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상, 박지원에 손 내밀었다 매몰차게 거절당해… "친노라 안돼"
  • 더불어민주당 민병두 의원이 30일 국회 정론관에서 원내대표 출마선언을 하고 있다. 이번 원내대표 경선은 친문(친문재인)계 후보가 없어 눈길을 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더불어민주당 민병두 의원이 30일 국회 정론관에서 원내대표 출마선언을 하고 있다. 이번 원내대표 경선은 친문(친문재인)계 후보가 없어 눈길을 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20대 국회 더불어민주당 초대 원내대표 경선이 사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친문(친문재인)계 후보가 없어 눈길을 끈다.

    친문으로 불리는 홍영표 의원이 출마 준비를 했지만, 마지막에 후보 등록을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국민의당 원내대표로 내정된 박지원 의원이 친노 세력에 대한 불편한 심정을 숨기지 않고 있다는 점도 친문 후보의 불출마에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된다. 

    1일 현재 더민주 신임 원내대표 후보로 등록한 의원은 4선의 강창일 이상민, 3선의 노웅래 민병두 우상호 우원식 의원 등 모두 6명이다. 

    민병두 의원은 중도 성향 중진급 인사 모임인 '통합행동'의 간사를 맡고 있다. 김부겸·민병두·박영선·조정식·정성호 당선자 등이 세 확산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우원식 의원은 고(故) 김근태 전 의원 계열의 민주평화연대(민평련)와 을지로위원회가 우군이다. 우상호 의원은 개혁 성향 의원 모임인 '더좋은 미래'와 86그룹이 우호그룹으로 여겨진다. 

    노웅래 강창일 의원은 당내 비주류 모임에서 활발히 활동해 왔다는 점에서 비주류의 표를 상당 부분 흡수할 수 있다. 중립계 비주류로 분류되는 이상민 의원은 유일한 충청권 후보다. 

    이번 원내대표 경선에 친문 후보가 나오지 않으면서 상대적으로 친문 대 비문, 주류 대 비주류의 계파 대리전 성격은 옅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4·13 총선 이후 친문 진영은 50명 안팎에 달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최대 계파로 불린다. 이를 감안하면 캐스팅보트로서 특정 후보를 조직적으로 지원할 가능성도 제기돼 이들의 향후 움직임이 주목받고 있다. 

    특히 이번 원내대표의 임기는 대선 초입인 내년 5월까지인 점을 고려하면 문재인 전 대표의 대권가도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따라서 친문으로선 막판에 특정후보를 지지할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경선에 출마하는 의원들 상당수가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 내정자와 소통할 수 있는 후보임을 강조했다. 박지원 의원을 크게 의식하고 있음을 나타냈다는 해석이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경선에 출마하는 의원들 상당수가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 내정자와 소통할 수 있는 후보임을 강조했다. 박지원 의원을 크게 의식하고 있음을 나타냈다는 해석이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이번 더민주 원내대표 경선에 출마하는 의원들 상당수가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 내정자와 소통할 수 있는 후보임을 강조했다. 박지원 의원을 크게 의식하고 있음을 나타낸 것이다. 

    이런 가운데 박지원 의원이 전날 국회의장직에 도전하는 더민주 문희상 의원의 도움을 "친노(親盧)라서 안된다"는 이유로 묵살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지원 의원은 지난 26일 국민의당 당선자 워크숍에서 기자들과 만나 "더민주 유력한 국회의장 후보가 자기 좀 도와달라고 전화가 왔다"며 친노라서 거절했다는 뜻을 전한 바 있다.도움 요청을 거부당한 문희상 의원은 한 언론과의 통화에서 "박지원 의원이 나에게 한(恨)이 있는 것 같다. 친노를 이번에 싹 죽여야 한다는 생각에만 잠겨 있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박지원 의원은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하기 전부터 친노 패권주의 타파를 주장하는 등 문재인 전 대표를 향한 비판을 이어왔다. 

    특히 문재인 전 대표가 광주에서의 '정계은퇴' 약속을 번복하자 "무신불립(無信不立 : 신뢰가 없이는 존립할 수 없다는 뜻) 아니냐"며 "국민이 기억하고 있다"고 엄중히 경고하기도 했다. 

    중진인 문희상 의원조차 박지원 의원으로부터 도움을 매몰차게 거절당한만큼 친노·친문계 의원이 불출마를 결정한 것도, 원내대표에 당선되더라도 박지원 의원과의 소통에 난항이 예상됐기 때문 아닌가는 해석이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