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철수를 겨눠버린 권은희의 銃口

    생사를 가르는 호남 전투 와중에

    金成昱    
     


  • 1.

    어둠은 어두운 보상(報償)을 받는다. 북한의 삐라를 연상케 만드는 권은희 의원의 선거용 포스터. “저격” 운운한 ‘총 든 사진’은 민주적 선거로 선출된 현직 대통령(大統領)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그를 지지한 국민(國民)에 대한 예의도 아니다. 부모 모두 흉탄에 목숨을 잃은 한 인간(人間)에 대한 예의도 아니다. 지지층 결집을 노린 것이라 하지만 선을 넘었다.

    權의원은 지난 대선 당시 국정원 댓글 사건을 폭로(?)한 자다. ‘김용판 당시 서울지방경찰청장이 외압을 가했다’는 요지였다. 이후 1·2·3심 법원은 그의 폭로가 사실이 아님을 밝혔다. 1심과 2심은 각각 “객관적 상당성과 합리성이 없어 믿기 어렵다” “다른 증인들 증언과 객관적 사실을 배척할 만큼 신빙성이 있어 보이지 않는다”고 했고 3심은 이것을 확정했다. 權의원은 모해(謀害)위증 혐의로 재판 중이다.

    많은 이들은 묻는다. 더민주의 ‘막말·갑질·부패’를 욕하며 새로운 정당을 건립한 국민의 당에게. 이것이 새정치인가? 이것이 중도개혁인가?

    2.

    국민의 당은 순풍(順風)이 그치고 역풍(逆風)이 불 기세다. 4월 들어 국민의 당은 지지율 두 자리 대를 회복했다(4/1 갤럽 12%). 비례대표 지지도는 정당에 대한 단순 지지도를 넘어선다. 수학적 수치론 비례로만 7~8석이 가능하다. 후보들이 전국에서 홍보에 나서고 야권연대 반대 등 현안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보이는 탓이다.

    호남에선 더민주를 앞질렀다(30% vs 27%). 28개 지역에서 혼전(混戰)을 벌이며 더민주와 호각세다. 막판으로 가면 갈수록 긴장감은 고조된다. 새누리당 어부지리를 막기 위한 전략적 투표가 나올지 모른다. 한 정당에 대한 이른바 ‘몰표’나 ‘몰빵’이 가능한 것이다. 호남 선(線)이 무너지면 도미노 현상도 생긴다. 수도권 표심에 영향을 미친다.

    국민의 당과 더민주가 생사를 가르는 호남 전투의 와중에 권은희 변수가 터졌다. 빨간색 경고다. 지난달 30일 주진형 더민주 국민경제상황실 대변인도 “박근혜 씨” “독살 맞거나 무능하거나”라고 했다. 민주적 선거로 선출된 대통령의 정통성을 인정하지 않는 태도다. 그러나 말이 아닌 그림은 더욱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선거 내내 이 그림은 인터넷 공간에 떠돌아다닐 것이다.

    권은희 의원의 총구가 안철수 대표와 국민의 당을 노린 꼴이다. 2014년 7·30 재보궐 선거 당시 權의원 공천 여파로 11:4의 참패를 겪었던 安대표가 또 다시 權의원 변수로 코너에 몰렸다.

    (사)한국자유연합 대표 김성욱