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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일리먼키, 오랜 공백의 시간동안 저라는 사람을 가수로 지켜줘서 고맙습니다.”

    불의의 안타까운 사고로 동료 멤버를 떠나보내고, 새 멤버 합류, 그리고 탈퇴…. 그룹 먼데이키즈는 2005년 데뷔 후 11년간 많은 변화를 겪었다. 하지만 이진성은 여전히 팀에 대한 사랑과 굳은 의지를 보이며 홀로서기를 선언, 다시 한 번 대중 앞에 서고자 한다.

    기자는 최근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사옥에서 먼데이키즈 이진성을 만나 스페셜 미니앨범 ‘리부트(Reboot)’와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지난 2014년 4월 경기도 의정부 306보충대를 통해 현역 입대한 이진성은 지난 1월 군 복무를 마쳤다.

    “군 생활을 군악대에서 보냈습니다. 음악을 할 수 있었던 기회가 굉장히 많았기 때문에 에너지가 됐어요. 저를 돌아볼 시간이 부족했는데 군에서 그 외의 음악을 할 수 있었던 계기가 됐습니다.”

    지난해 1월 싱글 ‘사랑’ 공개 후 ‘리부트’는 오는 5월 3일, 약 1년 3개월 만에 발매하는 앨범이다. 특히 군 제대 후 곧바로 앨범 작업에 돌입했다는 점이 공백을 기다린 팬들에게 단비 같은 소식일 터. 이번 앨범에는 타이틀곡 ‘그대 품에’를 비롯한 총 6곡이 담겨있다.

    “군 복무 기간에 영감을 받아 스케치한 곡들이 있었어요. 정리는 하지 못하고 남겨놓은 상황이었습니다. 제대 후 그동안 만들어 놓은 것들을 정리하고, 새로 작업하면서 앨범을 완성했어요. 트랙 4개, 인스트 2개, 총 6곡이 수록됐어요. 곡은 모두 발라드에요. 가사나 음악적으로 프로듀싱 했던 앨범 중 가장 완성도 높고 성숙해진 앨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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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료 멤버들과 ‘함께’ 부르는 것이 아닌, 오롯이 ‘홀로’ 채운 앨범이다. 이진성은 홀로서기를 선언했지만 먼데이키즈 본연의 음악적 색깔을 담은 것. 팀 이름을 유지하며, 기다림에 목마른 팬들, 그리고 대중 앞에 서야했기에 스스로 느끼는 고충 또한 남달랐을 것이다.

    “혼자서 한 곡을 다 불러야하는 앨범이기 때문에 멜로디를 만들 때 ‘나의 가장 큰 강점이 무엇일까’, ‘음색이나 보컬을 어필할 수 있을까’를 고민했습니다. 들어보시면 생각보다 조금 다른 느낌을 받을 것 같아요. 먼데이키즈를 오래 했고, 그룹 이미지가 확실해서 제가 다 표현을 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어요. 팀의 색깔, 매력을 보여줄 수 있을지에 대한 부담감도 크고요. 하지만 팬이나 주변에서 도움을 많이 주신 분들이 먼데이키즈가 음악적으로 보여주지 못한 부분이 많아 아쉽다고 하셨어요. 이름을 지켜야겠다는 책임감을 느끼게 됐어요. 이를 통해 큰 것을 얻어야지, 팀에 기대서 가야지란 생각은 아닙니다.”

    ‘그대 품에’는 그동안 외롭고 행복했던 날들을 꿈꾸고 그 순간들을 기억하면서 쓴 가사가 특징. 또 군 제대 후 성찰의 시간이 길었기에 자신을 돌아보는, 자전적인 음악이란 점이 돋보인다. 여기에 지난 2008년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 故김민수의 생전 목소리가 담긴 ‘너의 목소리’가 수록돼 그리움의 목소리를 들려주려 한다.

    “지난해 (김)민수와 데뷔하기 전 연습 삼아 부른 노래를 우연히 메일로 받아서 듣게 됐습니다. 들었을 때 기분이 묘했어요. 새 앨범에 수록을 해야 할지 조심스러운 입장이었습니다. 고인이 된 친구의 의사는 모르니까. (김)민수 부모님과 종종 통화를 하며 지내는 사이었기에 여쭤봤어요. 부모님도 자꾸 옛것만 추억하게 되니까 계속 아쉬워하시고 대중들이 민수의 목소리를 더 오래 기억했으면 하는 마음에 흔쾌히 허락해주셨습니다. 저도 같은 마음이었어요. 이 노래가 좋고 안 좋고, 기억하고 안하고를 떠나 우리의 의미를 가지고 가자, 곡을 내는 것에 의미를 두고 발표를 하자는 생각입니다.”

