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성 북한 정권 바로 알기 세미나 "北근본 문제 논의"
  • ▲ 8일 서울 마포 자유경제원 리버티홀에서 열린 '김일성과 북한 정권 바로 알기' 세미나가 진행중인 모습.ⓒ정재훈 기자
    ▲ 8일 서울 마포 자유경제원 리버티홀에서 열린 '김일성과 북한 정권 바로 알기' 세미나가 진행중인 모습.ⓒ정재훈 기자


    북한은 지난 1월 '제4차 핵실험' 이후 미사일 발사 등 도발을 잇따라 감행하고 있다.

    지난 5월에 치른 '제7차 노동당 대회'에서는 핵·경제 병진노선을 천명하며 '핵 보유국' 지위를 노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한·미·일 북한 전문가들이 한 자리에 모여 그동안 뭍어뒀던 북한 정권의 근본적인 문제에 대해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역사정립연구소는 8일 서울 마포 자유경제원 리버티홀에서 '김일성과 북한 정권 바로 알기'라는 주제로 세미나를 열었다.

    1부와 2부로 나눠 진행된 이번 세미나에는 발제를 맡은 최영재 아시아투데이 정치부장, 이지수 명지大 교수, 김용삼 미래한국 편집장, 브라이언 레이놀드 마이어스 동서大 교수, 고영기 데일리NK 재팬 편집장, 김석규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 사회를 맡은 조형곤 21세기미래교육연합 대표와 100여 명의 청중들이 참석했다.

    1부 발제자로 나선 최영재 아시아투데이 정치부장은 '김일성 항일무장투쟁 바로 알기'를 주제로 "북한이 남한보다 역사적 정통성이 있다"는 잘못된 인식의 뿌리는 바로 '김일성의 항일무장투쟁사' 임을 지적했다.

    최영재 부장은 "김일성이 죽은지 20년이 지났다"며 "현재 북한은 3대째 세습을 하고 있는데 4, 5대 세습을 또 한다고 할지라도 김일성을 제대로 알지 못하면 북한을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최영재 부장은 "이는 시간이 지나더라도 북한에서는 김일성이란 존재가 가장 밑바닥에 깔려 있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국내에서는 김일성에 대해서 관심이 적은 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김일성에 대한 한국 사회의 무관심 때문에 일부 지식인, 진보 진영, 심지어 역사학계에서도 북한에 의해 날조된 내용을 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점을 개탄했다.

    최영재 부장은 "한국의 일부 보수 진영을 제외하고는 남북한 대다수 국민들이 김일성의 항일무장 투쟁사를 곧이곧대로 수용하고 있다"면서 "여기에는 국내 다수 역사학계도 포함되고, (이런 인식을 바탕으로 국내의) 대다수 초중고 역사 교과서가 집필되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김일성의 항일 투쟁사는 집필팀이 따로 있다"며 "이들은 러시아의 레닌과 중국의 마오쩌둥 우상화를 그대로 배낀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북한이 김일성 우상화를 위해 러시아와 중국이 만들어 놓은 틀을 가져다 그대로 적용했다는 뜻이다.

    최영재 부장은 이에 대한 근거로 '공산 지도자의 3가지 자질' ▲투쟁경력 ▲정치적 조직 능력 ▲사상이론가 능력을 북한이 날조했다고 지적했다.

    이 가운데서도 '투쟁경력'의 경우, 북한이 주장하는 14살의 김일성이 '타도제국주의동맹'을 만들고 1932년에는 '안도유격대'를 조직해 이를 '조선인민혁명군'으로 발전시켰다는 내용은 날조라고 최영재 부장은 지적했다.

    북한은 김일성이 이끄는 항일무장세력이 '보천보 전투' 등 일제와 10만여 회 전투를 하고 이를 기반으로 8.15 해방을 가져왔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 14살의 김일성은 마적질을 일삼아 왔으며, '조선인민혁명군'은 존재하지 않았다는게 최영재 부장의 설명이었다.

    실제로는 참의부, 정의부, 신민부를 통합한 국민부가 민족주의 부대인 '조선혁명군'을 조직해 1938년까지 처절하게 일제와 항전한 것을 김일성이 '조선인민혁명군'으로 위조했다는 것이다.

