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워터 게이트’ 다루던 前백악관 고문 자살 사건…“타살 아니냐” 의혹 제기
  • ▲ 젊은 시절 힐러리 클린턴과 빈센트 포스터의 모습. 불륜관계였다는 설도 있다. 美우파 진영에서는 힐러리 클린턴이 1993년 7월 '빈센트 포스터'의 사망과 깊은 연관이 있다는 설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 ⓒ美아메리카 프리덤 파이터스 닷컴 화면캡쳐
    ▲ 젊은 시절 힐러리 클린턴과 빈센트 포스터의 모습. 불륜관계였다는 설도 있다. 美우파 진영에서는 힐러리 클린턴이 1993년 7월 '빈센트 포스터'의 사망과 깊은 연관이 있다는 설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 ⓒ美아메리카 프리덤 파이터스 닷컴 화면캡쳐

    1993년 7월 20일 오전(현지시간) 美워싱턴 D.C. 시내 포토맥 강변 포트마시 공원에서 시신 한 구가 발견된다. 빈센트 포스터(당시 48세) 백악관 법률담당 부보좌관이었다.

    아칸소州 출신인 빈센트 포스터는 당시 대통령이던 빌 클린턴과 20년 넘는 친구로, 힐러리 클린턴과 같은 로펌에서 근무했으며, 클린턴을 돕다 백악관에 입성했다. 

    빈센트 포스터가 시신으로 발견된 뒤 美연방수사국(FBI) 등이 철저한 수사를 할 것이라 기대했던 美언론들은 백악관의 태도에 놀란다.

    백악관은 빈센트 포스터의 시신이 처음 발견되었을 때 법무부에 철저한 조사를 지시했다고 밝혔지만, FBI는 수사에서 빠지고 경찰의 초기 조사 결과에만 의존해 수사를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FBI가 사인규명도 포기하고, 수사를 의도적으로 지연시킨다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FBI는 빈센트 포스터와 가장 가까운 클린턴 대통령 부부에 대한 탐문 조사 자체를 포기했다. 美법무부는 이후 “타살 흔적은 찾아볼 수 없다”는 보고를 한다.

    이후 美언론들은 백악관이 빈센트 포스터의 사망에 대해 자체 조사를 벌였다고 전했다. 당시 백악관과 법무부는 “빈센트 포스터가 자살했다”는 결론을 내세웠지만, 美언론들의 탐사보도 기자 수십여 명이 달라붙어 밝혀낸 것은 “그가 자살할 만한 이유가 전혀 없다”는 것이었다.

    금전 문제도 깨끗했고, 정신질환을 앓은 적도 없으며, 아칸소州 시골에서 태어났지만, 변호사가 된 이후에는 월 스트리트의 대형 투자은행, 美최대의 양계업체, 월마트 등을 고객으로 해서 승승장구했었다고 한다.

    일각에서는 당시 빈센트 포스터가 평생 1등만 하고 살다가 백악관에 들어선 뒤 계속 정책 실패를 되풀이하자 자신감을 잃고 우울증에 자살했다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하지만 그의 측근들은 “포스터의 평소 성격상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측근들은 “빈센트 포스터가 타살됐다”고 계속 주장했다.

    이 ‘빈센트 포스터 사망 사건’이 23년이 지난 2016년 美대선에서 큰 이슈가 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 ▲ 美WP와의 인터뷰에서 도널드 트럼프는 "나는 잘 모르지만"이라고 전제한 뒤 "힐러리 클린턴과 빈센트 포스터의 사망, 화이트워터 게이트가 연관이 있다더라"는 말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닷컴 캡쳐
    ▲ 美WP와의 인터뷰에서 도널드 트럼프는 "나는 잘 모르지만"이라고 전제한 뒤 "힐러리 클린턴과 빈센트 포스터의 사망, 화이트워터 게이트가 연관이 있다더라"는 말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닷컴 캡쳐

    美워싱턴 포스트는 지난 23일(현지시간) 공화당 유력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와 가진 인터뷰를 정리, 게재했다. 인터뷰에서 트럼프는 과거 빌 클린턴 정부 시절 터진 부동산 개발 사기 사건 ‘화이트워터 게이트’와 ‘빈센트 포스터 자살 사건’을 언급했다고 한다.

    트럼프는 WP와의 인터뷰에서 “1993년 당시 백악관 법률담당 부보좌관이었던 빈센트 포스터의 죽음이 매우 수상하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나는 그 문제에 대해 잘 알지 못해 문제를 제기하기 어렵다”면서도 “하지만 포스터의 죽음이 명백한 살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는 또한 클린턴 정부 당시 있었던 ‘화이트워터 게이트’가 빈센트 포스터의 죽음으로 유야무야된 상황을 끄집어내며 포스터의 죽음이 ‘고위층에 의한 청부살인’일 가능성이 있지 않느냐는 뉘앙스로 의혹을 제기했다.

    ‘화이트워터 게이트’란 빌 클린턴 대통령이 아칸소 주지사였을 때 힐러리 클린턴의 친구인 맥두걸 부부와 함께 설립한 부동산 개발업체 ‘화이트워터’가 벌인 리조트 개발 사기 사건, 빌 클린턴 당시 주지사의 직권남용에 관한 의혹이 제기된 사건이다.

    당시 언론들의 보도에도 불구하고 ‘화이트워터 게이트’는 대중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아 빌 클린턴 정부에 별다른 타격을 주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1993년 사망한 빈센트 포스터가 이 ‘화이트워터 게이트’의 뒤처리를 담당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사망 이후 힐러리 클린턴이 영부인임에도 청문회에 출석했지만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 ▲ 지난 5월 23일 디트로이트에서 유세 중인 힐러리 클린턴 前국무장관. ⓒ워싱턴포스트 영상뉴스 캡쳐
    ▲ 지난 5월 23일 디트로이트에서 유세 중인 힐러리 클린턴 前국무장관. ⓒ워싱턴포스트 영상뉴스 캡쳐

    이후 23년 동안 대중들 사이에서는 잊히는 듯 했다. 소수의 사람들만 “빈센트 포스터 사망의 배후에는 클린턴 부부가 있을 것”이라는 주장을 펴면서 계속 추적을 했다고 한다.

    그러다 2015년 봄 ‘내셔널 인콰이어러’가 “빈센트 포스트는 클린턴 부부가 입을 막기 위해 살인청부업자를 고용해 죽였거나 힐러리가 자살에 이르게 만들었을 것”이라는 주장을 전하면서 다시 불거졌다. 

    당시 ‘내셔널 인콰이어러’가 보도한 내용 가운데는 “빈센트 포스터가 백악관 사무실에서 총에 맞아 사망했고, 힐러리 클린턴의 지시로 시신을 카펫으로 둘러싼 뒤 공원에 버렸다”는 부분도 있다고 한다. 또한 힐러리 클린턴이 빈센트 포스터와 불륜관계라는 주장도 나왔었다.

    도널드 트럼프가 클린턴 부부의 측근이 숨진 사건을 23년 만에 다시 꺼낸 것에 대해 美민주당과 힐러리 클린턴 지지자들은 “막장 음모론에 불과하다”고 반발하고 있다.

    하지만 양측의 행태를 바라보는 미국 국민 대부분은 트럼프와 힐러리 간의 ‘추문 폭로경쟁’을 보며 두 사람에 대한 혐오감만 늘고 있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