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총 913명 합격, 합격률 40%대
  • ▲ 검정고시에 합격한 육군 장병들 ⓒ 육군
    ▲ 검정고시에 합격한 육군 장병들 ⓒ 육군

    20사단 허하늘 상병은 고등학교 시절 잦은 부상으로 복싱선수의 꿈을 접어야 했다. 목표가 사라진 허 상병은 오랜 방황 끝에 결국 고등학교를 자퇴했다.

    허 상병은 군 입대 후 새로운 목표가 생겼다. 부대와 전우의 도움으로 고졸 검정고시에 합격했기 때문이다. 차량 정비병인 허 상병은 이제 정비 담당 부사관을 목표로 대학입시를 준비하고 있다.

    27일 육군은 올해 육군 병사신분으로 검정고시에 합격한 인원이 913명이라고 밝혔다. 육군 전체 응시인원 2,249명을 고려하면 40.6%의 합격률을 기록한 셈이다. 지난해 합격률 37.6%에 비교해 소폭 증가했다.

    해마다 육군에는 약 1만 명의 고졸 미만 학력 소지자가 입대한다. 과거와 달리 병 복무기간 단축과 저출산 현상 등으로 병역 자원이 부족해 고졸 미만 학력자도 현역으로 입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육군은 고졸 미만 학력 소지 병사의 학업을 지원하기 위해 지난 2009년부터 고졸 검정고시 지원 사업을 추진해 왔다.

    육군은 고졸 검정고시 응시를 희망하는 병사에게 학습용 교재와 동영상 학습콘텐츠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있다. 효과적인 학습을 위해 일부 병사를 학습 도우미로 임명하거나 부대별로 학습동아리를 운영 중이다.

    일부 부대에서는 임시학교를 개설해 자원봉사자로 구성된 교사진과 학교장을 임명하고 검정고시를 준비하는 병사들을 돕고 있다.

    부대 내 임시학교에서는 1대 1 학습지도, 모의고사 문제풀이, 자습 등을 통해 체계적인 학습이 가능하다. 검정고시 합격자들에게는 가족들이 함께 참여하는 졸업식도 열어주고 있다.

    3번 만에 검정고시에 합격한 7사단 김재진 상병은 "두 차례 시험에 떨어졌을 때는 포기할 생각도 있었지만 같은 부대 멘토의 지도 덕분에 합격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 요리사의 꿈을 이루기 위해 전문대 진학에 도전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육군 관계자는 "합격자들이 고졸 학력 취득에 머무르지 않고 학사과정에 도전할 수 있도록 '독학학위취득제도(독학으로 학사 학위를 취득하는 것)'를 지원하겠다. 이에 필요한 교재비와 학습비용 등의 지원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