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 1함대 보급지원대대, 2011년부터 세탁한 이불 무게만 14톤
  • 가정의 달을 이틀 앞둔 4월 29일 해군 1함대 보급지원대대 정대현 병장(23세/사진 우측)이 안순이(76세) 할머니 댁을 방문해 세탁한 이불을 전달하고 있다. ⓒ해군 제공
    ▲ 가정의 달을 이틀 앞둔 4월 29일 해군 1함대 보급지원대대 정대현 병장(23세/사진 우측)이 안순이(76세) 할머니 댁을 방문해 세탁한 이불을 전달하고 있다. ⓒ해군 제공


    강원도 동해시의 독거 노인들이 가장 기다리는 날은 추석도 생일도 아니다. 매월 마지막 주 금요일만을 기다린다. 해군 1함대 보급지원대대 장병들이 독거노인들의 이불을 깨끗하게 세탁해서 돌려주는 날이기 때문이다.

    29일, 해군 1함대 보급지원대대 장병들이 안순이(76세) 할머니가 살고 계신 집을 찾았다. 할머니는 환하게 웃으며 장병들을 반겼다.

    안 할머니는 장병들이 내려놓은 이불을 보며 "깨끗한 이불을 덮고 편안히 잘 수 있게 해줘 항상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면서 "얼굴을 직접 보니 더 고마운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들의 특명은 '보송보송'. 해군 1함대 보급지원대대 장병들이 지역 독거노인들의 이불을 세탁해 주는 봉사활동을 부르는 말이다.

    1함대 '보송보송' 활동을 시작한 것은 2011년 2월, 영동지역에 1.5m가 넘는 폭설이 내린 때였다. 당시 제설작업 대민지원을 나갔던 보급대대 장병들이 홀로 살며 거동이 불편해 이불 빨래를 자주 못하고, 빨래를 하더라도 추운 겨울에 두꺼운 이불이 잘 마르지 않은 노인들의 불편을 알게되면서 '보송보송' 활동이 시작됐다.

  • 보급지원대대 정대현 병장(사진 왼쪽)과 조현성 상병(사진 오른쪽)이 부대 세탁실에서 깨끗하게 세탁된 이불을 비닐로 포장하고 있다. ⓒ해군 제공
    ▲ 보급지원대대 정대현 병장(사진 왼쪽)과 조현성 상병(사진 오른쪽)이 부대 세탁실에서 깨끗하게 세탁된 이불을 비닐로 포장하고 있다. ⓒ해군 제공


    이들은 현재 동해시 노인종합복지관과 협력해 6년째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노인종합복지관에서 어르신들의 이불을 모아오면 부대에서 세탁해 주는 방식이다.

    보급지원대대 장병들은 2011년부터 매월 100여 가구 분량의 250kg의 이불을 세작해 전달한다. 지금까지 세탁한 무게만 14톤이라고.

    해군 관계자는 "처음 시작할 때만 하더라도 이렇게 오랜 기간 많은 어르신들이 이용하게 될 줄은 아무도 몰랐는데, 깨끗하게 세탁한 이불을 받아본 어르신들의 반응이 좋아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며 후문을 전했다.

    '보송보송'에 참여하는 정대현 병장(23세)과 하승민 상병(23세)은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사용하실 이불이기 때문에 세탁물이 많거나 바쁘다고 해서 단 한 번도 소홀히 한 적이 없다"며 "그분들이 깨끗하고 보송보송한 이불을 받고 좋아하신다는 말을 전해들을 때마다 큰 보람을 느낀다"고 전했다.

    공석천 동해시 노인종합복지관 팀장은 "동해시 노인종합복지관에서 돌보는 독거노인 1800여명 대부분이 1함대 장병들의 보송보송 봉사활동을 받고 있다"며 "다리를 다쳐 집안일을 돌보기 힘들었던 할머니 한 분은 해군장병들이 세탁한 이불을 받고 눈물을 흘리며 고마워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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