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궁, 공원 등 명소 연결 보행 랜드마크로…"퇴계로 2차선 축소" 논란 덮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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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심보행길' 5개 노선 ⓒ서울시
    ▲ '도심보행길' 5개 노선 ⓒ서울시


    서울시와 박원순 시장은 '조선시대'에 대한 무슨 향수가 있는 걸까. 인구 1,000만 명의 서울시를 "걷기 좋은 도시로 만들겠다"며 내놓은 계획 가운데 무리수가 계속 눈에 띤다. 

    서울시는 26일 "사대문 도심에 걷기 좋은 길을 선정, 보행환경을 개선해, 5개 노선 총 25.4km의 도보관광길 '도심보행길'을 연내에 특화 조성한다"고 밝혔다.

    서울시가 밝힌 '도심보행길' 5개 노선은 ▲이음길(서울역~정동~광화문~인사동~ 흥인지문~명동~서울역 순환노선, 9.5km) ▲옛풍경길(와룡공원~운현궁~퇴계2가 교차로, 4.5km) ▲늘청춘길(혜화문~동대입구, 3.8km) ▲종로운종길(서대문역~종로~동대문, 4.0km) ▲청계물길(옛 국세청 별관~청계천로~DDP, 3.6km)이다.

    서울시는 이 5개 '도심보행길'을 서울을 대표하는 '보행 랜드마크(?)'로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울시는 이를 위해 우선 횡단보도를 신설하거나 위치를 개선하고 공중전화 부스, 가로수 등 보행에 불편을 주는 지장물을 제거·이동시키고 부적합 점자블록, 볼라드, 빗물받이 등을 정비해 보행안전성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노면표시를 노선 시작·종료지점과 100m 간격으로 설치해 누구나 쉽게 알아 볼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한다.

    서성만 서울시 보행친화기획관은 "매력적이고 이야기가 있는 상징적, 대표적 보행길을 조성해 보행 문화와 관광산업을 활성화시키고, 이를 통해 주변 지역에 경제 활력을 확산시켜 나가겠다"며 "도심뿐만 아니라 서울 전역에 산재한 역사·문화·관광 자원을 활용해 새로운 보행길을 지속 발굴해 '걷는 도시, 서울'을 완성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도시보행길'을 외국인들도 즐길 수 있게 하겠다며 서울시 관광 홈페이지(www.visitseoul.net)와 앱(I tour seoul)을 통해 영어, 중국어, 일본어 등 외국어 서비스도 제공한다고 덧붙였다.

    서울시는 "도심보행길 5개 노선 가운데 우선 '이음길' 상부구간 6km(서울역~광화문~흥인지문)을 올 상반기 중으로 조성 완료하고, 나머지 4개 노선은 연내 조성을 완료한다"고 밝혔다.

    서울시의 이 같은 발표만 보면, 기존의 교통 흐름에는 전혀 지장을 주지 않고, '서울 올레길'을 재정비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다른 매체들의 보도를 보면, 서울시의 '걷고 싶은 도시 조성' 계획에는 도시 기능 퇴화를 초래하는 부분도 숨어 있다.

  • '조선일보'와 'KBS'는 서울시 관계자를 인용, "서울시가 서울역 고가를 시작으로 남산 1호 터널 초입까지 2개 차선을 줄이고 '보행공원'을 만들기로 했다"고 26일 보도했다. ⓒ조선닷컴 관련보도 화면캡쳐
    ▲ '조선일보'와 'KBS'는 서울시 관계자를 인용, "서울시가 서울역 고가를 시작으로 남산 1호 터널 초입까지 2개 차선을 줄이고 '보행공원'을 만들기로 했다"고 26일 보도했다. ⓒ조선닷컴 관련보도 화면캡쳐

    '조선일보'와 'KBS'는 서울시가 '걷고 싶은 도시 조성' 계획의 일환으로, 현재 철거 중인 서울역 고가를 시작점으로 퇴계로, 신세계 백화점과 우리은행 본점 사거리 일대까지 2개 차선을 없애고, 그 자리에 '보행공원'을 2016년 말까지 조성하기로 했다고 26일 보도했다.

    '조선일보'와 'KBS'에 따르면, 서울시는 2017년 4월까지는 이 '보행공원'을 명동과 남산 순환로 초입까지 연장, 총 1.2km의 도심 도로에서 2개 차선을 없앨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이를 위해 우선 5월 중 시민과 상인을 대상으로 공청회를 열 것이라고 밝혔다.

    '조선일보'와 'KBS'는 "서울역 고가 철거로 매상이 크게 줄어든 남대문 시장과 명동 일대 상인들은 서울시의 '도심공원 정책'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면서 "향후 일대 지역에서 심각한 교통체증이 빚어질 수도 있다"는 운전직 종사자들의 우려를 전하기도 했다.

    박원순 시장 취임 이후 서울시는 도심 지역 곳곳에 차량 통행을 제한하고, '관광객을 위한 걷고 싶은 도심 만들기'를 꾸준히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서울시가 말하는 관광객의 대부분이 중국 단체 여행객이고, 이들을 실어나르는 관광버스가 도심 곳곳에서 불법주정차를 일삼으면서, 정작 서울 시민들의 불편은 나날이 커져만 가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