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19대 국회 중인데 미리 원내 1당 대접, 이종걸 "비대위원장도 되셨는데…"
  • ▲ 18일 정의화 국회의장이 3당의 원내대표를 불러 40일 가량 남은 19대 국회 마무리에 대해 의논하는 시간을 가졌다. ⓒ공동취재단
    ▲ 18일 정의화 국회의장이 3당의 원내대표를 불러 40일 가량 남은 19대 국회 마무리에 대해 의논하는 시간을 가졌다. ⓒ공동취재단

    정의화 국회의장과 3당 원내대표가 총선 후 처음으로 국회에서 만났다.

    18일 정의화 국회의장은 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 더불어민주당 이종걸 원내대표, 국민의당 주승용 원내대표와 두 달 남은 19대 국회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날 각 당 원내대표의 표정은 20대 총선 결과를 반영하는 듯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곧 원내 1당이 된다는 자신감이, 국민의당은 확실한 캐스팅 보트로 발돋움한 자신감이 묻어났다. 새누리당은 되도록 말을 아꼈다.

    정의화 국회의장이 우선 이종걸 원내대표에게 먼저 말할 것을 권했다. 그러나 이종걸 원내대표는 원유철 원내대표에 "이제 비대위원장까지 되셨는데 먼저 하셔야죠"이라며 발언 순서를 양보했다. 새누리당이 총선에 패배하며 비대위체제가 됐다는 점을 짚으며 뼈있는 농담을 건넨 셈이다. 여유 있는 모습이 엿보였다.

    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도 지지 않았다. 원 원내대표는 "제1당 원내대표가 먼저 말해야 하지 않느냐"며 발언 순서를 양보했다.

    결국, 국민의당 주승용 원내대표가 먼저 발언에 나섰다. 주 원내대표는 "이번 20대 총선에서 확인된 민심이 무섭다. 새누리당에 대한 심판이 혹독하게 됐고, 더불어민주당도 호남에서 심판받았다"고 해석했다.

    이어 "19대 국회를 그냥 보낼 수 없다"며 "법안의 양보와 타협을 통해 국민이 원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하지 않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당이 총선 전 내걸었던 타협과 조정의 역할을 4월 국회에서 미리 보여주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국민의당은 같은 자리에서 세월호 특조위에서 끝내서 되겠느냐며 야당 편드는 모습도 보였다.

    뒤이어 발언한 더민주 이종걸 원내대표는 호남에서 패배는 잊은 듯 의기양양한 모습이었다. 이 원내대표는 "이번 총선에서 대한민국의 주인은 국민이고 권력도 국민에서 나온다는 것이 다시금 확인됐다"면서 "국민이 대통령께서 국회를 능멸하고 민주주의 근간인 의회주의를 훼손한 것과 19대 국회에 대해 평가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여당이 심판당한 것은 여당 원내대표가 말 안 듣는다고 찍어내고, 청와대발 민생경제 활성화라는 것이 국민에게 더 이야기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훈수를 두기도 했다.

    나아가 ▲서비스발전기본법 ▲파견법 ▲비정규직법에 대해서는 "국민 평가가 내려졌다"며 원점검토를 주장했다. 또 ▲중소기업적합업종 ▲사회적 경제 기본법 ▲임대차보호법 등이 국민 명령이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강변했다.

    두 사람의 말을 듣고 있던 원유철 원내대표는 "19대 국회가 사상 최악이라는 비판이 있다"며 "저를 비롯해 새누리당은 국민께 사죄드린다"고 했다.

    아울러 "19대 국회에는 정말 국민 위해 일하는 국회가 돼야 한다"며 "19대 국회가 두 달 남았는데 성심을 다해 민생법안을 처리해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고 언급했다.

    3당은 이후 비공개회의에서 4월 21일 임시국회를 열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쟁점 법안이 순조롭게 처리될지는 미지수다. 이종걸 원내대표가 총선 결과에 고무돼, 한층 더 강경한 태도를 예고했기 때문이다.

    새누리당 소속 의원실 관계자는 "과반 의석을 가지고도 야당의 반대로 일하는 국회를 만들지 못했는데, 야당의 힘이 더 커져 걱정되는 것이 사실"이라며 우려를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