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동구 김종훈·북구 윤종오 후보 "새누리 허위사실 유포"
  • 정갑윤 국회부의장(왼쪽)과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왼쪽 세번째), 하태경(부산 해운대구갑) 후보가 10일 오후 울산시 동구 일산해수욕장 사거리에서 열린 안효대(울산 동구) 후보 지원유세에서 유권자들에게 여당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김현중 기자
    ▲ 정갑윤 국회부의장(왼쪽)과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왼쪽 세번째), 하태경(부산 해운대구갑) 후보가 10일 오후 울산시 동구 일산해수욕장 사거리에서 열린 안효대(울산 동구) 후보 지원유세에서 유권자들에게 여당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김현중 기자

     
    통진당 출신 무소속 후보들이 선거 막판에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등 여당 관계자들을 무더기로 고발하고 나섰다.

    자신들은 통진당 출신임을 감추려고 하지 않았음에도, 여당이 자신들을 향해 '위장출마했다'고 비방하며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이들의 선거공보물에는 통진당 출신임을 밝히는 문구가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고발 이유는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통진당 출신인 무소속 김종훈(울산 동구)·윤종오(울산 북구) 후보는 11일 울산시의회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김무성 대표와 하태경·정갑윤 후보를 허위사실 유포 및 후보비방 혐의로 고발했다"고 밝혔다. 종편채널인 'TV조선'도 고발한다며 김무성 대표의 공식 사과를 요구하기도 했다.

    김종훈 후보는 지난 2014년에는 통진당 소속으로 동구청장 선거에 나섰으나 낙선한 바 있다. 지난 2011년 민주노동당 소속으로 동구청장에 당선되기도 했다. 

    이들은 새누리당을 향해 "울산 동·북구 선거판세가 새누리당에 불리하게 전개되자 예상한대로 색깔론을 다시 들고 나왔다"며 "새누리당 대표부터 국회부의장이라는 사람까지 울산 유권자들의 올바른 선택을 해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김 대표는 전날 오후 울산 동구 일산해수욕장 사거리에서 새누리당 후보들과 합동 유세를 갖고 "며칠 전에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울산에 와서 더민주 후보 2명을 사퇴를 시켰다. 그래서 그 무소속 2명 하고 후보연대를 했다고 한다"며 김종훈-윤종오 후보를 겨냥, "무소속 후보 2명 다 통진당 출신이다. 통진당 출신인데 무소속 위장해서 나왔다"고 말했다.

    부산 해운대구갑 새누리당 하태경 후보도 이 자리에서 김종훈 후보를 향해 "이석기 대리투표에 앞장선 그 사람이 어떻게 다시 국회의원이 되겠다고, 동구의 대표가 되겠다고 출마 할 수 있느냐"며 "여러분은 통진당의 아들이 울산에 오는 것을 묵과할 수 있느냐. 김종훈은 오늘 당장 사퇴하라"고 요구했다.

    김종훈-윤종오 후보는 기자회견에서 "우리 두 후보는 민노당과 통합진보당에 이르는 정치활동을 숨긴 적이 없다. 무소속으로 위장한 적도 없다"며 "당이 해산돼 무소속이 된 것 뿐"이라고 강조했다.
  • 울산 북구 무소속 윤종오 후보 선거공보.ⓒ중앙선거관리위원회
    ▲ 울산 북구 무소속 윤종오 후보 선거공보.ⓒ중앙선거관리위원회

    그러나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제공하는 김종훈 후보 선거공보에는, 이들이 통진당 출신임을 알 수 있는 문구가 어디에도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윤종오 후보의 선거공보물에는 '야권단일후보'라는 문구가 여로 곳에 기재돼 있을 뿐이다. 일반 유권자 입장에서는 이들이 통진당 출신임을 알기 어렵고 오로지 야권단일화 후보로 인식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새누리당의 한 중진의원은 "통진당 출신이라는 점을 기재하지 않은 이유가 있겠지만, 적어도 모든 학력과 경력, 전과 등을 소상히 기재해야 하는 공보물에 통진당 출신임을 기재한 뒤 '이를 숨기지 않았다'고 주장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통진당 출신 후보들이 세력 결집을 위한 무더기 고발에 나서면서 선거를 혼탁케 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들은 이날 하태경 후보는 물론 정갑윤 국회부의장까지 고발 대상자에 포함시켰다.

    하지만 정갑윤 부의장은 당시 유세차량 옆에서 거리를 지나가는 시민들과 차량들을 향해 손을 흔들기만 했을 뿐, 특별한 발언은 하지 않았다.

    하태경 후보는 이들의 무더기 고발 배경에 대해 "막판 세결집을 통한 반(反)새누리당 전선을 구축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이번 고소를 통해 오히려 이들이 통진당 출신임이 더욱 부각돼 역효과를 불러올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