  • ▲ 8일 서울 마포 자유경제원 리버티홀에서 열린 '김일성과 북한 정권 바로 알기' 세미나 진행중 이병순 안보통일연구회 책임연구위원이 총평을 하고 있는 모습.ⓒ정재훈 기자
    ▲ 8일 서울 마포 자유경제원 리버티홀에서 열린 '김일성과 북한 정권 바로 알기' 세미나 진행중 이병순 안보통일연구회 책임연구위원이 총평을 하고 있는 모습.ⓒ정재훈 기자


    2부 발제를 맡은 이지수 명지大 교수는 '북한의 김일성과 소련의 스탈린'을 주제로 스탈린을 모방한 김일성이 향후에는 더 왜곡되고 악화된 행적을 보였다고 비판했다.

    이지수 교수는 "북한 김일성은 사실 초기부터 북한의 지도자로 세워졌다고 보는 것이 정설"이라며 "김일성이 지도자가 된 것은 인민들의 투표나, 상층 엘리트들 간의 합의가 아니라 소련의 입장이 우선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김일성을 이야기 할 때 스탈린을 뺄 수 없다"며 "북한체제를 이해하는데 김일성 연구는 피해 갈 수 없는 경로"라고 덧붙였다.

    이지수 교수는 "스탈린과 김일성 체제의 유사성에도 불구하고, 시간적 경과를 따져 결과적으로 보면 스탈린은 권력을 사유화하지 않은데 반해, 김일성은 권력을 사유화했다는 점에서 양자는 구별된다"고 지적했다.

    이지수 교수는 "이 점은 권력의 승계 과정과 결과에서 확인할 수 있다"며 "권력을 아들에게 상속함으로써 권력의 사유화가 완성됐다"고 평가했다.

    스탈린과 마오쩌둥도 정치 권력을 이용해 당대 독재체제를 구축하긴 했으나 김일성처럼 권력을 사유화 하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또 김일성은 정치 권력을 사유화하는 정당성을 역사 왜곡에서 찾았다는 지적이었다.

    이지수 교수는 "김일성은 사유화한 권력에 걸맞게 역사도 사유화했다"면서 "자기 일족의 역사와 투쟁 경력을 왜곡해 권력의 정당성의 기본으로 삼았다"고 지적했다.

    이지수 교수는 "여기서 김일성 체재가 개방을 피할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찾을 수 있다"며 "왜곡된 역사의 진실이 드러나는 순간 권력의 정당성은 훼손되고, 더 이상 대를 이은 권력 세습은 정당성을 잃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지수 교수는 "허구의 신화에 의한 사유화 권력은 개방과 동시에 붕괴될 것이 자명하다"고 비판했다.

    김용삼 미래한국 편집장은 '김일성 항일 무장투쟁의 진실'과 관련, 김일성이 '보천보 전투'를 미화하는 것은 그들이 말하는 항일 활동이 중국을 위한 것이었다는 점을 숨기기 위한 '상징 조작'이라고 지적했다.

    김용삼 편집장은 "김일성은 어린 시절 부모를 따라 중국으로 이주한 이래 평양 창덕학교 2년, 독립군이 세운 화성의숙 6개월을 제외하고는 모든 교육을 중국 학교에서 받았다"고 밝혔다.

    김용삼 편집장은 "김일성은 아버지 덕에 어린시절 중국으로 귀화해 중국 국적도 얻었다"며 "그의 아버지 김형직은 돌팔이 무면허 의사로 만주에서 꽤 재산을 모은 부유한 활동가였다"고 지적했다.

    김용삼 편집장은 "김일성은 덕분에 어린 시절부터 자연스럽게 중화 사상의 세례를 받았다"며 "중국 학교에서 배우고 익힌 중국어는 만주 일대에서 마적질과 공산당 활동을 하는 데 있어 유용한 무기가 됐을 것이다"고 부연했다.

    북한에서 발간된 김일성의 초기 공식 전기에는 1929년 19세에 中공산당에 입당한 것으로 돼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후 수정된 공식 전기에는 中공산당 입당 사실을 빼버렸다는 것이다. 이는 中공산당과의 관계를 완전히 지워버리기 위한 의도적 삭제라는 분석이었다.

