이는 한 승합차의 문을 열고 항의를 하다 서울시 청원경찰들에게 집단 폭행을 당해 늑골이 골절 당하는 등의 중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임요한 대표는 "관련 사건에 대해 서울시 측에서는 전혀 사과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현재 예수재단 측은 서울중앙지검에 성명 미상의 청원 경찰들을 고발한 상태지만 '상해 진단서'를 제출하지는 않았다고 한다. 청원경찰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라고 한다.

    임요한 대표는 "청원 경찰 대장이 지난 8일 나를 찾아와 어떻게 지내고 계시냐고 묻고 갔다"며 "청원경찰이 무슨 잘못이 있겠는가 싶다. 위가 문제인 것"이라며 고발을 취하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오는 11일 서울 광장에서는 '2016 퀴어(동성애)문화축제'가 예정돼 있다. 이들은 '동성애 결혼 허용' 뿐만 아니라 동성애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금지'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세우기도 한다.

    같은 날 예수재단 측도 대규모 예배를 드리겠다고 밝히고 있어, 동성애 축제 기간 동안 양측의 충돌이 일어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