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 세미나서 야전 대위 2명 연구성과 인정‥'이례적'
  • ▲ 박성호 대위(좌), 김우진 대위(우).ⓒ육군
    ▲ 박성호 대위(좌), 김우진 대위(우).ⓒ육군

    전시 아군이 북한지역에서 공격작전을 수행할 때, 후방에서 유류를 지원하기 위해서는 차량으로만 수송하기 보다는 여기에 더해서 지상에 파이프라인을 설치하는 방법이 더 효율적이라는 것을 이론적으로 분석한 논문이 나와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한ㆍ미 연합사단 소속 박성호 대위(33세)와 김우진 대위(32세)는 3일부터 오는 6일까지 한국 국방연구원에서 열리는 ‘제18차 한ㆍ미 국방분석세미나’에서 위와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논문을 4일 발표할 예정이다.

    이들은 평상시라면 파이프라인 설치가 당연히 효율적이지만 전시에도 이 방법이 효과적이라는 주장을 ‘흡수마코프체인(Absorbing Markov Chain)’이라는 독특한 모형으로 분석해내 눈길을 끌고 있다.

    흡수마코프체인은 ‘어떤 상태가 변화하는 과정과 최종상태를 도출하는데 주로 사용되는 분석모형’으로 이 이론을 이용해 유류지원효과를 분석한 것은 두 사람이 처음이다.

    두 사람은 이 이론을 전시에 사용되는 ‘지상유류분배체계(IPDS) 지상유류분배체계(IPDS, Inland Petroleum Distribution System)란 작전부대에 유류를 지원하기 위해 지상의 저유소 또는 해안유류분배체계(OPDS)와 연결하는 지중(地中)송유관체계를 말한다.

    미국에서 베트남전을 통해 IPDS의 필요성이 처음 대두돼 1980년대에 IPDS 체계가 정립되었으며, 1990년대의 걸프전과 2000년대 이라크전에서 실제로 운용됨으로써 전장에서의 원활한 유류지원을 가능하게 했다'는 것에 적용해 유류지원효과를 분석했다.

  • ▲ 이동하는 K-9자주포.ⓒ뉴데일리 정상윤 사진기자
    ▲ 이동하는 K-9자주포.ⓒ뉴데일리 정상윤 사진기자

    이들은 한ㆍ미 연합사단에서 함께 근무하면서 KR연습 당시 미군들이 지상유류분배체계(IPDS)를 운용하는 것을 보고 이를 검증하기로 마음먹고 논문을 쓰게 됐다. 그리고 이 논문을 국방연구원에 제출했고, 연구원측은 논문의 가치를 인정하고 한ㆍ미 국방분석세미나에서 발표를 하도록 이들을 초청하게 된 것.

    두 사람은 논문에서 지상 병참선만 이용하는 경우와 별도로 지상에 파이프라인(지상유류분배체계)을 설치, 지상 병참선과 함께 이용하는 경우로 구분해 ‘평균 작전지속지원 일수’와 ‘평균 유류보유수준’을 도출하는 실험을 진행한 것이다.

    이에 지상유류분배체계를 설치하는데 드는 시간과 비용을 고려하더라도 지상 병참선만 이용하는 것보다 두 가지 방법을 병행해 사용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또한 지상 병참선의 상태가 점점 좋아질수록 지상유류분배체계를 이용하는 효과도 점차 상승한다는 것도 확인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연구에서 가정된 매개변수들을 실제 데이터로 대체한다면 전시 북한의 특정지역에 유류지원을 할 때 어느 방법이 더 효율적인지 분석할 수 있는 유용한 도구가 될 것”이라고 이 논문을 평가했다.

    한편, 한ㆍ미 국방분석세미나는 한국 국방연구원과 미국 육군분석연구소가 2년마다 공동 주최하는 학술세미나이다.

    이번 연구의 제1저자인 박성호 대위는 국방대학교에서 운영분석학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제2저자인 김우진 대위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토목공학을 전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