    김용삼 편집장은 "북한이 목숨을 걸고 '보천보 전투'를 띄우고 있는 것은 김일성이 中공산당 당원이었으며 중국 국적을 취득했고, 한국말보다 중국말을 잘하는 사람이었다는 점을 숨기기 위한 것"이라며 "중국에서만 활동을 했으면 중공을 옹호하는 중국의 하수인 밖에 더 되겠냐"라고 비판했다.

    김용삼 편집장은 "(그래서 북한은) 보천보 전투를 끄집어 낸 것"이라며 "아무리 보잘 것 없는 전과라고 할지라도 '조선을 위해 싸웠다'는 근거를 만들기 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 ▲ 8일 서울 마포 자유경제원 리버티홀에서 열린 '김일성과 북한 정권 바로 알기' 세미나 진행중 김용삼 편집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정재훈 기자
    ▲ 8일 서울 마포 자유경제원 리버티홀에서 열린 '김일성과 북한 정권 바로 알기' 세미나 진행중 김용삼 편집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정재훈 기자


    브라이언 레이놀드 마이어스 동서大 교수는 '김일성 정권은 친일파를 청산했는가'를 주제로 김일성이 실제로는 친일파를 숙청 대상에서 제외시켰으며 "북한이 일제 부역자를 모두 숙청했다"는 말은 거짓이라고 지적했다.

    마이어스 교수는 "한국 지성인 대부분이 '수정주의 사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벗어나고 싶지 않은 것인지도 모른다"고 비꼬았다.

    마이어스 교수는 "김일성이 사회대중당, 한국사회당 등 여러 정당을 경제적으로 지원했다는 이야기를 소련 대사관에 한 적이 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실을 언급하는 한국 사람이 없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마이어스 교수는 "김일성은 친일파 제거에 대해 그런 의지조차 드러낸 적이 없다"며 "일제 시대 때 거의 모든 사람들과 협력할 수 밖에 없었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마이어스 교수는 "김일성은 일제와 협조한 지성인, 문화인들에게는 특히 관대했다"며 "북한의 역사책에도 이러한 사실이 기록돼 있다"고 밝혔다.

    북한의 친일파 숙청은 남한 만의 신화라는 것이다. 마이어스 교수는 북한은 친일파를 숙청했다는 주장을 하지도 않는다고 지적했다.

  • ▲ 8일 서울 마포 자유경제원 리버티홀에서 열린 '김일성과 북한 정권 바로 알기' 세미나 진행중 데일리 NK JAPAN고영기 팀장이 발언하고 있다.ⓒ정재훈 기자
    ▲ 8일 서울 마포 자유경제원 리버티홀에서 열린 '김일성과 북한 정권 바로 알기' 세미나 진행중 데일리 NK JAPAN고영기 팀장이 발언하고 있다.ⓒ정재훈 기자


    데일리 NK JAPAN 고영기 팀장은 '김정은의 생모 고용희의 진실'을 주제로 김정은의 모친 고영희의 실상이 거의 드러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고영기 팀장은 "김정은의 생모인 고영희의 실상이 거의 드러나고 있으나 2011년까지는 그 존재가 잘못 알려져 김정은의 외할아버지 등에 대해서는 파악되지 않았었다"고 밝혔다.

    고영기 팀장은 일본 당국에 남겨진 공식 자료와 북한을 지지하는 조총련의 과거 자료를 근거로 제시하며 1973년 만수대 예술단에서 활약한 고용희가 김정은의 생모라고 주장했다.

    고영기 팀장은 "과거에 한번 낸 기록, 특히 종이 매체는 한 번 내놓으면 조작이 불가능하다"며 "북한에서는 종이 매체를 불태울 수 있지만, 한국과 일본에서는 그럴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마지막 발표를 맡은 김석규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는 '다시는 없어야 할 쓰라린 비극'을 주제로 김일성 정권을 '인류 문명의 적'으로 지목했다.

    김석규 이사는 "김일성 주의는 인민을 '세뇌된 노예'로 전락시킨 적색 제국주의의 완결판"이라며 "김일성은 나라를 개인의 장난감으로 만들더니 이윽고 3대에 이르러서는 극우 사이코패스, 시공간과 역사를 아예 지어낸 '神의 나라'로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그는 "김씨 3대가 반만 년 코리아 역사공동체에서 있은 적도 없고, 있을 수도 없고, 있어서도 안되는 '역사의 악몽'으로서 2,500만 주민을 넘어 아직도 반만 년 코리아 역사공동체를 제물로 삼고 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