    ‘너의 목소리’는 김민수가 생전에 녹음한 가이드곡을 복원한 곡. ‘가이드곡이면 의미 없지 않았느냐’라는 기자의 질문에 이진성은 “의미가 없지 않았다. 일반적인 사랑가사이지만 살아있는 사람이 불렀을 때 느낌과 없는 사람이 부를 때 느낌이 달랐다”라고 답했다. 이는 ‘우연’이 아닌 ‘인연’이 아니었을까.

    “가이드곡이면 음질이나 다듬어지지 않은 부분이 있습니다. 살릴 수 있는 부분을 최대한 살려서 복원을 많이 했어요. ‘너의 목소리가 나에게 들려와 나는 이렇다’란 주고받는 대화느낌이 강해요. 콘셉트를 정해서 만들 수 있는 곡이 아니었고 후반작업만 맡아 했기 때문에 처음에 제목은 없었어요. 제목을 정하기 힘들었죠. 후렴 첫 소절에 ‘너의 목소리가 그립다’라는 가사 내용이 있어 이 부분에 영감을 받아 ‘너의 목소리’ 제목이 탄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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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5년 데뷔한 후 2000년대 발라드계를 이끌어간 이진성과 김민수는 그간 ‘바이 바이 바이(Bye Bye Bye)’ ‘내 맘 모르지’ ‘착한남자’ ‘가슴으로 외쳐’ ‘흉터’ 등 대중의 큰 사랑을 받은 바 있다. 두 사람은 2008년, 3년이란 짧은 시간이었지만 완벽한 하모니는 물론, 가창력과 감성을 선보였다.

    “함께 그룹을 했을 때는 민수를 경쟁자라고 생각했습니다. 저와 다른 성향의 보컬이고, 그 당시에는 제 보컬에 자신 있고 패기 넘치던 시절이었기 때문이에요. 특히 친구사이라서 ‘지면 안 되겠다’라는 생각을 더 많이 했던 것 같아요. 시간이 흘러 그때 당시 레코딩을 듣고, 새로 작업하면서 듣는데 너무 아까운 생각이 들었어요. 목소리가 보석 같은 친구에요. 그때가 참 많이 생각나네요.”

    이번 앨범 ‘리부트’에는 이진성이 홀로서기를 한다는 것뿐만 아니라 김민수의 목소리, 앞으로의 행보까지 남다른 의미가 담겨있다. 이진성과 김민수의 목소리가 담긴 듀엣곡 ‘너의 목소리’는 오는 26일 선공개되며, 5월 3일 ‘리부트’가 발매될 예정이다.

    “‘리부트’를 끝으로 오랫동안 몸담았던 캔엔터테인먼트와 계약이 종료됩니다. 다른 소속사를 가더라도 프로듀싱을 하기 때문에 먼데이키즈 이름은 가져가고요. 저의 솔로 앨범을 내더라도 팀 이름에 대한 기대치가 있기 때문에 두 가지를 병행할 것 같습니다. 먼데이키즈는 다른 아티스트와 피처링하거나 협업해서 발전시킬 수 있는 팀으로 만들 예정이에요. 멤버 영입 생각은 없습니다.”


    이진성은 마지막으로 무엇보다 긴 공백동안 묵묵히 기다려준 팬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먼데이키즈 만의 음악적 지도를 그려나가며, 2016년 올 상반기 가요계를 다시 한 번 물들일 그의 홀로서기에 아낌없는 응원의 메시지를 보낸다.

    “오래 활동을 쉬었지만 지금까지 먼데이키즈와 저를 가수로서 지켜준 데일리먼키(팬클럽 이름), 그 열정에 너무 고맙고 감사합니다. 앨범이 잘 됐으면 하는 마음과 욕심은 버렸습니다. 후회 없는 앨범, 누구에게 들려줬을 때 창피하지 않은 앨범을 만들었으니 기대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